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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

    조회수 940

    성공포인트 담빛길 구간별 문화거리 조성으로 소외된 원도심 활성화 지역자산을 활용한 특화문화 공간조성 및 콘텐츠 발굴 문화 거점 거리·공간 조성으로 자생적 문화예술 생태계 구축 담빛길 조성으로 지역민의 문화예술 활동 공간 확대 및 관광객 유입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문화예술 여가활동 기회 증가
    • damyang 전라남도 담양군
      • 소관부처문화체육관광부
      • 포괄보조사업명문화시설 확충 및 운영
      • 내역사업명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공간 활성화
      담빛길 거리마다
      소곤소곤 담양문화이야기
      성공포인트
      • 담빛길 구간별 문화거리 조성으로 소외된 원도심 활성화
      • 지역자산을 활용한 특화문화 공간조성 및 콘텐츠 발굴
      • 문화 거점 거리·공간 조성으로 자생적 문화예술 생태계 구축
      • 담빛길 조성으로 지역민의 문화예술 활동 공간 확대 및 관광객 유입
      •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문화예술 여가활동 기회 증가

      담양 그 거리에 가면 문화예술이 꽃을 피운다

      어느 지역에나 특유의 느낌과 문화유산이 있기 마련이다. 전남 담양에도 특별한 ‘담양다움’이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푸르른 대숲, 천 년을 이어온 문화유산까지.
      지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그리워할 위안을 간직한 담양이 ‘문화도시’ 선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린다. 원도심에 예술의 향기를 담은 ‘담빛길 조성’으로 담양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문화 예술이 꽃을 피우고 있다.

      전남 담양에 발을 디디면 어디에서건 싱그럽고 맑은 대나무 향기가 풍기는 것 같다. 담양을 가장 ‘담양답게’ 만드는 건 울창한 푸른 대나무숲이 보여주는 천혜의 자연이다. 대나무 주산지인 담양은 대표적인 대숲인 ‘죽녹원’과 거대한 풍치림을 이룬 담양관방제림,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선정된 메타세쿼이아 길을 보유해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마법 같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소쇄원, 식영정, 송강정 등 유구한 문화재도 많아 담양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천년의 역사가 빛난다.

      죽물시장이 활발했을 때 담양을 가리키던 수식어 ‘개성 다음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부촌’이라는 말은 이제 옛이야기가 되었다. 죽물 제조업이 사양 산업이 되면서 생산 기반이 흔들리고 인구가 줄기 시작했던 담양 원도시지만, 이제 ‘담빛길 창작 공간’으로 인해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자연과 문화유산만이 담양의 자랑은 아니다. 1970~1980년대에 담양의 경제를 이끌었던 죽물시장 덕분에 담양은 ‘개성 다음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곳’이라는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부촌으로 이름을 날렸던 담양읍의 죽물산업은 중국산 저가 대나무 제품과 플라스틱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지역 사업이었던 죽물 제조업이 사양 산업이 되면서 담양군의 산업적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재 담양읍은 의류업, 음식업 등 서비스업이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자체 생산 기반이 취약한 상태다. 또한 담양읍에 위치한 건물 4,855호 중 60%인 2,888호가 준공 후 2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이다. 이는 담양읍이 쇠퇴한 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관방제림

      아름다운 산책로이며 여름철 피서지와 데이트 코스로 널리 알려진 관방 제림에는 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 갈참나무 등 약 420그루의 다양한 나무가 자라고 있다. 특히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구역 안에는 추정 수령 300~400년에 달하는 185그루의 나무들이 빼곡하게 서 있다.

      담양을 채웠던 사람들도 빠져나갔다. 담양군의 인구는 지난 30년간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4월 현재 인구수는 47,136명으로, 이 중 31%(14,113명)가 만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인근의 광주광역시에 비해 편의시설 및 주거, 교육 등 사회서비스도 부족하고 원도심으로 향하는 대중교통까지 부족했다. 지금도 담양읍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길과 같은 생태관광지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그러나 바로 근처의 원도심에는 난 자리의 쓸쓸함만이 감돌았다. 원도심인 담양읍은 이대로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야하는 걸까? 아니다. 원도심은 쇠퇴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잠시 ‘잠든 것’이다. 오랜 잠을 자던 원도심의 에너지를 깨운 것은 담양군이 2016년부터 시작한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사업’이었다.

      예술, 낙후된 거리에 꽃을 피웠다

      담양군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진행하는 ‘문화 특화 지역조성사업’은 죽은 듯 잠들어 있던 담양읍을 깨우는 첫걸음이었다. 이 중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사업’은 담양읍 담주리 일대의 원도심을 무대로, 낙후된 건물을 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하도록 지원한다. 2016년, 담양군의 위탁을 받은 재단법인 담양군문화재단은 담빛길 창작공간 전담 사업팀을 꾸렸다. 원도심에 다시 사람이 북적이길 바라는 담양군과 담양읍 주민들의 마음을 알기에 집중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먼저 담양읍 주민들의 생활공간에 가장 밀접한 원도심 일대를 ‘담빛길’로 명명했다. ‘담빛’은 특정색깔을 지칭하진 않지만 연하고 맑은 빛을 아우르는 순우리말이다. 담양군은 담빛길을 문화예술의 매력을 물씬 담은 거리로 만들기 위해 먼저 주민들을 만나야했다. 오래되고 방치된 공간을 새로이 단장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사람들은 주민들이다. 민원이 많이 발생하면 할수록 공사 기간이나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민관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프로그램 마련은 필수다. 담양군은 먼저 담빛길 구간별로 창작공간 조성 기본계획을 세운 후 주민들을 찾아갔다. 현장 설명회, 주민설명회, 사업 관계자가 참여하는 원탁회의가 사업 기간 5년 내내 수차례 진행됐다.

      문화의날

      지난 6월 문화가 있는 날에 열린 ‘달빛 6월을 훔치다, 고혹음악회’는 6월뿐 아니라 주민들과 방문자들의 마음마저 훔쳤다. 국악과 가요를 아우르는 공연은 남녀노소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사실 외지에서 온 예술가, 문화활동가가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데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담양읍에는 마을활동가와 예술 작가, 공공 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적자원이 거의 전무했다. 하지만 담양읍 주민들은 지역 내 인력을 활용해 이 사업이 담양의 지역 경제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랐다. 담양군은 쇠퇴한 지역이 살아나길 원하는 주민들의 바람과 사업을 수행할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라는 답답한 상황에 빠졌다. 그러나 주민들과 담양군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뜻을 하나로 모았다. 더 많은 예술가가 모여 담양읍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담양 땅을 밟으면 담양 사람”이라는 슬로건 하에 담양 주민, 외지인이라는 구분을 없애니, 담빛길의 가치를 알아본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역사와 추억, 예술이 만든 창작공간

      먼저 원도심의 중심이었던 중앙로의 절반을 대상으로 창작공간 조성에 들어갔다. 담빛길을 1~4구간으로 나뉘어 각 구간별로 주요 문화 거점을 조성했다. 1구간은 디자인 테마거리, 담빛길 창작 공방거리로, 2구간은 인문학 가옥을 새로 단장했다. 3구간은 청소년 문화광장으로 조성했으며 4구간에는 해동문화예술촌이 들어섰다. 각각의 구간에 위치한 공간들은 지역의 노후 건물이면서 동시에 근현대 생활문화의 자원으로서 가치가 있는 곳을 선정했다.

      공간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담양군청이 공간을 조성할 때 각 공간이 주민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중시하고 최대한 본래 모습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 이유다. 1구간에서 눈에 띄는 곳은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DJ로 참여하는 주민 FM ‘담빛 라디오스타’다. 담빛 라디오스타는 매주 토요일 오후 1~5시까지 주민들이 직접 DJ를 맡아 방송한다. 담양 5일 시장 인근의 셔터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데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본뜬 외관이 추억에 잠기게 한다. 담빛 라디오스타는 라디오에 대한 향수를 지닌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재미있고 유익한 토크, 음악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실제 라디오, 유튜브 방송에 사용하는 방송실과 방문객들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됐다. 담빛길 창작공방거리에는 공예공방, 대나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창작소, 목공카페, 침선공방 같은 창작공간과 거리 곳곳에 아름답게 그려진 벽화들을 만날 수 있다. 풍성한 벽화들을 보고 있자면 ‘거리 미술관’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사업추진 조직도

      • 사무국장
        • 문화 생태도시 사업추진 협의회 (2016~ 2017년)
        • 행정지원팀 (문화예술 담당·행정)
          • 문화업무 (주무관)
        • 문화생태도시팀
          •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 시설/ 하드웨어
        • 추진 협의회 (지역 예술인 4명)
        • 담빛창고팀
        • 해동문화 예술촌 사업팀
      • 사업주체
        • 마을코디
          • 주민
          • 담빛문화학교
          • 예술가
      • 사업주체
        • 마을코디
          • 주민
          • 상인/마을기업
          • 전문가
      • 담양군민

      2구간의 인문학 가옥은 과거 담양군수의 관사로 쓰였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한때는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었으나 주민들을 위한 여가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역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인문학, 문화예술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3구간에는 중앙공원을 청소년 문화광장으로 조성 중이다. 고령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청소년은 담양군을 책임질 소중한 미래자원이다. 담양읍의 가장 중심인 중앙공원을 내주어 청소년들이 꿈을 펼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이유다.

      4구간에는 복합문화공간 해동문화예술촌이 자리한다. 해동주조장을 리모델링한 해동문화예술촌은 공연장, 전시장, 강의실, 도서관, 해동주조장 체험실, 북카페, 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해동주조장은 1960년대부터 전통 주조 방식으로 막걸리를 생산하던 주조장이었다. 시대가 흐르면서 해동주조장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는 못했다. 막걸리 생산 방식의 변화와 소비가 줄어 경영이 악화됐고 결국 폐업하기에 이른다. 인근의 주택, 건물에도 공동화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면서 오랫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됐다. 그러나 담양군과 주민들은 해동주조장의 역사적 가치를 알아봤고 현재 13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담양군수의 관사였던 공간, 옛 정미소, 옛 주조장은 어떻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되었을까? 어떻게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바뀌었을까? 각각의 공간들은 노후했지만 근현대 생활문화의 자원으로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그것들은 옛 모습을 간직한 채로 새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밖에도 담빛길을 재미있는 예술거리로 만드는 요소는 많다. 갤러리형 카페인 담빛예술창고는 이미 전국에서 방문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오랫동안 방치되며 기능을 상실한 정부 양곡 보관 창고를 세련된 분위기의 문화 전시 공간으로 조성했다. 방문객들은 담빛예술창고를 찾을 때마다 특색 있는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건물 주변에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연결되어 죽녹원까지 걸어갈 수 있다.

      국수거리에 위치한 정미다방은 당초에 곡물을 가공하는 정미소였다. 시간이 흘러도 주민들은 따뜻한 쌀이 도정됐을 때 한 줌씩 손에 쥐어주던 주인장의 모습을 기억했다. 정미다방으로 리모델링하는 동안 과거의 따스함을 놓치지 않도록 곳곳에 정미소의 흔적을 남겼다. 정미다방에는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임도정 요율표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임도정 공장 전화번호부 등 추억의 물품을 고스란히 남겼다.

      하지만 담빛길을 조성하는 데 있어 난관이 없지는 않았다. 담양군문화재단에서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사업을 맡은 전담팀 팀원들이 임기만료로 인해 잇따라 교체되기도 했다. 또한 담빛길이 재정비되면서 노후 건물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담빛길의 투자 가치를 인정받은 점은 고무적인 반면 임대료가 저렴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작가들이 나타났다.

      담양군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예술가와 대외사업을 연계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들어, 메뚜기 공방(가죽 공방)에 전남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미디어 투어 사업을 중개하고, 2020년 하반기를 목표로 구 동진의원 폐건물을 활용한 마켓과 페스티벌을 추진한다. 위생과 안전이 취약해 항상 민원이 끊이질 않았던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전시, 공연이 가능한 야외공간을 확보해 젠트리피케이션(낙후한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해 임차인이 떠나가는 현상)으로 예술가들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도울 계획이다.

      해동문화예술촌

      볼거리, 놀거리, 예술거리로 가득한 해동문화예술촌은 1 3개 건물로 이루어졌다. 주민들은 폐공장 등 죽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고 침묵으로 덮인 공간에 수다를 가져다 놓았다. 해동문화예술촌은 2019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2019 지역문화대표브랜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주민과 예술가 모두 신난다!

      해동주조장

      북적북적한 마을잔치를 더욱 흥겹게 하던 막걸리를 빚던 곳. 1960년대부터 전통 주조 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들던 해동주조장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폐업했다. 주민들의 삶의 애환과 기쁨의 기억은 갤러리가 된 이곳에 그대로 남아, 갤러리 아레아의 작품들을 빛나게 하고 있다.

      정미다방

      세련된 인테리어 덕에 얼핏 보면 이곳이 정미소였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벽엔 ‘임도정 요율표’가 그대로 있고, 바쁘게 쌀을 날랐을 택배 기사 전화번호 등이 그대로 적혀 있어, 그 역사를 알 수 있다. 차도 마시고 라이브 음악도 듣고 공연도 할 수 있는 공간, 정미다방이다.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사업의 주인공은 주민이어야 한다. 담양군은 관이나 예술가가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며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기를 원치 않았다. 주민의 일상과 가장 밀착한 곳에서 예술이 생활이 돼야만, ‘담양다움’이 진정성을 띨 테니 말이다.

      담양군이 주민참여 문화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한 것도 주민이 자연스레 예술을 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담빛 라디오스타는 오히려 주민들이 더 적극적이다. 방송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담양군은 아나운서를 멘토로 섭외해 방송에 서투른 주민들이 매끄럽게 진행하도록 도움을 줬다. 진행자들의 구수한 전남 사투리는 담빛 라디오스타가 청취자들의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초대 게스트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역 의원과 마을 이장이 주민들의 초청에 흔쾌히 응했다. 이렇게 제작된 라디오 방송은 담빛길 곳곳에 설치한 마을 스피커를 통해 방송된다. 옛날의 정겨운 마을 방송처럼 주민이나 관광객들은 길을 가다가도, 국수를 먹다가도 담빛 라디오스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국수를 먹다가 신청곡을 보내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니, 담빛 라디오스타는 이미 담빛길에선 없어서는 안 될 소식통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찾아가는 라디오’는 주민들이 역할을 나눠 마을 뉴스를 직접 기획하고 취재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주민 3~4명은 유튜버로 활동 중인데, 담양군청에서 영상 제작 전문가를 지원해 다양한 뉴스를 만들도록 돕는다. 담빛 라디오스타 활동가 협의체(담양미디어협회)까지 구성할 만큼 주민들의 열정은 뜨겁다. 담빛 라디오스타는 사업이 끝나는 올해 자립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민들의 방송 운영 실력도 일취월장해 자체 운영도 무리 없이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해동문화예술촌에서 진행하는 해동문화학교는 평균연령 65세의 지역주민 200여 명이 참여해 인기를 끌었다. 인문학, 연극, 미술, 음악 등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느껴지는 다양한 예술분야를 함께 배우며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서적 치유의 시간을 경험했다. 〈해동주조장의 밤의 디스크 쇼〉라는 이름의 결과 발표회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창작 음악극이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노래 교실, 미술 수업, 드럼/기타 교실 등 평소에 담양읍에서 자주 접하지 못했던 문화예술 기회가 늘어나니 주민들의 참여도도 높아졌다.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주민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연주회를 개최하는 등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즐기며 예술이 곧 생활이 됐다.

      담빛예술창고

      붉은 벽돌 위 남송창고라는 한자와 그 아래 돋을새김처럼 붙어 있는 담빛예술창고라는 한글은 이 곳의 역사를 보여 준다. 양곡창고였던 이곳은 지금 곡식 대신 문화를 담고 있다. 안쪽은 문예카페, 문화체험실, 복합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담빛라디오스타

      여기서는 구수한 전남 사투리가 표준어다. 특별한 사건사고가 아닌 주민들의 일상 이야기가 뉴스거리이다. 그러니 재미있을 수밖에. 주민들은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닮은 이 건물에 들어가 FM ‘담빛 라디오스타’를 진행한다. 직접 이야기를 꾸리고 음악을 내보내는 디제이가 되어 보는 경험에 주민들은 설렌다.

      특히 해동문화예술촌 내 아레아 갤러리의 상상나래 동은 어린이 전문 전시실로 운영하는 점이 눈에 띈다. 해동문화예술촌 양초롱 총감독은 “담양군이 문화도시로 향하는 과정에 있어 어린이, 청소년에게 문화 혜택을 듬뿍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양의 미래인 어린이, 청소년이 문화를 향유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저력을 키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고령인구가 많은 담양읍 특성상 노인 세대가 어린아이를 양육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돌보는 노인까지 담빛길로 향하게 하려면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상상나래 동의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은 개관하자마자 많은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르신, 부모, 아이 등 3대가 함께 전시관을 찾아 교육 프로그램을 즐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서포터즈, 거리공연, 청소년이 중심이 된 인문활(活) 어울 한마당, 주민참여 공공미술 프로젝트, 토요장터 등 지난 5년간 주민참여 프로그램이 숱하게 담빛길의 일상을 채웠다.

      담양군은 주민뿐만 아니라 담빛길 내 창작활동을 주도하고 다양한 예술적 아이디어를 발휘할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점도 잊지 않았다. 2017년부터 예술가들이 담양읍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파일럿 프로그램과 다양한 공연,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사실 일부 예술가들은 예술지원사업의 지원내용에 따라 각 지역을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다. 더 나은 창작 환경을 찾아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러나 담양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 기회를 마련해 주니 예술가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단순히 잠깐 머물러 가는 곳이 아니라 담양군과 주민들에게 애정을 갖고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이 늘어났다. 평일을 비롯해 주말, 장날을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나서서 행사를 열고 주민들과 호흡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담빛길 내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청년상인 20여 명이 자발적으로 상인연합회를 결성했다. 담빛길에 다양한 업종의 상인이 모여 거리에 생동감을 불어넣었고, 문화 공간을 운영하던 상인들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자 업종을 변경한 상인들도 여럿 나왔다.

      담양군과 주민, 예술가는 “담빛길 창작공간이 조성되기 전과 후는 확실히 다르다” 라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그저 쇠퇴한 지역으로만 여겨졌던 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이 명백한 증거다. 담빛길을 찾는 방문객의 연령대도 다양하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도 일부러 담양읍까지 온다. 이전에는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길만 둘러보고 떠났다면, 이제는 편안히 길을 따라 걸으며 국수거리에서 맛있는 국수도 먹고 담빛길 곳곳에서 예술의 향취를 느낀다. 담빛문화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은 멀리서 온 관광객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즐기다 가도록 상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카페나 식당 등 먹거리 업소는 현재 100여 개에 달해 취향대로 어떤 곳이든 갈 수 있다.

      담양군문화재단 정병연 본부장은 “담빛길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주민, 활동가, 행정 세 팀이 한마음으로 2인 3각 게임을 뛴 결과”라며 웃었다. “주민들은 활동가와 담양군의 문화예술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묵묵히 믿어주었고, 의욕이 넘치는 활동가는 담빛길을 위해 재미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줬어요. 꼼꼼한 행정가들은 일을 잘 마무리했고요.”

      담빛길을 걸어서 문화도시로

      해동문화예술촌

      조금 무심해 보이면서도 새침한 까마귀 한 마리가 이제 막 벽에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두 명의 예술가 손끝에서 까마귀가 생명을 얻는 것을 코앞에서 생생하게 보았다.

      담양군 김성아 문화예술 담당은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사업을 “마중물로서 주인공이 아닌 거름이 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담양군은 문화 사업과 관련 인프라,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2016년 담양군 문화생태도시 활성화 사업을 시작으로 해동문화예술촌이 2019년 지역문화 대표브랜드로 선정되고, 천변 정미다방은 2020년 건축대전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인문학가옥은 지난해 전남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거점 프로젝트 문화지소로 개소했다. 이밖에도 천변리 문화마을사업, 담주 다미담 예술구 디자인특구 지정 등 여러 사업이 시작되는 밑거름이 됐다.

      사업 초기 담양군문화재단에서 담빛길 조성사업에 참여한 인력들도 담양읍의 마을 활동가로 활동을 이어가는 등 전문 인력이 유입되는 발판이 됐다. 담양에서만 볼 수 있는 ‘담양다움’이란 이처럼 담양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노력에서 시작된다. 담양군은 담빛길을 새로이 단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먼 미래를 꿈꾼다. 담양군이 사람과 도시를 ‘담양다움’으로 연계한 ‘문화도시’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미래다. 문화도시 추진을 위해 지역대표 문화브랜드인 해동문화예술촌을 포함 인문학 가옥, 정미다방, 담빛예술창고, 담주 다미담 예술구 등 여러 문화공간이 담양군의 문화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또한 이 같은 문화 거점 공간을 지역 커뮤니티 네트워크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예술가, 마을활동가가 참여하는 주민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담양읍에 불빛이 사라졌다지만, 담빛길 창작공간에서 담양의 밤 문화를 만들어 볼래요”라더니, 주민들의 바람대로 해동문화예술촌과 인문학 가옥, 정미다방, 담빛예술창고, 담주 다미담 예술구 등의 공간에는 이미 불빛이 따스하다. 그 담빛에 마음마저 녹는다.

      담양군은 작은 도시다 보니 인적 자원이 많지 않다는 한계를 인정한다. 그러나 담양군에 좋은 일거리와 재미있게 활동할 기회가 있으면 예술가들은 거리를 마다 않고 찾아온다. 담빛길 창작공간을 거점으로 예술 활동이 이어져 문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추가 사업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담양군과 주민, 예술가들이 말하는 ‘담양다움’이란 무엇인지 고민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목가적인 마을 분위기, 인심 좋은 주민들처럼 단번에 여러 장점이 떠올랐다. 또한 무리한 개발보다는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가치를 두고, 미래 세대가 소중한 자원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차근차근 기반을 마련하는 마음. 그리고 주민과 외지인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아이디어가 샘솟아 만들어지는 공동체 문화. ‘담양의 사람이 곧 담양의 문화가 된다’라는 가치관이 바로 담양다움인 것 같다. 원도심이 쇠퇴한 후로 해가 지면 담양읍에는 불빛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담빛길 창작공간을 통해서 담양의 밤 문화를 만들어보겠다”라고 관계자들의 다짐에서 불빛이 다시 깜박이기 시작했다. 이제 원도심의 불빛으로 달이 뜨는 담양군이 기다려진다. 문화도시를 향한 디딤돌은 이제 다 세워졌다.

      담빛길
      창작공간 조성

      1 자연과 문화유산만으로는 지킬 수 없는 지역발전!

      중국산 저가 대나무 제품 → 죽물제조업은 사양산업

      • 의류업, 음식업 등 서비스업 60% 이상
      • 20년이 넘은 노후한 건물 60%(2,888호)
      • 만 65세이상 고령층 31%(14,113명)

      2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으로 잠자던 원도심을 깨우자!

      • 1구간 디자인테마거리, 담빛길 창작공방거리
      • 2구간 인문학 가옥을 새로 단장
      • 3구간 청소년 문화광장 조성
      • 4구간 해동문화예술촌

      3 터닝포인트

      “담양 땅을 밟으면 담양 사람” 담양 주민, 외지인 구분을 없애니,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전국에서 모여듦

      4 담빛길조성사업의 강점

      • 강점 1 근현대 생활문화의 자원으로 가치있는 곳을 선정, 최대한 본래 모습유지
      • 강점 2 주민의 일상과 예술이 밀착할수 있도록 주민참여 문화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
      • 강점 3 어르신, 부모, 아이 등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
      • 강점 4 창작활동과 예술적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예술가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

      5 마중물로서 주인공이 아닌 거름이 되는 사업!

      담양군은 문화 사업과 관련 인프라,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

      2016년 담양군 문화생태도시 활성화 사업을 시작

      • 해동문화예술촌 2019년 지역문화 대표브랜드로 선정
      • 천변 정미다방 2020년 건축대전 우수상을 수상
      • 인문학가옥 전남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거점 프로젝트 문화지소

      예술구 디자인특구 지정 등 여러 사업이 시작되는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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