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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솥굽는 마을 덕수

    조회수 934

    성공포인트 마을의 대표적 문화자원 ‘불미공예’를 활용한 테마 경관 조성 덕수리 주민으로 구성된 추진 위원회가 경관 조성 과정에 적극 참여 덕수리 공동체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 사업이 활성화 된 이후 관광 산업 발달로 인한 파급 효과 기대 전통문화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전통의 활로를 모색
    • seogwipo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
      • 포괄보조사업명일반농산어촌개발(우수)
      • 내역사업명일반농산어촌개발(마을만들기)
      주민참여
      전통, 덕수리라는 용광로를
      거쳐 새롭게 태어나다
      성공포인트
      • 마을의 대표적 문화자원 ‘불미공예’를 활용한 테마 경관 조성
      • 덕수리 주민으로 구성된 추진 위원회가 경관 조성 과정에 적극 참여
      • 덕수리 공동체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
      • 사업이 활성화 된 이후 관광 산업 발달로 인한 파급 효과 기대
      • 전통문화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전통의 활로를 모색

      ‘불미공예’ 상설체험마을로 제주만의 색을 전파하다

      ‘풀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쇠를 달굴 때, 혹은 쇳물을 만들 때 화덕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도구를 풀무라 부른다.
      풀무는 제주도 방언으로 ‘불미’라고 부른다. 제주의 ‘불미공예’하면 꼽을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다. 덕수리의 불미공예는 여러 사람들이 동원되고, 손이 많이 가는 생산 방식이다. 불미공예로 탄생한 무쇠솥 · 농기구는 장인의 손길과 전통을 담고 있지만 이제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공예품이 되었다. 하지만 덕수리 주민들은 여전히 불미공예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재탄생한 불미공예를 만나 보자

      제주도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를 나열해 보자. 한라산을 둘러싼 작은 마을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안도로, 여기에 이색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식물들까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주의 모습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통유리가 벽면을 덮은 음식점, 건물 골조를 드러낸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우뚝 솟은 빌딩들도 하나둘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는 변화한 모습이 제주도의 전형적인 모습 가운데 하나가 되어버린 듯하다. 물론 제주에 일어나는 변화가 강력해질수록 고유의 것을 지키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제주도만의 콘텐츠’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제주의 문화재다. 이곳의 문화재는 섬이라는 지형적 특수성으로 인해 육지의 문화재와 확연히 구분된다. 따라서 제주의 고유성을 보존하는 방법을 논하려면 문화재에 대한 관리 및 보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사람을 통해, ‘전수’라는 방식으로 지역의 고유성을 지키는 무형문화재.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 ‘솥굽는 마을’에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가 둘이나 있다.

      지역 특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제주도에서는 도 차원에서 전통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문화재의 세부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가 36건,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가 23건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 무형문화재가 처한 상황은 더욱 특수하다. 무형문화재는 ‘전수’ 방식으로 그 명맥을 유지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야말로 무형문화재의 전통을 지키는 데에 필수 전제가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덕수리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두 가지(‘불미공예’, ‘방앗돌 굴리는 노래’)와 관련이 있는 지역이다. 덕수리의 마을 만들기 사업은 이와 같은 지역 내 무형문화 자원을 보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다. 덕수리 방문은 ‘솥굽는 마을’이라는 지역 브랜드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과 열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매년 10월, 함께 ‘무쇠솥’ 만드는 축제 열기

      덕수리 전통문화축제

      매년 10월, ‘덕수리 전통문화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 ‘불미공예’를 재현하는데 특히 사람 키보다 높은 용광로에서 쇳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육지와의 교역이 쉽지 않은 제주에서는 옛날부터 자급자족형 생산 방식이 발달했다. ‘불미’(‘풀무’의 제주 방언) 역시 이런 자급자족의 일환으로 활성화되었다. 도내에서 ‘불미공예’로 특히 유명한 곳이 바로 덕수리다. 덕수리에서 불미공예로 생산된 무쇠솥, 그리고 농기구는 제주도 전역에 보급되었다. 과거에는 불미공예로 생산된 물건을 사기 위해 육지 상인이 덕수리에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덕수리 불미공예는 생활 방식의 변화와 함께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무쇠솥을 사용하는 집이 점차 사라지고, 전통적인 농기구보다 기계를 이용한 농업이 활성화되면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되는 쇠 공예품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하지만 불미공예의 명맥이 완전히 끊이지는 않았다. 매년 10월, 덕수리에서는 ‘덕수리 전통문화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28회를 맞은 이 축제에서는 바로 ‘불미공예’를 재현한다. 스무 명 이상의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 행사는 불미공예의 전반적인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람 키보다 높은 용광로에서 쇳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쇳물을 다시 주물틀에 부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과거 제주도의 부엌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었던 ‘덕수리 표 무쇠솥’을 만날 수 있다.

      과거엔 일상이었지만 이젠 전문화된 ‘불미공예’

      축제가 매년 열린다는 사실은 ‘불미공예’의 명맥이 이어질 환경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덕수리 주민들은 이러한 상황에 만족하지 않았다. 2019년에 마을 단위로 이뤄진 설문 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절반이 넘는 주민들은 여전히 마을 축제와 전통문화가 활성화되기를 바랐다.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미 축제를 통해 불미공예와 덕수리의 전통을 되새기는 일이 진행되고 있지 않는가? 하지만 덕수리 사람들은 축제를 통해 전통을 기념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길 원했다.

      추진희망 마을사업분야(1순위)

      추진희망 마을사업분야표로 항목,마을 축제·전통문화 활성화,정주여건 개선,농산물 유통·판매 확대,농촌관광 기반 확충,소득작목 개발,향토음식 개발의 정보를 제공한다.
      항목 마을 축제, 전통문화 활성화 정주여건 개선 농산물 유통·판매 확대 농촌관광 기반 확충 소득작목 개발 향토음식 개발
      비율(%) 54 18 13 8 6 1

      출처 : “덕수리 마을발전기본계획”, 덕수리마을 주민역량조사 결과

      “‘덕수리 전통문화축제’만을 생각했다면 이렇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번 사업은 공간을 조성해서 불미공예를 상설화하려는 계획에서 출발했습니다. 만약 단편적으로 불미공예를 진행한다면 명맥이 끊길 수도 있겠지요. 불미공예를 새롭게 전수받는 사람들도 젊은 사람들로 구성했습니다. 이 전통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수자와 같은 부분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전엔 불미질이 먹고사는 일상이었다. 전통과 일상이 분리되어버린 지금, 주민들은 축제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축제는 불미공예의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송승민 전 덕수리장의 말이다. 불미공예가 연례행사처럼 변한 현재의 상황은 불미가 곧 생업의 일부였던 예전과 다르다. 축제 준비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이 마을 전통을 되새길 수는 있지만, 축제가 끝나면 주민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전에는 불미공예가 삶 속에 녹아들어 있었는데, 현재는 불미공예가 축제를 통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 자원이 되었다. 전통과 일상이 분리되어 버린 지금, 덕수리 주민들은 다시 일상 속으로 불미공예를 불러냈다.

      이런 고민 끝에 불미공예의 과정을 시연할 수 있는 공간인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이 탄생했다. 이곳에서 불미공예를 선보일 전수자들도 작년부터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에게서 교육을 받았다. 덕수리 사람들의 전폭적 관심과 지지에 힘입어, 불미공예는 마을 주민들의 생활 터전 한가운데, 전문화된 모습으로 부활했다.

      과거에만 머무르면 지킬 수 없다

      불미공예

      불미공예는 흙을 선정하는 과정 에서부터 시작된다 . 송창현 덕수리장은 덕수리 1km 내에서 채취한 흙을 사용해야 쇳물을 부어도 깨지지 않는 형틀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임의의 흙으로 주조한 주물틀은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갈라진다는 것. 또 고온을 견디는 흙이라 해도 외부 공기를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현지에서 만난 덕주리 주민들은 ‘불미공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애착심의 근간에는 ‘불미공예는 덕수리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자부심이 자리했다. 실제 덕수리는 불미공예가 발달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덕수리 1km 내에서만 불미공예에 적합한 흙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 흙을 사용해야 쇳물을 부을 때에도 깨지지 않는 형틀을 만듭니다. 지금은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 밭으로 개간된 땅도 늘어서 흙을 채취하기 어렵습니다만, 예전에는 불미공예를 위한 흙을 이 근방에서 쉽게 구했지요.”

      송창현 덕수리장의 말을 들어 보니, 제주도의 많은 지역 가운데 덕수리가 불미공예의 대명사가 된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전통 방식으로 쇠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흙으로 만든 주물틀이 필요하다. 주물틀에 쇳물을 부은 뒤 쇠가 굳기를 기다리고 나면 결과물이 탄생한다. 임의의 흙으로 주조한 주물틀은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갈라져 버린다. 여기에 한 가지 전제 조건이 더 붙는다. 고온을 견디는 흙이라 해도 외부 공기를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 즉, 불미공예는 흙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까다로운 작업인 셈이다.

      다시 말해, ‘덕수리의 명물인 불미공예’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불미공예가 곧 덕수리’라고 칭하는 것이 맞다. 지역적 특수성과 공동 작업 형태로 보존되어 온 불미공예는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이와 같은 관심은 불미공예로 탄생한 물품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할 때에도 변하지 않았다.

      농촌현장포럼에서 이뤄진 워크숍

      지난해 덕수리 마을 사업을 위한 현장 포럼이 여섯 차례에 열렸다. ‘농촌 현장 포럼’에서 마을 주민들은 전통문화 보존에 대한 강의를 듣고, 다른 마을 사업에 대한 사례를 듣기도 했다.

      불미공예는 1986년에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덕수리 사람들은 문화재 선정 이전부터 불미공예에 관심을 갖고, 산업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전통을 지키려 했다.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1977년에 시작된 ‘덕수리 민속보존회’이다. 민속보존회는 불미공예를 비롯해 덕수리 전통문화 자원을 연구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또한 주민들은 마을 사업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불미연구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불미공예의 대를 이으려 노력했다. 덕수리 주민들의 불미공예에 대한 관심은 마을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일례로 2019년에는 덕수리 마을 사업을 위한 현장 포럼이 여섯 차례에 걸쳐 실시되었다. ‘농촌현장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모임에서 마을 주민들은 전통문화 보존에 대한 강의를 듣기도 하고, 마을 경관 조성 사업에 대한 사례를 학습하기도 했다. 또한 포럼 중간 중간에는 덕수리 주민들이 주도하는 워크숍이 이뤄지기도 했다.

      워크숍에서는 불미공예 상설화의 기초가 구상되었다. 주목할 점은 상설화 이후의 불미공예는 새로운 면모가 된다는 것이다. 송승민 전 덕수리장은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에서 펼쳐질 불미공예가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상설화 공간은 불미공예가 시연되는 곳이면서 동시에 관광객들이 직접 불미를 체험하는 곳이 되도록 조성하려 합니다. 원래는 불미공예로 솥을 주로 만들었지만 이제는 다른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습니다.”

      농촌현장포럼 추진 경과

      농촌현장포럼 추진 경과표로 구분,일자,장소의 정보를 제공한다.
      구분 일자 장소
      2회차 주민역량 강화교육 ’19.10.17(28명) 덕수리사무소 2층
      3회차 사업과제발굴 워크숍 ’19.10.21(29명) 덕수아지트
      4회차 선진지 견학 ’19.10.26(18명) 제주옹기굴제, 신흥2리 동백마을
      5회차 사업기본구상 워크숍 ’19.10.30(26명) 덕수아지트
      6회차 종합토론 ’19.11.07(23명) 덕수리사무소 2층

      출처 : 덕수리마을 발전기본계획

      전통문화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과거의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일은 중요하다. 전통이 외부와 접촉하지 않는 상태로 보존되기만 한다면, 그것은 박물관에 박제 상태로 놓여 있는 것과 같다. 덕수리 마을의 시도는 과거를 본받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경지다.

      덕수리 현장 답사에서 만난 주민들은 마을에서 시행되는 사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려주었다. 마을 사람들이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는 막힘이 없었고, 마을 문화 자원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졌다. 주민들이 사업에 대한 내용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약 6개월에 걸친 포럼이 얼마나 치밀하게 이뤄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런 현장 포럼을 통한 주민 간의 소통은 마을 구성원의 유대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문화 커뮤니티,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

      덕수리 마을에는 많은 문화자원이 있지만, 이를 관광산업으로 직결시키는 일에서는 조금 뒤쳐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사업을 거치면서 덕수리는 불미공예를 주제로 테마 마을로 탈바꿈했다. 마을 입구 어귀에 설치된 캐릭터와 솥 모양의 조형물, 덕수리 곳곳에 벽화를 통해 묘사된 불미공예 과정 등 여러 요소가 이 마을의 정체성을 잘 형상화하고 있다. 그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간이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이다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은 ‘도리못창고’라는 유휴지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것이다. 이곳은 외부공간, 1층, 2층 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층에서는 불미공예를 작업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관광객들은 작업공간에 설치된 창문을 통해 불미공예를 관람할 수 있다. 불미공예를 통해 생산된 물품들을 전시하는 공간도 같은 층에 마련되어 있다. 외부공간에는 쇳물을 만들기 위한 용광로가 설치되어 있다. 다시 말해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 1층에서는 불미공예 과정 전반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2층에는 카페를 위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아직 전시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이후에는 벽에 불미공예를 시연했던 모습을 담은 사진도 걸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공간에 대한 덕수리 사람들의 목소리가 궁금했다. 송창현 이장은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을 두고 “전통 보존과 관광 자원을 통한 수익 창출이 동시에 이뤄지는 곳”이라고 이야기한다

      불미공예 테마 복합 문화공간 전경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이라 하면 왠지 전통 가옥 모양새일 것 같다. 하지만 유휴공간을 테마화한 것이라 현대인에게 익숙한 건물 양식이다. 이 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일상 속 전통’이라는 키워드의 연장선에 있는 것.

      “불미공예 상설화 공간만 마련해서는 수익 창출이 어렵습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나 전수자들이 큰 수입은 얻지 못하더라도 그 일을 유지할 동력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공예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나 카페 공간을 조성한 것도 이런 수익을 내기 위한 것입니다.”

      설명을 듣고 복합문화공간을 다시 살펴보니 공간이 전통 가옥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흔히 전통문화 보존과 관련된 공간이라 하면 목조로 지은 건물, 흙으로 세운 토속적 건축 양식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이 이러한 외형을 갖추게 된 것은 유휴창고를 활용한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덕수리 마을 사람들의 불미공예에 대한 접근법을 고려한다면, 이 공간 역시 ‘일상 속 전통’이라는 키워드의 연장선에 있다. 전통문화 공연장이 그 기능에만 충실하다면, 더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는 있지만 해당 장소의 기능은 축소될 것이다. 즉,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 된다. 카페에 들른 사람들이 불미공예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의 모임 장소로 거듭날 수도 있는 것이다.

      제주의 대표적 전통문화 마을로

      덕수리를 돌아보면서, 이 지역에는 유독 ‘협동’, ‘협력’과 연계된 이야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집단 작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불미공예 역시 공동체 정신이 강조된다. 또 다른 무형문화 자원인 ‘방앗돌 굴리는 노래’ 역시 마찬가지이다. 방앗돌 굴리는 노래는 관련 설화를 잠시 살펴보자.

      “옛날, 어느 석공이 돌산에서 방앗돌을 몇 달에 걸쳐 만들었다. 완성된 방앗돌을 마을로 가져가려 몇몇 청년들과 합심하여 움직이려 했으나, 이 돌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석공은 방앗돌에 긴 줄을 연결했는데, 이 밧줄은 마을까지 닿았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합심해서 방앗돌을 끌어당기자 돌이 그때서야 움직였다.” 위 이야기 역시 협동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방앗돌 굴리는 노래 역시 ‘덕수리 전통문화축제’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전통이 되었다. 일상적 공간과 분리된 의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덕수리 주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개인주의가 심해지면서’, ‘마을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외지인도 많아서’ 이러한 변화는 전통을 중시하던 공동체의 가치와 불화하는 현대 사회의 전형적 단면이다. 비교적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덕수리 역시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다.

      덕수리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전통을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불미공예를 새롭게 해석하고 기존의 마을 문화 자원을 적극적으로 응용했다. 덕수리 주민들의 고심 끝에 탄생한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은 전통문화에 새로 숨결을 불어넣는 주축 기지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다.

      덕수리를 위한 워크숍에서 마을 사람들은 관광 자원화, 경제적 파생 효과에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 공간 조성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다면, 관광 산업 활성화 이외에도 여러 부수 효과가 따를 것이다.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지속된다면,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에서 주민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제주 서귀포
      솥굽는 마을 덕수

      1 제주만의 문화와 풍경이 변해간다

      점점 사라져가는 제주만의 풍경

      2 제주만의 콘텐츠를 지키자

      • 무형문화자원 보존 및 활용 필요
      • 불미공예 활성화

      덕수리 마을 만들기 사업

      3 터닝포인트

      덕수리 마을 주민들의 10월 전통문화축제+상설 체험 전시 공간→제주 무형문화자원에 지속적 관심과 개발 유도

      4 덕수리 불미공예 무쇠솥마을의 강점

      • 강점 1 주민모두 지역의 문화자원에 대한 자긍심이 월등
      • 강점 2 전통문화축제로서 뿐 아니라 불미공예 무형문화재 보유자로부터 전수교육진행
      • 강점 3 ‘덕수리 민속보존회’ 및 ‘불미연구회’ 등 지역주민 커뮤니티 발달
      • 강점 4 불미공예 대표제조물 ‘솥’ 이외의 다른 공예품도 추진
      • 강점 5 테마복합공간에서 불미공예 관람, 체험 등을 동시 이용
      • 강점 6 관광객 편의시설을 통해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전수자들을 지원

      5 제주의 대표적 전통문화 마을로

      주민들의 고심 끝에 탄생한 불미공예 테마 복합문화공간은 전통문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주축 기지

      전통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 + 불미공예를 새롭게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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