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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문오름과 블랙푸드의 만남. 1차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향토산업이 아닌 지역이미지를 활용한 향토산업의 성공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
저 아래 어딘가에서 여전히 지글지글 끓는 용암수라도 있는 것일까. 울창한 수림 위로 음산한 기운이 사면을 감싸고 있다.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덩어리가 공기 중에서 굳어 화산탄을 만들고, 상층과 하층을 이루던 경계면이 무너지면서 호리병 모양의 수직굴을 형성하였다. 용암함몰구에는 연중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 게 유지되어 겨울에도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고, 사시사철 신비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만든 군사시설도 남아 있다. 관상 수로 널리 알려진 희귀식물인 식나무가 용암하도를 따라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대 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고, 붓순나무 역시 대규모 서식으로 낯설고도 아름다운 풍 경을 연출한다. 제주 ‘7대 비경’으로 손꼽히는 오름 정상에는 화산분출물이 9개의 능선을 따라 형성된 절경 중의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신비를 품은 곳, 바 로 제주 조천읍 선흘리의 거문오름이다.
‘거문’은 검은 산 위에 늘 하얀 안개가 흐르고 있어 음산하면서도 신령한 기운 을 품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거문오름은 2005년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444호 로 지정되었고,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렇게 자연 그 자 체만으로도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거문오름 주변에 최근 또 하나의 즐거움이 생겼다는 소식이다. 검은(까망) 숲(곶) 옆(띠)에서 주민들이 함께 모여 떡을 만들고 뭔가를 배우고 잔치를 벌인다. 거문오름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아져서 덩달아 주 민들에게 새로운 수익도 생겼다. 500명 정도가 살고 있는 이 작은 마을에 무슨 일 이 일어난 것일까.
거문오름을 탐방하려면 홈페이지(http://wnhcenter.jeju.go.kr)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 탐방 가능한 인원이 450명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탐방시간은 오 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이다. 기상악화 시를 제외하면 평일과 휴일 모두 탐방이 가능하지만 탐방 2일 전에 꼭 탐방 스케줄을 확인해야 한다. 사전 예약자에 한해 서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고 해설사와 동행 하에 탐방이 가능하다. 거문오름 의 신령한 기운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거문오름은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탐방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이런 인기를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당시는 제주특별자 치도의 출범(2006년 7월 1일)으로 기존 4개 행정구역이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통합 되었던 상황이다. 내외적으로 변화의 물꼬가 트이던 시점인 것이다. 하지만 그 이 전에도, 이후에도 선흘리의 이 곳 저 곳을 휘젓고 다니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현 재 블랙진미 육성사업 사업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김상수 단장이다
김상수 단장은 선흘리에서 태어났다. 함덕에서의 4여년의 생활을 제외하면 선흘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인 셈이다. 함덕에서 다시 선흘리로 돌아왔을 때 마 을은 서너가구 정도밖에 남지 않을 만큼 피폐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요 생산 물이던 양잠 산업이 침체되면서 마을은 활기를 잃어갔고 고향을 등지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교통편이 없던 어린 시절, 말을 타고 신나게 내달렸던 고향이 이 렇게 저물어 가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게다가 김상수 단장을 더욱 자극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이장이 된 후 마을만들기 사업을 신청하러 시청에 들어 갔는데 담당 공무원이 선흘리라는 마을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 “선흘리가 어디 있수꽈?” 행정통합으로 인한 혼선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마을만들기 사업 담당자조차 모르는 마을임에야 어떻게 사업 신청을 따낼 수 있겠는가. 김상수 단장은 마을을 먼저 알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침 주민잔치 박람회가 계획되어 있었고 마을 홍보 부스를 얻어냈다. 그는 사비를 들여 현수막, 마을 홍보 브로셔 등을 제작 하여 박람회에 나섰다. 마을 주민들이 만든 도라지, 더덕, 오가피 즙 등을 희사받아 공무원들에게도 홍보를 톡톡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의 선흘리 사랑이 빛을 발한 것은 거문오름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기 위 해 발굴팀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이다. 김상수 단장은 본인의 집에 이들을 초대해서 진 수성찬으로 그들을 맞이하며 거문오름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거문오름의 일부가 할 아버지 땅이었던지라 애착이 많은 부분도 있었지만,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 재되고 세계자연유산센터가 유치되면 선흘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을 예상 했고, 그렇게 되면 선흘리 마을이 좀더 융성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김상수 단 장과 모두의 바램대로 거문오름은 당당히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제주동부지역의 관광중 심지가 이제 우리 선흘리가 되는 거니까요. 마을 이미지는 돈으로 계산이 안 될 만 큼 좋아질 것이 예상됐고요. 너무 좋아서 잔치라도 열고 싶었어요.”
센터 착공 이후에도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순간의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이렇듯 선흘리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마을 사람들이 경제적 기틀을 다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사람. 김상수 단장의 공로는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외지인 의 비율이 90%인 선흘리, 행사나 마을 일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마을 일을 공동으로 운영해 나가는 일에 총대를 멘 사람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김상수 단장은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총대를 멨다. 그의 노고에 거문오름의 신령한 기 운이 감복한 것일까. 마을은 서서히 활기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선흘리는 시청 공무원 뿐 아니라 타지 사람들도 알고 있는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500명 안팎의 작은 마을이지만 지금 선흘리는 식당이 19개, 커피숍이 6개, 심지어 베이커리까지 있는 알찬 마을로 발전했다.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선흘리는 중요 임무를 맡게 된다. 바로 거 문오름 탐방안내소 관리다. 김상수 단장은 안내소를 마을에서 관리하면 눈에 보 이는 소득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거문오름을 탐방하러 온 관 광객들은 잠깐 들러 구경만 하고 다른 관광지로 이동해 버렸다. 오름 주변에 딱히 체류를 하며 구경할 만한 요소가 부족했던 것이다. 2008년에는 거문오름 세계자 연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여 국제 트레킹 대회도 개최되었지만 마을의 변화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거문오름을 보러 마을에 오는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경험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김상수 단장은 거문오름과 연계해서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는 뭔가를 고민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이 빚은 블랙 진미 육성사업’이라는 긴 이름의 향토사업이다. 블랙진미의 진미는 보배 진(珍)에 맛 미(味), 참 진(眞)에 아름다울 미(美)로 푸드의 참맛과 거문오름의 아름다움이라는 두 가지 뜻을 함의하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블랙진미 육성사업은 거 문오름의 이미지와 건강을 상징하는 블랙푸드를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6차 산 업을 표방하고 있다. 보통 지역에서 나오는 1차 농산물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향토 산업과 다르게 지역의 이미지, 즉 자연 자체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마을을 대표 하는 식품브랜드를 개발해 낸 것이다. 블랙진미 육성사업 사업추진단은 총 사업비 30억 원을들여 블랙푸드 융복합 센터인 ‘블랙푸드 가공체험관’을 건립하고, ‘까망 고띠’라는 산업화 브랜드를 개발하여 11건의 상표출원을 하였으며, 까망고띠 큰잔 치 개최 그리고 지질해설 전문가 과정 등 5개 주민 리더교육을 시행하고 다양한 체 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블랙진미 육성사업의 하이라이트는 제주도의 로컬푸드로 불 리는 ‘오메기떡’과의 결합이다. 오메기떡이 까망고띠의 주연급이 된 데에는 몇 번 의 우연과 그 우연에서 착안해 낸 아이디어 덕분이다. 초기 거문오름 탐방안내소를 관리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묻는 질문 중에 하나가 “오메기떡 있어요?”, “오메기 떡 어디서 파나요?”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제주도 어디에서나 오메기떡을 살 수 있 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제주시에서 오메기떡을 파는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우리가 오메기떡을 만들어 팔아보자! 오메기떡을 감싸고 있는 팥이 검 붉은 빛을 띠고 있지 않은가!” 블랙푸드를 표방하는 사업단에게는 오메기떡을 찾는 탐방객들이 아이템을 던져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메기떡을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었다. 거문오름의 이미지를 얹은 만큼 까망고띠 오메기떡은 특별한 썸씽이 필요했다.
구분 | 사업단 운영 | 산학연관연계 | 주민&리더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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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단 운영 및 역량강화 | 운영위원회 : 6회 자문위원회 : 1회 실무추진회의 : 6회 | 벤치마킹 : 3회 MOU체결 : 11회 전문가 모니터링 : 4회 현장견학 : 2회 | 떡전문가 : 12회 지질해설전문가 : 8회 육가공전문가 : 8회 로컬푸드전문가: 4회 아동요리지도사 : 4회 |
구분 | 체험관광 기반조성 | 장소마케팅 | 언론 대중매체 홍보 |
기반구축 | 블랙푸드 축제운영 투어상품 팸투어 : 1회 지질답사 체험 : 3회 화석발굴 체험 : 3회 | 박람회 참가 : 5회 지역행사참가 : 3회 자체축제운영 : 1회 | 홍보동영상 : 4건 홍보물 제작 : 2건 온라인 마케팅(블로그) 언론보도 : 9건 |
구분 | 지적재산 | 홍보전시관구축 | 체험실구축 |
기반구축 | 블랙푸드 축제운영 투어상품 팸투어 : 1회 지질답사 체험 : 3회 화석발굴 체험 : 3회 |
겉으로 보기엔 똑같은 오메기떡을 차별화하는 방법! 바로 떡 속에 들어가 있 는 앙금에 있었다. 사업단은 팥앙금만을 넣었던 기존 오메기떡에 감귤, 녹차, 우도 땅콩, 검은 깨, 메밀 등 제주에서 직접 생산되는 로컬 재료를 더해 다양한 맛으로만들어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다채로운 앙금 리스트를 만들 수 있었지만 그 중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녹차 앙금을 만들 때가 곤혹이었다. 녹차 색깔이 그대로 묻어나는 앙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던 것. 다행히 신세계백화점 떡 브랜드로 유명한 ‘동병상련’과 기술 전수 MOU를 체결하여 까망고띠만의 선명한 녹차앙금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제주에서 오메기떡 앙금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곳은 아마 까망고띠가 유일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오메기떡은 까망고띠 라는 옷을 입고 작년부터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거문오름 까망고띠속에서 오름의 정기를 받으며 살고,오메기떡을 좋아함. 항상 무리지어 다니고 손을 잡고 다님.
대부분의 향토산업 육성이 그렇듯 실체가 손에 잡히지 않는 사업 초창기에는 주민 들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힘들다. 2013년 시작된 블랙푸드 육성사업도 9개 식당이 참여하여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처음 1년 동안은 거의 사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더구나 4억이라는 자부담 금액도 큰 걸림돌이었다. “오 메기떡 팔아서 돈 벌어지겠냐”는 회의적 의견이 많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끌어와 회의하고 설득해야 하는 일은 고스란히 사업단의 몫이었다. 초기 주력상품 으로 계획했던 오디와인의 실패도 사업 1년차에 일어난 일이다. 때마침 저가 와인 이 우루루 출시되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영천이나 양평처럼 대 규모 투자금이 들어와 사업하는 곳을 둘러본 이후에는 고민이 더 깊어졌다.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물류비가 더 들어가는 지역임을 감안하면 속된 말로 “게임이 안 될 것” 같았다. 도에서도 품목을 바꿔보라는 제안이 들어왔고 그렇게 오 디와인과는 작별을 고했다. 오디와인을 대신하는 품목으로 제주 고기를 이용한 육 가공품을 기획했다. 육가공품을 만들려면 육가공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주에는 육가공 전문가가 귀하다고 한다. 타 지역에서 초빙을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 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에서 젊은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 사업단의 의지이다.
까망고띠의 주연급인 오메기떡 개발도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브랜 드 네임도 처음에는 “오메기꽃”이었다고 한다. 오메기꽃이라는 이름으로 오메기떡 을 홍보하러 다니니 시식을 끝낸 사람들이 “꽃은 어디 있어요?”라고 묻더란다. 떡은 기념품이고 꽃을 홍보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날로 오메기꽃과도 작별을 고해야 했다. “까망고띠”라는 브랜드 네임은 사 업단 강정희 사무국장에 의해 결정된 이름이다. 처음 까망고띠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제주 토박이인 김상수 단장과 타지 출신인 강정희 국장은 전혀 다른 느낌을 받 았다. 제주 사람들한테는 친근한 말이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실로 예 쁘고 앙증맞은 단어였던 것이다. 강정희 국장은 김상수 단장을 2개월을 설득해 브 랜드 네임을 확정지었다고 한다. 얼핏 불어가 연상되기도 하는 까망고띠는 앞서 언 급했듯이 검은(까망)+숲(곶)+옆/장소(디)이라는 뜻이다. 사람들 반응도 꽤 좋았다. 현재는 이 앙증맞은 이름 덕에 캐릭터 사업이나 스토리텔링 등 아이디어가 더 풍성 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오메기떡 개발도 상당히 지체되었다. 처음 기술을 전수받아 적용했던 레시피를 전부 폐기하기도 했다. 매출성과를 낼 수 없어 마음은 조급했지만 제대로 된 오메기떡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만큼 기술 개발에는 차분하게 대처했다. 오메기떡 개발은 여러 번 부침을 겪으 면서 점점 고급 떡이 되어 가고 있었다. 사업단은 오메기떡을 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오메기떡을 홍보하러 다녔다. 떡 없는 떡 홍보가 1년 이상 이어졌다.
“지금은 자세한 설명 없이도 오메기떡을 제주의 로컬푸드로 인식하잖아요? 몇 년 전만 해도 오메기떡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어요. 저희는 오메기떡의 전국적 인 인기에 분명 기여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강정희 사무국장은 까망고띠 오메기떡은 아니지만 오메기떡 홍보에는 전문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오메기떡 개발이 끝나고 까망고띠 오메기떡을 맛보 았을 때, 오랜 기다림과 노력 끝에 얻어진 달고 값진 맛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 다고 한다. 까망고띠 오메기떡은 직간접 판매를 통해 이미 1억 원 정도의 수익을 달 성하고 있다.
블랙진미 육성사업은 블랙푸드육성사업단과 선흘리 주민들의 출자로 만들어진 (주)블랙푸드, 선흘리 블랙푸드향토음식점 연합인 블랙푸드촌이 실질적인 사업의 주체로 움직이고 있다.
‘블랙푸드 가공체험관’이 건립되고 오메기떡과 육가공품 등 상품 컨텐츠들이 개발되면서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사업 참여자와 비참여자간의 소 득 차이가 발생하면서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이는 향후 (주)블랙푸드에 주민들의 주주참여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놓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역량을 키워서 사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 는 부분이다. 사업단은 다양한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주민들이 움 직이는 만큼 벌어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업 1년 차부터 3년 차까지 어떤 전문가를 만들어낼지를 구상하여 주민 모두가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현재 퓨전떡 전문가, 지질해설 전문가, 육가공 전문가 등의 과정을 통해 리더를 양성하 여 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특히 어린이 화석발굴단이나 지질학교는 거문오름을 품은 까망고띠에서만 가능한 체험프로그램이다. 식물화석 발굴단은 화석에 대한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모형이 아닌 실제 식물화석을 발굴해 관찰하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질탐사는 어린이 지질학자가 되어 직접 제주 화산암을 관찰하고 화산활동의 역사를 밝혀보는 내용으로 꾸려진다. 까망고띠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먹고, 마시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뭔가를 개발하여 체류형 관광객을 확보해 보자는 애초의 의도에 걸맞은 최적의 컨텐츠가 되었다. 주민역량 강화프로그램은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 블랙푸드 가공체험관에 서 이뤄지고 있다.
퓨전떡 전문가 양성과정 | 12회 36시간 | 15명 수료 13명 자격증 획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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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해설전문가 양성과정 | 4회 32시간 | 9명 수료 7명 연구회 결성 |
육가공전문가 양성과정 | 8회 24시간 | 12명 수료 |
아동요리지도사 양성과정 | 4회 12시간 | 25명 수료 18명 자격증 획득 |
로컬푸드전문가 양성과정 | 4회 12시간 | 16명 수료 |
작년 8월, 선흘리 곳곳을 뜨겁게 달궜던 “까망고띠 큰잔치”는 아직도 주민들 사이 에서 회자되고 있는 단골 주제이다. 오메기떡, 수제 햄버거, 핫도그 만들기 체험을 비롯해 목공체험, 녹차비누 만들기, 천연염색, 바리스타 체험 등 다양한 체험거리 와 흑돼지, 제육덮밥, 메밀부추전, 국수 등을 판매했던 블랙푸드 빌리지, 거기에 야 심차게 준비한 비보이 댄스, 악기연주, 인디밴드 공연까지! 모든 재료와 인력이 풀 가동된 그야말로 잔치 중의 잔치였다. 특히 체험부스는 준비한 재료가 동이 날 정 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 접수와 현장 접수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계획했으나 당 일 인터넷 접수만 소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상수 사업단장은 사업단이 해체되 고 (주)블랙푸드로 실무가 옮겨지더라도,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운영 가능했던 첫 경험을 바탕으로 까망고띠 큰잔치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블랙진미 육성사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계획 사업이었다. 그러나 상 품 개발이 늦어지면서 사업기간 중 활용 못했던 홍보비가 2016년으로 이월된 상태이 다. 올해부터 홍보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까망고띠 오메기떡은 그 개 발 과정에서 이미 검증되었듯이 제주 지역 농산물만 엄선하여 만드는 고급 오메기떡이 다. 그래서 그런지 홍보마케팅 전략도 남다르다. 기존에 형성된 오메기떡 시장과 경쟁 하지 않고 프로미엄 오메기떡으로 포지셔닝한다는 것! 까망고띠 오메기떡 소문을 듣 고 홈쇼핑에서도 판매 제안이 들어왔으나 응하지 않았다. 품질에 자부심이 큰 만큼 타겟 마케팅 등 프리미엄 전략으로 접근하고 싶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떡을 만들겠다” 와 “물류비를 절감한다”는 두 가지 목표가 함께 녹아 들어가 있다. 최근 푸드스타일리 스트와 함께 한 쿠킹클래스, K9 고메 쿠킹클래스 등도 이와 같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 다. 귀하게 만든 제품, 귀하게 팔고 싶다는 사업단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지역 자원 을 활용하면 성공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마침 우리 마을에도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좋은 자원이 있었기에 이 모든 행운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제주도는 강이 없기 때 문에 육지에 가서 강물 흐르는 것만 봐도 부러웠습니다. 그런 특유의 자원을 잘 활 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거문오름은 분명 마을에 좋은 기운을 흐르게 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들 고, 그들이 즐기는 모습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오메기떡 재료가 크고 있는 들판에도 건강한 기운을 보내주었을 것이다. 자연은 그렇게 인간을 품 어주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자연의 넓은 품 안에서 작은 지혜로 부지런 히 삶을 일구기만 하면 될지도 모른다. 검은 숲을 품은 그 마을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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