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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이 최근 각종 사업 경진대회와 평가에서 잇따라 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 ‘작은 증평’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증평의 탄생은 조금 특이하다. 지방자치단체로 출범하기 이전, 현재의 ‘증평’ 에 해당하는 지역의 행정 사항은 충청북도 직할 ‘증평출장소’의 몫이었다. 인사와 예산 등 행정적인 부분을 도에서 진행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행정 구역은 괴산군에 속해, 주소 상으로는 괴산군 증평읍·도안면에 해당했다. 이러한 이중적 구조 때문 에 주민들은 많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10년 넘게 이 기형적인 행정조직 형태가 유지되다 2003년 8월, 드디어 현재의 ‘증평군’이 탄생한다. 타 지자체보다 8년이나 늦은 시작이었다. 출발이 더뎠던 만큼 따라잡아야 할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고민 도 적지 않았다. 면적이 작아 개발할 수 있는 자원이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증평의 면적은 약 82㎢으로, 그 크기는 서울의 행정구역 두 개 정도다. 행정체제 또 한 1읍 1면으로 전국에서 가장 작다. 작은 몸집은 자연스레 자원의 부재로 연결됐 다. 군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만 했다.
증평은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사람’에 집중하게 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 히 우수하거나 비교 우위에 있는 자원이 없었던 만큼, 인재를 키우는 것이 무엇보 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증평은 2006년부터 역량강화사업을 시 작하게 된다. 그리고 주민들이 ‘숨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해왔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증평은 충북 도내에서 가장 작은 규모임 에도 지난 3년간 지역발전사업 예산을 가장 많이 확보한 지자체라는 타이틀을 얻 게 됐다. 2015년에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이 3건, 2016년에는 2건이 연달아 선정 된 것이다. 창조지역사업도 3건이나 발탁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2년 연속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증평이 도전하는 사업마다 좋은 성 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역량강화’가 그 이유의 전부인 것일까? 증평 의 10년을 함께 되돌아보자.
처음 역량강화교육이 시작됐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증평의 역량강화사업 10년’을 되짚어보자. 그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시작한 이때를 증평은 ‘태동기’라 부른다. ‘증평군지역혁신센터’를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역 리더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화농업반, 마을경영반, 여성리 더반을 운영해 45명의 지역 리더들을 배출했다.
2007년은 ‘성장기’로, 마을 주민과 함께 현장워크숍을 진행했다. 특정 리더뿐 만이 아닌, 지역 주민으로까지 교육의 대상을 확장한 것이다. ‘워크숍’이라고 했지 만 강의에 더 가까웠다. 주민들에게 지역 사업의 필요성을 전파하는 선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증평은 이 점을 아쉬워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화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2008년은 좀 더 깊이 있는 교육이 가능했던 ‘발전기’다. 이때부터 지역발전연 구회, 스토리텔링연구회 등 연구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장류 현장형 전 문 인력 양성, 농촌체험마을 전문가 과정 등 ‘맞춤형’으로 심화 과정이 진행되기도 했다. 발전기 때부터 증평은 마을만들기 및 마을가꾸기사업 공모를 추진한다. 이시기에 이루어진 스토리텔링 연구회 활동은 후에 ‘김득신 스토리텔링 농촌만들기’ 란 사업으로 이어지게 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전환기’다. 강의 형식으로 일방적인 교육이 진행됐 던 전과는 달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역량강화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각종 포럼이 창립·활성화 된 것도 이 시기다. 공무원들은 자체적으로 ‘우문현답포럼’등 을 통해 부서별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마을 사업의 현 안을 공유했다. 민·관·학 협력 발전포럼을 통해서는 마을·지역발전사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주민들의 능동적인 자세도 눈에 띈다. 주민 자 율형 학습조직인 ‘찾아가는 행복학습 마을만들기’가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것 이다. 이들은 다양한 ‘행복 동아리’를 육성하며 여러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 하게 된다.
그리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를 ‘확산·정착기’라 칭한다. 먼저 전환기 때 생겨 난 포럼들이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농촌 포럼이 마을마다 정기적으로 진행되기 시 작한 것이다. 청주시와 연계하여 지역 간 협력 포럼을 열기도 했다. 이 포럼을 통해 증평군과 청주시는 주민 간 상생 전략, 마을별 문화 경쟁력 강화 전략을 모색할 수 있었다. ‘증평읍 중심지 활성화 100인 토론회’, ‘2015민·관 합동 워크숍’ 등 주민과 공무원 사이에 양방향으로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괄목할 만하다. 주민들 또 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10년 동안 역량강화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이제는 그들 이 앞장서서 자원을 조사하고 사업 목표를 설정하는 데까지 다다르게 됐다. 이렇 게 발굴된 아이템들은 창조적마을만들기, 창조지역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 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증평은 ‘주민+공무원+전문가’의 삼위일체 시스템을 구 축하게 된다.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기획·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10년 동안의 경 험을 바탕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려 노력하다 보니 생겨난 증평 만의 ‘맞춤형 역량강화’ 체계다.
그렇다면 이 삼위일체 시스템은 증평의 사업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그 구체 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증평은 우선 지역역량강화사업을 모든 사업의 기초와 예비단계로 보고 있다. 각종 마을 사업의 선정 및 추진을 원활하게 만드는 연습단계가 바로 역량강화사업 이라는 것이다. ‘역량강화’는 사업을 시작하는 증평의 모든 마을이 첫 번째로 거쳐 야 할 단계가 되었다. 증평의 사업 진행은 크게 예비, 진입, 발전, 자립의 네 단계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먼저 「예비」 단계다. 사전 역량강화가 시작되는 단계로 현장포 럼이 우선으로 진행된다. 우선 전년도에 현장 포럼이 무엇인지를 이장 회의에서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마을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는다. ‘사업을 해 보겠다’고 마을에서 결정을 내리면, 그해 3월에 바로 현장포럼이 시작된다. 타 시· 군들은 시기에 상관없이 현장포럼을 시작하는 반면, 증평은 3월에 시작해 4월에는 포럼을 끝내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포럼 전과 후, 주민들의 의식이 어느 정도 바뀌 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포럼 하나도 허투루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지 가 엿보인다. 4월에 포럼이 끝나면 마을 주민들에게 단기 과제를 부여한다. 이는 300~500만 원 정도의 소규모 사업을 먼저 경험해보는 것이 목적으로, 사업비는 증평군에서 지원한다. 주민들 스스로가 선택하는데 꽃길을 가꾸거나 보호수를 정 비하여 휴식 공간을 만드는 등 자발적으로 과제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마을 사업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사업을 유지·관리하는 데에 있어 자신들의 역할 이 중대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또한 예비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갈등도 미리 해소할 수 있어 다음 사업을 추진하기가 한층 용이해진다.
예비 단계를 끝낸 마을은 「진입」 단계에 돌입하여,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된다. 포럼과 소규모 사업을 마치고 나면 6월 말에서 7월 정 도가 되는데, 이때부터 추진위원회와 증평군이 함께 사업 계획 회의를 진행한다. 사업 공모까지 6개월이란 시간이 있어 철저한 준비가 가능하다. 사업이 본격적으 로 시작되기까지 어느 정도 공백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마을 리더 교육이 나 소규모 2단계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음은 「발전」 단계다.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을 마치고, 보다 큰 규모인 권 역단위종합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진입 단계에서 인식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마 을이 자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은 「자립」이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이 활성화되고, 별도 의 도움 없이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단계다. 앞의 ‘예비’, ‘진입’, ‘발전’은 모두 이 ‘자립’을 위한 것이다. 자립할 수 있는 힘이 단계별로 서서히 길러지도록 한 것이다
위의 네 단계가 증평이 구축한 단계별 사업 체계다. 시기와 단계로 나누어 사 업을 진행하니, 보다 면밀하고 철저한 준비가 가능해졌다. 이 사업 체계의 모든 단 계에는 ‘역량강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 별다른 역량강화사업이 필요해 보이지 않 는 ‘발전’과 ‘자립’ 단계에서도 전문 인력을 활용해 보다 구체적이고 활용도 높은 사 업 어드바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증평은 여러 전문 인력과 협업 체계를 맺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충북농촌활성화지원센터’와 MOU를 체결해 중간지원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점이다. 충북농촌활성화지원센터는 주민 주도형 마을개발과 발전을 지원하는 입증된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다. 증평은 이 충북농촌활성화지원센터와 협업하여 행정과 전문가의 중간 형태인 ‘행복마을만 들기 지원센터’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탄생한 지원센터는 자체 사업 컨설팅 및 모니 터링, 마을 조사·연구, 역량강화를 위한 마을 리더·주민 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 민·관 합동 워크숍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 등 마을 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부분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전문 인력을 활용한 지원 체제를 구축해 다양하고 체계적인 맞춤형 마을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주민이 참여하고 공무원이 주도하며, 전문가가 조언하는 삼위일체 시 스템이 갖춰졌다. 주민과 공무원, 전문가가 힘을 합하여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삼 위일체 행정. 이는 마을 사업을 진행하는데 ‘당연히’ 갖춰야 할 요소로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만 급급해 협업은커녕 업무 분담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증평은 10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주민, 공무원, 전문가가 별도로 행동해서는 마을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그리고 어떤 마을도 빠짐없이 ‘삼위일체’가 되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 록 이를 체계화한 것이다.
별다른 자원이 없어 ‘사람’을 키우 는 데에 집중했던 증평. 이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현재 증평군의 여러 마을들에서는 각종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 다. 김득신 독서 마을, 도깨비 동화 마을, 세종대왕 문화 마을… 주목할 만 한 점은, 이 모두가 주민들이 발굴한 사업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찾아낸 자원이 사업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자, 주민들은 사업에 대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 ‘우리 마을도 할 수 있다’는 긍정 마인드를 낳게 된 것이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마을의 행보도 눈에 띈다. 작년에는 통미·외룡마을이, 올해는 곡강골·대지랭이마을이 ‘예비’ 단계를 마친 것이다. 네 마을 모두 ‘함께 가꾸는 농촌운동’을 자발적으로 진행한 점은, 증평군의 체계 적인 역량강화 시스템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일찍이 사업을 시작한 선도 마을들은 이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율리 느림보 마을이 그 대표주자다. 2006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율리마을은 지속적으로 방문 객수, 소득, 일자리, 파급 효과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 본 주변 마을들은 자신들도 사업 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율리마을은 이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죽리마을은 홍보 전도사다. 죽리마을은 2013년에 현장포럼을 개최하고 2014년도에 마을 꽃길 가꾸기 소규모 사업 및 창조적마을만들기사업을 진행하는 등, 증평 의 단계별 프로세스를 그대로 밟아 발전해온 대표적인 마을 중 하나다. 2015년에는 새뜰마을 사업에도 선정됐다. 도전하는 족족 사업이 선정되니, 그 비결을 주변에서 물어올 법도 하다. 김웅회 이장은 그럴 때마다 “우선 할 일은 마을 교육을 받는 것”이 라고 대답한다. 이를 주제로 이장연합회에서도 강연을 한 적이 있다고 하니, 삼위일 체 시스템이 각 마을 리더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린 증거라 할 수 있겠다.
외룡마을은 이러한 죽리마을을 따라가고 있는 후발주자다. 유영창 이장은 변화된 죽리마을을 보고 우리 마을도 사업에 도전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역량강화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에 그는 “그걸 꼭 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그랬던 그도 교육을 받으며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주민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 도록 나서서 자리를 만들고 마을 어르신들을 설득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증평의 삼위일체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 다. 역량강화교육에 참여하는 수도 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2015년에 진행한 마을리 더 역량강화프로그램에는 30명이 참여한 반면, 올해에는 50명이 참가해 교육을 수료 했다. 충북농촌활성화지원센터와 증평군이 협업해 ‘100인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는 2014년에 종료된 ‘증평읍종합정비사업’을 뒤돌아보고, 그 다음 단계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토론의 장이었다. 100명을 한자리에 모은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활성화센터와 증평군이 직접 뛰며 홍보한 결과, 100명이 넘는 주민, 공무원,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었다.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다 양한 사업 과제는 차년도 선도지구 계획에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 향후에도 증평은 주민맞춤형, 마을맞춤형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보완하고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증평은 농식품부에서 주관하는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2년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소규모 군에서 이뤄낸 결과였기 때문에 더욱 값 진 수상이었다. 이와 같은 성과의 비결을 묻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량강화가 뒷받침된 덕분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증평의 이러한 역량강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증평군의 굳은 의지가 있다. 역량강화는 가시적 성과나 시각적인 결과물이 없어 사업의 효과를 쉽게 가늠해볼 수 없다. 그러나 증평은 어 떤 사업이든 역량강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10년 동안 다방면에서 마을 추이 만들기 및 역량강화 사업을 지원해왔다. 2013년에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및 각 종 공모사업을 총괄·전담하는 미래전략과를 신설했으며, 각종 공모사업을 진행 할 때에는 사업부서 간의 업무협약제를 실시해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도모했다.
그리고 여기, 증평의 역량강화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한 1등 공신 들이 있다. 바로 ‘현장활동가’들이다. 현장활동가는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민· 관 합동 워크숍, 농촌현장포럼 등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여 주 민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의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반영 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이들은 바로 역량강화사업 업무를 진행하는 담당 공무 원들이다. 미래전략과의 최창영 과장은 역량강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문현답 포럼을 열고 증평군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추진하는 등, 내부 역량강화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재겸 주무관은 주민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1등 현장활동가’다. 마을 리스트를 뽑아 각 마을이 현 재 어느 단계에 있고, 다음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관리하는 것도 김 주 무관의 일이다. 그는 “규모가 큰 사업들을 뒷받침하고, 원활한 사후 관리가 이루어 지도록 하는 것의 바탕은 역량강화”라며 주민 의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역량강화는 가장 어려운 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은 내역사업이나 권 역사업에 역량강화를 일률적 방식으로 필수사항에 포함시켜 진행하는 경우가 많 은데, 비효율적인 방법이에요. 예산 낭비라고도 볼 수 있죠. 지자체 특성에 맞게 틀 을 짜고 장기적인 플랜을 갖는 것이 담당자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증평군은 예비 및 진입 단계의 역량강화사업을 총괄부서인 미래 전략과가 포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인 활성화센터와 논의해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월별로 일정을 짜기 때문에 효율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일 정이 미리 나오기 때문에 사전 공지로 주민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처음에는 마을 하나 발굴하기에도 급급했는데, 이렇게 성과가 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 지자체 공무원이라면 ‘주민 행복’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 각해요. 주민들 보기가 부끄럽지 않도록 맡은 소임을 다 해야죠.”
마을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그와 같은 ‘현장활동가’들이 있기에, 증평의 힘 은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10년 동안의 노력은 이제 막 꽃을 피워 성과의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꾸준히 주민 들의 의식을 가꾸어온 결과라 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일반적으로는 이 둘 중 하드웨어에 더 중점을 두기 마련이다. 쉽게 결과물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평은 ‘사람’에 주목했다. 어떤 사업이라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사업을 이끄는 사람의 마인드, 즉 그의 올바른 비전과 사업의 애착 정도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증평은 지역 발전을 이끌 인재를 육 성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과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추진해 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역량강화는 가장 사소한 부분이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덧붙인다.
증평은 2014년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경쟁력 평가에서 ‘전 국에서 지방자치경쟁력이 가장 높게 상승한 지역’으로 뽑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 원이 발표한 삶의 질과 지역발전지수는 전국 83개 군단위에서 11위, 충북도내에서 는 1위라는 놀라운 결과도 나타났다. 귀농·귀촌하는 인구와 주민수는 꾸준히 증 가하고 있다. 농촌 지역이 인구감소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을 귀히 여길 줄 아는 증평의 마음이 이 러한 긍정적인 결과들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닐까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였다. 뛰어난 자원이 없고 역사도 짧았지만 증평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규모가 큰 사업을 진행하여 주민들을 리드하는 대신, 주민과 함께 자라나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10년을 묵묵히 주민과 함께 호흡해왔 다. 강산이 한 번 바뀔 만큼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들은 한결같았다. 그리고 어느 새 부쩍 자라난 증평의 ‘힘’들이 지역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증평의 자 원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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