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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폐허로 13년간 방치되었던 곳에서 청년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흉물 같던 교사는 ‘문화예술 실험실’로, 우거진 잡풀은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숲’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농생대의 옛 건물이 창조적인 청년들의 새로운 터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공간이 인재를 키워내고 인재가 공간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움칫~ 두둠칫~!” “여기 수제 맥주 한잔 하고 가세요!”
전자음악 디제잉(DJing) 소리와 왁자지껄하게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 리. 토요일 밤 이태원이나 홍대의 풍경이 아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 한 ‘경기상상캠퍼스’의 일상이다. 여가나 휴식으로서의 ‘문화’를 넘어, 창업·창직으로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한 문화와 예술. 바로 경기상상캠 퍼스의 ‘경기청년문화창작소’가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전자음악, 양 조, 목공, 디자인 및 출판, 사진과 미디어, 자전거 제작과 도색 등 이익 창출이나 취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분야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청 년들의 문화예술이 ‘창직’이란 실험대에 오른 것이다. 교육과 컨설팅, 협업이 갖추어지면 얼마든지 새로운 창직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자체와 지역기관, 청년과 지역주민들이 한데 뭉쳤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청년들을 위해 경기도가 과감한 선택을 했다. 경기도내 대학의 문화예술 관련학과 재학생만 35,000여 명. 무려 55개 대학의 386개 학과에서 저마다의 창조적 능력을 가지고 움을 틔우려 몸부림치는 ‘문화청년’들을 어 떻게 도와야 할까? 청년문화정책이 부재한 까닭에 타 지역, 특히 서 울로 유출되고 있는 우수한 청년들을 어떻게 붙들어야 할까?
사실 경기도는 이미 커다란 공간적 자산을 갖고 있었다. 수원시 권 선구 서둔동에 소재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가 그 것이다. 서울대 농생대가 관악캠퍼스로 2003년 이전하면서 22개 의 건물을 포함한 부지가 덩그러니 남게 된 것이다. 총 268,487㎡ (81,350평)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는 13년 넘게 버려져 있었다. 모두 가 그 존재를 알고 있지만 누구도 손대려 하지 않았던 공간. 사람들 과 도시의 외면은 이곳에 비밀의 숲을 키웠다. 버려졌기에 도심에 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녹지가 생겼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농생대의 빈 건물과 폐자재가 문화예술 종사 청년들의 빛나는 무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경기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 기회가 다가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에서 는 을 추진 중이었다. 산업 단지 및 폐산업시설의 문화적 공간 환경 개선을 통하여 유휴공간을 재생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활동이 멈춰진 공간을 시민들이 즐 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시민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작업이 라 할 수 있겠다. 버려졌던 공간을 활용하여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를 도모하고 해당 지역의 장소성 및 수요층의 특성을 반영한 문화 재생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움직임인 것이다. 중국 현대예술의 중심지이자 대표적 관광지가 된 베이징 다산쯔 798, 탄광에서 문화 시설로 탈바꿈한 독일의 졸페라인(Zollverein), 폐발전소 재생의 대 표적 사례로 일컬어지는 테이트모던(Tate Modern) 미술관 등의 선례에서 문화예술인의 창작기반이 확대되고 지역민과의 소통의 장 이 마련되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특히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는 우 리나라 근대 농업발전의 산실인 동시에 강의동, 연구동, 기숙사 등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지어진 건축물이 많았다. 때문에 역 사적인 건축물을 원형보존하면서 단계적 리노베이션의 조화를 꾀 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쓰임 없이 버려진 넓은 공간+갈 곳을 잃은 예술청년들’이라 는 조합은 더할 나위 없었다. 농생대의 빈 건물과 폐자재가 문화예 술 종사 청년들의 빛나는 무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경기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 기회가 다가왔다.
경기상상캠퍼스와 청년문화창작소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 었던 바탕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형성한 ‘신뢰의 커뮤니티’가 있다. 그 출발은 경기도가 ‘경기문화재단’과 손을 맞잡는 데서 시작됐다. 공기관 대행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경기문화재단의 김 종길 문화사업팀장 등 예술분야 전문가들에게 기본계획 수립을 일 임한 것이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 주인공들이 마을 주민들과 학 교를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늘 푸른 실천 의지를 보였듯, 수원 의 ‘푸른지대’ 상록캠퍼스에는 ‘푸른 얼’이 서려 있다고 김종길 문 화사업팀장은 굳게 믿었다. 1970년대 중반 유신체제와 긴급조치 에 저항한 김상진 열사가 있었고, 그룹사운드 샌드 페블즈(Sand pebbles)가 탄생했으며, 딸기밭과 포도밭 사이에서 밤마다 불을 밝 히던 서둔야학이 있던 이곳 농생대 부지가 마냥 잠들어 있어선 안 된다는 신념으로 경기상상캠퍼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4년부터 지역주민, 예술가,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이 시작 되었다. 지역예술가를 대상으로 ‘의견수렴회’를 개최하여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지역주민에게 설문조사를 진행 하는 동시에 대표자를 뽑아 의견수렴 회의도 진행했다. 문화예술 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주축이 되는 네트워킹 모임을 열고, 실질적 사용자가 될 청년들과 함께 설명회를 개최했다. 2015년에 들어서며 투융자 심사를 거쳐 도 사업비 확보에도 성공했다. 도비 30억 원과 국비 30억 원을 매칭하니 총 사업비는 60억 원가량이 모였다. 공간 조성 진행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였다.
이때 경기도는 강원재 예술감독을 선임하여 총괄기획 진행을 과감히 맡겼다. 능력 있는 청년문화 전문가 및 도시재생 전문가들 을 찾아 적재적소에 심은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경기문화재단에서 도 지역문화팀 내에 경기상상캠퍼스 파트를 구성하여 사업을 운영 하기로 했다. 운영방안을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기본설계 및 실시 설계가 진행되었다. 리모델링 공사와 파일럿 프로그램을 돌리는 데 에도 세심하게 사업비를 집행했다.
도전적인 청년단체를 발굴하고 그들을 지원할 프로그램을 꾸 리는 것 역시 경기문화재단의 일이었다. 걸출한 하드웨어가 마련되 어 있으니 이에 뒤지지 않을 소프트웨어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자체 운영을 하는 동시에 운영단체 발굴을 통해 공동기획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운영방식을 도입하고자 했다.
각고의 노력을 거쳐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 와 청년문화가 혼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생성된 울창한 숲은 이곳을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휴식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생활1980(구 농원예학관), 청년1981(구 농화 학관), 공작1967(구 농업공작실), 경기생생공화국(구 농공학관) 등 의 건물들이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되었다. 현재 경기청년문화창 작소, 경기생활문화센터, 경기생생공화국은 ‘모든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 캠퍼스’로서 경기상상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문화와 예술은 『상록수』의 모델인 최용신의 꿈이었을 테고, 그것 은 상록의 이상이기도 했으니, 이제 새로운 청년들이, 지역의 주민 들이, 장인들이, 예술가들이 한데로 어울려 마당을 트고 판을 두들 겨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길 문화사업팀장의 생각은 마치 푸르른 나무와도 같다.
출처 : 경기도 문화정책과
‘비밀의 숲 원정대’ 경기상상캠퍼스를 탐험하는 모든 이들은 원정대가 된 듯 농생대의 숨어있는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다
자연녹지 겸 문화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 경기상상캠퍼스를 시민 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특급 홍보기획이 펼쳐졌다. 이름하여 ‘비 밀의 숲 원정대’. 경기상상캠퍼스를 탐험하는 모든 이들은 원정대 가 된 듯 농생대의 숨어있는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 다. 주민들은 경기생활문화센터, 어린이 책놀이터, 문화허브 카페, 생활예술공방 등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며 직접 참여하는 즐거움까 지 얻어 갔다. 청년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레스토랑을 꾸며 손 님들을 맞이했다. 새로운 문화예술 작업을 실험하고 창작할 수 있 는 ‘창의랩 오픈스튜디오’를 운영할 계획도 널리 알렸다. 이때만 해 도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60여 명뿐. 그러나 한 번 방문해본 사람들 이 두 번, 세 번 꾸준히 찾고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관심과 발길이 이어지면서 점점 활기를 띄게 됐다. 경기권에서 활동을 준 비 중인 청년단체들을 기획·발굴하고, 개관 프로그램 시행과 더불 어 지속적인 입주 활동을 지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민자치 회-유관기관-입주단체-창작소 간의 교류 협력 관계도 이때 형성 되었다.
이를 계기로 리서치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 으로 단체를 섭외하며 ‘축제’가 기획되기 시작했다. 참여팀이 지원 비를 받는 형식으로 자율적인 축제 기획과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 다.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미술, 스트릿컬처, 출판 등을 주제로 하여, 각 단체들이 문화·예술·창작 활동을 선보이는 플랫폼형 청년문화 축제 ‘청춘불판’이 성황리에 개최된 것이다. 축제의 본질은 역시 청 년들에게 경기청년문화창작소 활동을 적극 홍보하여 앞으로의 참 여를 증대시키기 위함이었다. 경기청년문화창작소를 경기권 청년 문화의 주요 스팟으로 인식시키고 자리매김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판매·체험·공연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총 116개팀이시민들 앞에 나섰으며 1,5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열기를 높였 다. 행사 후에는 축제 운영과정 및 성과를 평가하고 차년도 축제에 대비해 의견을 수렴하는 프로그램 평가회의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 다. 창작, 창직 실험이 낳은 결과물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 성을 높이고 청년들의 교류를 확대했다는 흡족한 자평이었다. 창작 소가 본격적인 청년문화의 메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숲 속 장터 ‘포레포레(foret foret)’는 경기상상캠퍼스의 정규 행 사로 자리 잡은 대표 이벤트다. 울창한 숲 속에서 열리는 복작복작 한 시장으로, 상상캠퍼스에 입주해 있는 단체들의 창작상품과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자리다. 지역 장인, 지역 판매 자, 청년입주단체, 생활공방이 중심이 되어, 각 주체의 특성을 ‘마켓’ 이라는 행사를 통해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표출하는 장을 마련했다. 현재 포레포레는 청년창작소와 입주단체, 청년단체(기업), 지역주민 등 모든 세대가 교류하며, 문화상품과 생활소품을 유통하고 나눌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이들 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잔디광장에서는 매월 신나는 놀이프 로그램도 열린다. ‘포레포레’에서 쇼핑도 하고 공연도 보고, 먹고, 누 워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즐겨보자는 취지는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 였다. 현재 연 4회로 확대하여 개최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포레포레는 지역 생활문화 장인 체험 프로그램과 학교 동아리 연계를 통해 시민이 동참할 수 있는 지역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포레포레는 지역 생활문화 장인 체험 프로그램과 학교 동아리 연계를 통해 시민이 동참할 수 있는 지역 문화행사로 자리 매김했다. 캐릭터 스토리텔링을 통해 마켓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 징이며 향후 관련 캐릭터 개발로 상품화 및 마켓 자체 브랜드화를 추진 중이다. 입주청년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행사기획과 공간조성 부문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타 행사와의 차별성을 높이고 입주 팀의 사업추진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음악이나 미술, 공예 등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말이 있다. “그거 해서 뭐 먹고 살래?” 사업가가 예술가가 될 순 없겠지만 예술가는 사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예술청년들이 보여주고자 나섰다. 경기청년문화창작소가 문화예술을 삶의 기반 으로 하는 청년들의 창직·창업을 위한 청년문화공간으로 조성된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청 년들의 창직실험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청년문화의 특수성을 반영하면서도 교육-컨설팅-협업 등 통합적 인 지원체계를 갖추고자 했다. 이른바 ‘광/합성 프로젝트가 그것이 다. ‘광 프로젝트’는 청년 창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이 창직과 창업에 도전하고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 델을 발굴하고, 창작-기획콘텐츠를 개발하는 젊은이들을 밀어주고 자 함이다. 여기에는 총 38팀이 지원하여 치열한 서류 전형과 인터 뷰 심의를 거쳐 최종 7팀이 선정되었다. 글, 사진, 디자인, 르포, 인 터뷰, 문화기획 등을 다루는 독립출판 그룹 ‘사만키로미터’가 대표 적이다. 참가자들은 ‘광 중간결과 나눔회’를 통하여 사업운영을 점 검하는 한편, 자체 의견도 활발히 교류한다. ‘합성 프로젝트’는 예 술청년들의 새로운 만남을 주선해 소모임을 꾸리도록 돕고 지원하 는 프로그램이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꽂을 콘센트와 의자를 사면 커피를 무료로 준다는 ‘웃픈’ 농담. 젊은이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돈도 시간도 장소도 부족한 청춘들이 걱정 없이 모여 참신한 ‘예술 작당’을 할 수 있도록 ‘만남’ 자체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처럼 경 기도는 체계적인 청년문화 지원사업 추진을 위해 끊임없이 방향성 을 모색하는 중이다. 2017년에는 ‘광합성 프로젝트’라는 하나의 프 로젝트로 운영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창직·창업 도전을 중점으로 작년 대비 지원단체 수 및 지원금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의 우수한 청년문화단체를 발굴하고 이에 머물지 않고 멤버십을 만들어 활성화하겠다는 아이디어도 현실이 됐다. ‘그루 버’ 멤버십이 생긴 배경이다. 도내 31개 시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청년단체가 보다 안정성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입주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멤버십 혜택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경기청년문화창작 소와 협업 프로젝트 및 공동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게 하는 것이다. 그루버는 ‘작은 숲(grove)’ 혹은 ‘즐기다(groove)’와 ‘-er’의 합성어 로 ‘숲속에서 함께 모여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은 상상캠퍼 스 숲속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 멤버를 통칭하는 아이덴티 티이다. 청년들이 하고 싶었던 일과 도전을 숲속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캠퍼스의 몫이다. 1년에 1회 모집하는 입주 그루버, 그리고 전용 사무공간이 아닌 코워킹 공간이 필요한 개인이 지원 가능한 라운지 그루버로 나뉜다. 문화예술이나 융복합 산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 및 창직을 하고자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공 간을 임대할 수는 없지만, 경기상상캠퍼스 내의 시설 및 교육을 좀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입주멤버와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학이나 회사처럼 일반적인 활동 공간에 속해 있지 않은 청년들의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나 계획을 발전시키고 펼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해 경기상상캠퍼스는 8개의 실험실을 만들어 운영 하고 있다. 다양한 창직실험은 물론 컨설팅 프로그램과 파일럿 프 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EDM(Electronic Dance Music) 뮤지션 양성 과 뮤직 비즈니스 전문가를 위한 교육 실험실인 ‘뮤직랩’, 수제 주 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브루잉랩’이 인기다. 주류 관련분야 창 직과 창업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목공랩’은 이름처럼 목 공예 기초 입문 교육과 고급 기자재 사용을 경험할 수 있는 실험실 이다. 작품과 가구제작까지 가능하다. ‘미디어랩’은 사진 ·영상의 기 술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사진 ·미디어 장비사용 및 사업적 촬영이 가능한 전문스튜디오로 기능하며, ‘도색/건조랩’은 다소 생소하지 만 손쉽게 시제품을 도색하고 건조할 수 있는 실험실이다. 수제 자 전거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자전거랩’은 폐자전거를 활용한 업사 이클링, 이름하여 바이크 키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디자인랩’ 에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한 ‘리소 프린트기’와 인쇄물 후가공기가 구비되어 있어 각종 디자인 작업과 출력, 그리고 재미난 독립 출판물에 시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무엇이든 제작 (fabrication)할 수 있는 팹(FAB)장비가 갖추어져 있는 공동 작업공 간 겸 카페인 ‘팹카페’는 다목적 공간이다. 3D프린팅, 레이저 커팅 등의 작업과 세미나 및 협업이 가능한 구조이며, 청년단체 아트상 품과 소규모 전시가 열린다.
‘문화예술 청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맞춤형 컨설 팅과 전문교육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팝업 워크숍 역시 문화창작소 의 주된 업무다. 비즈니스 모델, 펀딩, 자금관리, 법률/저작권, 특허, 홍보/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문 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사전 쇼케이스 및 테스트 마켓을 진행하며 전문 멘토단의 조언도 받는다. ‘다사리문화기획학교’에서는 문화기 획 및 실행을 위한 교육 과정을 들을 수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의 사랑뿐 아니라, 주변 이 웃들도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보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학교와 지 역사회 등 많은 사람의 협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은 비단 아이 키우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듯하다. 빠른 성과만을 중시하는 우 리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문화예술계 종사 청년들에게도 다양한 기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영국문화원, 예술경영지원센터, 경기권 대학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체계를 이룬 것은 경기청년문 화창작소의 커다란 자산이다.
문화창작소는 지역문화진흥법 제10조에 의거한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양성에도 열심이다. 청년문화기획자를 양성하고 자질 향 상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를 통한 지역재생 및 도시재생 청년문화기획자를 양성하는 학교를 운영하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멘토링을 주선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문화예술 청년 창업 멘토링 토크’가 눈에 띈다. 문 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과 (재)예술경영 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한 행사다. 문화예술 스타트업 단체를 대상으 로 진행하는 교육·컨설팅 프로그램의 시작 단계로, 청년들이 창업 관련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강사 주 도의 수동적인 강의와 달리, 멘토가 멘토링하며 경험한 사례를 중 심으로 참여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계 전문 가를 초빙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기반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로 창업하기>, <자본보다 더 중요한 홍보마케팅 아이디어 발상의 팁>, <투자의 개념과 펀딩의 이해>, <문화예술 기반 단체 및 스타트 업의 회계 관리 중요성> 등 유용하지만 어디서도 접하기 어려웠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한영국문화원 역시 경기상상캠퍼스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 다. 문화사업 상호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청년 사회혁신가 양성 프로그램(액티브 시티즌)을 공동 기획·운영 하고 기관 활동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기로 했다. 창조성과 사회적 포용을 중요시하는 영국문화의 전통이 한국 문화예술계 젊은이들 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란 기대가 크다. 문화예술을 통해 사 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년 사회혁신가들이 양국의 협력 아래 태어날 예정이다.
상상캠퍼스는 이처럼 우수한 청년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며 타 기관들의 롤모델로 급부상했다. 2016년 한 해에만 62개 기관에 서 총 1,056명이 방문했다. 여러 기관의 따뜻한 협력 속에 자라난 상 상캠퍼스가 이제 새로운 씨앗을 뿌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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