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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지구’는 삼양동과 화북동을 아우르는 말이다.
최근 개발호재가 잇따르며 삼화지구는 제주 동부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구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사람이 많아 지면 쓰이는 ‘물’의 양도 늘어나는 법. 현 공급체계로는 늘어만 가는 삼화지구의 용수수요량을 제대로 충당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제주도는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운휴 중이던 삼양3수원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즉 ‘RO설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는 대단한 가뭄이었다. 갈라진 땅은 농민들의 미간에 패 인 주름과도 같았다. 타들어가는 작물은 보기만 해도 절로 입술이 말랐다. 강바닥이 훤히 드러난 자리에는 폐사한 물고기 떼만이 가 득했다. 이렇듯 가뭄철이 되면 우리는 ‘물’의 귀중함을 절감한다. 비 단 가뭄 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단수를 겪 은 일이 있을 것이다. 고작 몇 시간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우리는 큰 불편함을 느낀다. 상수도 설비는 그만큼 우리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이곳은 상수도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한다. 제주도에는 ‘용천수’ 가 흐르는데, 이는 지하로 스며든 빗물이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것을 일컫는다. 일종의 지하수인 셈이다. 제 주시 삼화지구는 이 용천수가 깨끗하고 풍부하여, 오래 전부터 지 역 주민들이 주요 상수원으로 이용해왔다. 삼화지구 일원은 도련정수장의 급수분구로, 제주도는 이곳에 삼양1·2·3수원지를 개발했다. 그 이후로 쭉 삼양1·2·3수원지는 제주시 동부지역의 물 공급을 담 당해왔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발생한다. 삼양3수원에 해수가 유입 되며 수질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995년 12월, 삼양1·2수원에 이어 삼양3수원이 완공되었다. 총 사 업비 143억 원을 투입해, 하루 2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 가 갖춰진 것이다. 그러나 가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 가 발생했다. 해수지반층이 약해져 지하투수층을 통해 수원지 내 로 해수가 유입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만조 때에는 염분농도 가 1,000mg/L만큼 상승하기도 했다. 상수도 염분농도의 기준치가 250mg/L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수치인 것 이다. ‘염분 상승’이란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 삼양3수원은 ‘예 비수원’으로 전락했다.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워 염분 농도가 낮을 때에만 이용하게 된 것이다. 하루 2만 톤의 물을 공급하던 취수원이 ‘예비수원’으로 전환되자, 자연히 물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 다. 관계자들은 언제 단수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늘 노심초사해야만 했다. 실제로 단수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물 공급이 끊길 때마 다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상수도시설의 전체 용량과 공급량을 대비했을 경우, 75%정도 를 유지하는 것이 국내 평균 수치라고 한다. 그러나 삼양3수원의 가 동 중지 이래로, 도련급수분구는 늘 90%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삼화지구는 제주도 내에서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 역이기도 하다. 2009년에 삼화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되어 건축개발이 급증했고, 2016년에는 화북상업지구 용역이 추진되면서 제주시 동부의 거점지역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사유적지, 검은 모래 해변, 원당봉과 올레18코스 등 관광자원도 풍부해 방문객 유입도 활발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수수요량은 갈수록 늘고 만 있는 추세다. 제주도는 지난 2009년에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수 립하고 삼화지구의 용수수요량을 예측했지만, 이러한 변화들로 인 해 실제 수요량은 예측값을 훨씬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정 비기본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물론, 턱없이 부족한 물 공급량을 충 당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에 제주도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새로운 취수원을 개발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러기엔 여 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가장 큰 장벽은 지하수 개발 허가가 쉽게 나 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수도 공급의 90%를 의존하고 있는 만큼, 제 주도에 있어 ‘지하수’는 보전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게다가 최근 에는 지하수 난개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산간 지역 의 개발과 도로 개설 등으로 지하수 및 용천수의 수량 자체가 감소 한 것이다. 아예 물이 말라버린 곳도 생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하수 개발을 극히 제한하기 시작했다. 어렵사리 허가를 받는다 해도, 그 수질이 어떨지 보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제주도는 새 로운 취수원 개발을 단념한다. 그리고 지하수를 파지 않더라도 안 정적인 수원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2014년, 삼양3수원 수질 개선 방안에 대한 타당성용역 을 실시했다. 그리고 삼양3수원지에 고도정수 처리시설, 즉 RO설비를 도입해 취수원으로 재활용하기로 결정한다
이때 떠오른 것이 바로 삼양3수원지다. 운휴 중이던 삼양3수 원지의 수질을 개선하여 다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 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이를 받아들여 제주도는 2014년, 삼양3수원 수질 개선 방안에 대한 타당성용역을 실시했다. 그리고 삼양3수원지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즉 RO설비를 도입해 취수원으 로 재활용하기로 결정한다.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의 시작이었다.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사업’의 총 사업비는 150억 원으로, 사 업기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3년간이다. RO필터를 설치해 삼양3수원이 다시 정상 가동되고, 하루에 약 10,000톤의 물을 공급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다면 고도정수처리시설, 즉 RO필터란 무엇일까? 쉽게 말 해 ‘거대한 정수기’라 할 수 있다. RO(Reverse Osmosis)필터는 농도 차이가 있는 용액에 높은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을 통과시켜 물을 전화하는 수처리 소재다. 이를 통해 2차 처리방법으로도 제거되지 않은 유기물, 질소, 인, 중금속 등을 걸러낼 수 있게 된다. 제주도는 이 RO필터를 이용해 염분 농도가 높은 삼양3수원의 수질을 개선하 고자 한 것이다.
삼양3수원을 재가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니, 한시라도 빨 리 사업을 추진해야 했다. 제주도는 발 빠르게 움직여 2015년에 환 경부의 승인을 받고 포괄보조사업으로 편성했다. 뒤이어 2016년 4 월에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 해, 국내 해수담수화 설계 실적 노하우가 많은 엔지니어링 업체에 기본계획 용역을 의뢰하였다. 이 기본계획 용역에서는 향후 용수수 요량 검토 및 국내외 고도정수처리 사례, 막 제조사 등을 중점적으 로 검토했다.
이렇게 수립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5월에는 건설공사를 발 주했다. 이때 막 기술을 제외한 건축, 토목, 전기 등의 분야는 도내 업체가 40%이상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 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통상적인 방법이 아닌 ‘건설기술 공모’ 방식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건설공사 발주에는 ‘기타공사’, ‘턴키’, ‘건설기술공모’의 세 가 지 방식이 있다. ‘기타공사방식’은 가장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설계 및 시공을 분리하여 진행한다. 사업수행능력평가 과정을 거쳐 설계용역업체를 선정하는데, 이 작업만도 3개월 정도가 걸린 다. 그 뒤에는 12개월 동안 설계 용역이 실시된다. 설계 용역이 끝나 면 본격적인 공사 추진을 위한 원가심사, 공고, 적격심사 등의 과정 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총 18개월 뒤에야 본 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턴키방식’도 마찬가지 다. 이는 3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공사에서 쓰이는 방법인데, 역시 일괄입찰이나 입찰안내서 용역 및 대형공사 심의 등의 단계를 밟는 데에 장기간이 걸린다. 제주도는 고민에 빠졌다. 기타공사방식이나 턴키방식 모두 준비에만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2016년 내에 공사 착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때 주목한 것이 바로 ‘건설기술공 모방식’이다. ‘건설기술공모방식’은 설계를 기술공모하여 입찰자가 제시하는 안을 선정한 뒤, 실시설계와 시공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다. 공사 착수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70일 정도로, 앞선 두 방법보다 준비기간이 비교적 짧다. 제주도는 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 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용수수요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무 엇보다 사업을 속히 완료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 도는 2016년 3월, 건설기술공모방식을 택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공 모하기 시작한다. 이 공모에는 국내외 해수담수화실적이 있는 기업 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편으로는 상수도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 심 사위원회에 업체 선정 평가를 의뢰해, 특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 고 선정의 공정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건설기술공모방식’은 설계를 기술공모하여 입찰자가 제시하는 안을 선정한 뒤, 실시설계와 시공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공모 발표 시, 제주도는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조건들 을 제시했다. 장래 시설 증설을 고려한 건설 계획, 변화에 대비한 수 질 강화, 도시지역 특성을 고려한 자재 선정, 안정적 상수도 공급을 위한 비상관로 설계, 사업기간 단축, 주민 친화적인 공간 제공 등이 그것이다. 특히 사업의 핵심인 ‘막’ 모듈과 관련해서는, 독과점을 방 지하고 국내 막 제조사 참여 확대를 위하여 인증기간을 유예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이러한 조건을 반영해 공모안을 제출하였고, 수많 은 논의 끝에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건설공사업체로 선정되기에 이 른다.
남은 것은 건술기술심의, 설계 경제성 검토, 사업수행 능력평 가, 일상 감사, 수도사업인가 등의 행정적 인허가 절차였다. 제주도 는 사업의 조기 착공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로 행정 절차를 단기간 에 마무리 지었다. 특히 수도사업인가업무는 본래 환경부 소관이 나, 시기 단축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로 권한을 이양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주도의 ‘적극 행정’에 힘입어 2016년 12월, 마침내 본격적 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더 걸렸더라면 자 칫 그 다음 해로 재정 집행이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관계자 들은 “건설기술공모 발주 방식과 제주도의 적극 행정이 없었더라 면 2016년에 공사를 착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본 사업 의 성공에 대한 제주도의 열망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해수담수화’는 1953년 데이비드 호킨스가 바닷물을 증발시킨 수 증기를 식수로 사용한 것이 그 시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사 막에서 군인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되기도 했다. 이 처럼 미국은 일찍이 ‘물 부족’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수담수화기술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자연환경으로 인해 늘 물이 모자란 중동지역 또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에 비하면, 국내의 해수담수화사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사업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중대형’ 규모의 RO설비가 들어서는 것은 국내 최 초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중대형 해수담수화시설에 대한 국 내 검증이 아직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제주도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RO공정 또한 수질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막 모 듈을 보호하기 위해 전처리 고정 단계를 구성했으며, 기술공모 시 에도 계획유입수질 기준을 최대한 높게 설정하여 향후 수질이 변 하더라도 일정 범위 안에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혹 여 염분 농도 수치가 크게 높아지더라도, 막을 교체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구분 | 2015 년 | 2020 년 | 2025 년 | 2030 년 |
---|---|---|---|---|
계획인구(인) | 16,970 | 23,990 | 26,960 | 30,280 |
사용량원단위(Lpcd) | 289 | 320 | 320 | 320 |
계획유수율(%) | 44 | 60 | 80 | 90 |
첨두부하율 | 1.3 | 1.3 | 1.3 | 1.3 |
최대급수원단위(Lpcd) | 854 | 693 | 520 | 462 |
생활용수량(㎥/일) | 14,500 | 16,330 | 14,020 | 13,990 |
관광용수량(㎥/일) | 410 | 930 | 1,320 | 1,460 |
용수수요량(㎥/일) | 14,910 | 17,560 | 15,340 | 15,450 |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상수도부 2017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 시설사업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중대형’ 규모의 RO설비가 들어서는 것은 국내 최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삼양3수원에 흘러들어온 물은 어떤 과정을 거 쳐 각 지역에 공급되는 것일까. 우선 집수정과 접합정을 통하여 원수조로 용천수와 해수가 유입되면, 펌프를 통하여 막여과설비 로 들어가게 된다. 막여과설비로 들어간 물은 전처리 자동여과기, 마이크로필터, RO막 여과를 거친다. 이렇게 정수된 물은 처리수 조로 옮겨가고, 가압송수펌프를 통해 도련정수장 급수구역인 신 설배수지로 이송된다. 마지막으로 이 신설배수지에서 간단한 약 품처리를 거쳐 급수구역으로 물이 공급되는 것이다.
현재 삼양3수원지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2018 년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임시가동설비를 구축했 다. 아직 공사 중이지만 비상시에 삼양3수원을 임시로 가동할 수 있 는 설비를 갖춘 것이다. 정수장 간에 비상관로를 잇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비상관로 연계가 완료되면 인근 제주시까지 물 공급 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상수도를 비상 급수할 수 있도록 임시 펌프 가압설비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삼양3수원이지만, 이제 다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만 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도 않은 이번 사업이 우수사례로 평가받는 까 닭은 무엇일까. 물론 여기에는 국내 ‘최초’의 중대형 규모 RO 설비 사업이란 이유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달려온 제주도의 갖은 노력이 숨어 있다.
건설기술공모란 다소 생소한 발주 방식을 택한 것에서부터 인허가 절차를 단기간에 마무리 하는 등의 ‘적극 행정’이 없었더라 면, 조기 재정 집행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제주도의 행 정 처리에 대한 타 지자체의 문의도 잇따랐다고 한다. 특히 강원도 속초시는 사업추진 방식과 RO 설비에 대한 견학을 실시하여, 관계 자들이 직접 제주도를 방문했다고 한다. 현재 속초시는 본 사례를 토대로 타당성 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노련함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는 환경 부와의 총사업비 변경 협의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본계획 을 수립할 당시 수도정비기본계획과 병행하여 삼화지구 용수수요 량을 검토했는데, 준공 후에도 시설용량 대비 용수수요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제주도가 공모를 발주할 때, 기업들에게 ‘장래 시설 증설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환경부와 총사업비 변경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 했으며, 올해 5월에 증설분에 대한 50억 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 할 수 있었다.
제주도가 이번 사업을 이리도 열성적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무얼까. 바로 국내 고도정수처리시설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당찬 포 부가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사업은 안정적인 공급 체계와 깨끗한 수질을 함께 추구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따 른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해 마다 갈수기가 늘어나며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여름 철 갈수기 강우량은 전년과 대비해 45.7%에 불과하다고 한다. 삼양 1·2수원도 수위가 낮아져, 제주시 전역이 급수난을 겪고 있는 실정 이다. 급기야 올해 8월, 계속된 가뭄으로 삼양1수원지는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연스레 가뭄에 비교적 영향을 적게 받 는 삼양3수원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도정수 처리시설 공사가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할 이유다.
제주도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급수난에 시달릴 것을 예상하 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한 것은 어찌 보면 ‘모험’이라 여 겨진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를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 말한다. 기 존의 상수도 체계가 이미 한계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취수원 연구 및 개발을 실 시해 수자원 체계의 다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만 앞으로 닥쳐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런 의미에서 이번 사업은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일종의 ‘물 보 장 대책’인 셈이다. 제주도의 이번 ‘모험’은 이후 수자원 체계에 어 떤 물꼬를 트게 될까. 스스로 변화의 물줄기를 만들어가는 제주도 의 해법에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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