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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지역의 인구감소가 큰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섬진강 유역의 경남 하동군에는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꽃바람이 불고 있다. 화개장터는 말끔하게 새로 단장되었고, 주민들은 집 앞 화단 가꾸기에 나섰다. 지역경관개선사업을 통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인구감소 대책 마련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풀어가고 있는 하동군 화개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 위치한 화개장터는 1945년 해방 이전까 지 우리나라 5대 시장 중 하나에 꼽힐 만큼 규모가 컸다. 전남 구례 와 경남 함양 등에 사는 인근 주민들과 지리산 화전민들은 물론 여 수와 광양에서까지 배를 타고 5일장을 찾아왔다. 각종 곡식과 채소, 산나물, 약초를 비롯하여 수산물까지 한꺼번에 거래되는 큰 시장이 었다. 해방 이후 과거의 영화는 사라졌지만, 영호남을 이어주는 화 합의 상징으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섬진강변을 따라 늘어선 십리벚꽃 길은 화개花開라는 명칭에 걸맞은 관광명소이다.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야산들에는 야생차밭 이 보인다. 하동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차나무가 재배된 곳으로, 시 기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최대의 녹차생산지라는 명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굽이굽이 꽃향기와 차 향기를 품고 있는 이곳을 신라시대 문장가 고운 최치원은 ‘호중별 유천’ 壺中別有天(호리병 속 별천지)이라고 묘사했다.
현재 화개면에는 9개 리, 20개 마을에 3,400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 고 있다. 다른 농산어촌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인구밀도는 낮은 편 이다. 사람들은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혹은 김동리의 소설 「역마」 에 등장하는 배경으로 ‘화개장터’를 기억한다. 화개면은 기억되기 만 할 뿐인 고장으로 남고 싶지는 않았다. 추억 속 지명을 지금 사람 이 사는 고장, 살고 싶은 고장으로 바꾸고 싶었다. 이를 위해 2014년 에 화개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이 시작되었다.
화개면은 3개의 도, 2개의 시, 4개의 군이 경계를 이루는 지역 에 위치해 있다. 전남·전북·경남이 경계를 이루며, 광양과 남원, 산 청과 함양, 구례, 하동이 맞닿아 있다. 화개장터에서 한눈에 보이는 섬진강 저편은 행정구역상으로 전남 구례군에 속한다. 화개면은 경 남 하동군에 속해 있지만, 지리상으로는 전남 구례군과 더 가깝다. 당연히 지역공동체를 묶어줄 수 있는 구심점이 약할 수밖에 없었 다. 지역공동체 구심점의 약화는 지역에 대한 무관심을 가중시켜 더 낙후된 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
화개면에서는 주민들의 정주환경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소재지 정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지역공동체의 활성화가 관광객 증가나 인구 유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도 사 람이고, 관광객도 사람이다.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이어야 관광객도 찾아온다.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도 마찬가지다. 살고 싶은 곳이 되 어야,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돌아온다.
화개면의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위해 하동군이 농림축산식 품부에서 지원받은 예산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속해 있다. 일 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의 기초생 활 수준을 보장하고, 도시민의 농촌 유입을 촉진하여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하동군과 같이 인구감소가 문제로 떠 오르는 농산어촌지역에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다.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한 하동군에서 사업비 확보를 위해 쏟은 노력은 남달랐다. 철 저한 준비와 계획 이외에도 눈에 띄는 점은 사업을 총괄할 조직으 로 ‘미래전략담당’ 부서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이 부서는 2017년부 터 ‘미래전략과’로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다.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이어 야 관광객도 찾아온다.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도 마찬가지다. 살고 싶은 곳이 되어야,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돌아온다.
미래전략과는 사업의 기획과 예산, 평가업무를 총괄하면서, 사업 진행시에는 건설교통과 내의 지역개발담당과 함께 사업을 실 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시스템을 통해 부서 간 업무 효 율성이 증대되고, 사업 간 연계로 예산 절감의 효과도 얻을 수 있었 다. 관 주도의 사업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예비 계획 단계부터 주민 중심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발하게 운영 되도록 하기도 했다. 하동군은 지역의 미래가 사람에 달려있고, 행 정은 주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종합정비사업이 시작된 2014년 11월, 새로 지어 영업을 하고 있던 시 장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소식을 전해들은 시간은 새벽 2시였 다. 강명숙 화개장터 상인회장은 당시의 상황을 전하는 내내 북받 치는 감정으로 목소리가 조금씩 떨렸다. 대장간과 약재상 쪽에서 시작된 불은 신 장터 점포수의 절반에 가까운 41개의 점포를 전소 시켰다. 불에 탄 점포도 점포지만, 값비싼 한약재들로 인해 피해 규 모는 1억 9천 여 만원에 달했다.
종합정비사업이 시작된 2014년 11월, 새로 지어 영 업을 하고 있던 시장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값비싼 한약재들로 인해 피해 규모는 1억 9천 여 만원에 달했다
하동군과 화개면의 담당공무원들은 예기치 못한 혼란 속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바빴다. 하동군은 먼저 재난현장 통합지휘소를 설치하여 피해 주민의 생활안정과 현장 방역 등을 지원하고, 경상 남도에 25억 원의 복구 예산을 요청하였다. 하동군의 노력에도 불 구하고 점포가 불에 탄 상인들은 당장 생계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강명숙 상인회장의 목소리를 통해 당시 상인들이 느꼈을 충격과 고통이 전해졌다. 상인들과 하동군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상인들 간에도 갈등이 커졌다.
관에서는 복구가 우선이라고 판단했으나, 상인들은 생계를 위 한 보상을 먼저 요구하였다. 군에서도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 요했고, 상인들 역시 물러설 수 없었다. 상인들은 불에 타지 않은 문 화다방에 모여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는 와 중에 화개면사무소 주차장 앞에 임시점포를 열 수 있도록 몽골텐트 몇 개가 지어졌다. 임시점포 입점 문제를 놓고도 상인들 간에 갈등 이 생겼다. 일단 임시점포에라도 입점하여 장사를 하자는 쪽과, 보 상 이전에는 장사를 할 수 없다는 쪽이 대립했다. 지역공동체를 복 원하기 위해 시작한 정비사업이었는데, 상황은 자꾸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화재사건이 언론에 알려지자, 화개장터의 명성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성금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화개장터를 사랑하는 방문객 부터 각 기관과 단체들, 기업인, 문화예술인, 지역향우회, 광양시와 공무원 등 전국에서 3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 상인들도 조금씩 양보하여 하동군의 복구 우선 입장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관과 추 진위원회, 그리고 주민들이 몇 달 간 소통과 협의를 위해 노력해 온 결실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업 계획단계부터 참여한 추진위원회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 작한 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화재사건은 자칫 어설프게 봉합될 뻔 했던 문제들을 제대로 드러내 치유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갈 등 상황에서 지속된 대화의 시간들은 서로의 입장을 귀 기울여 들 을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다. 사업을 소개하는 전상연 추진 위원장의 얼굴에서는 여유와 자부심을 담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사업을 통해 얻는 성과가 바로 지역공동체와 주민들에 대한 믿음임 을 깨닫게 해 주는 미소이다.
위기를 극복한 상인들은 장터를 운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게 되었다. 점포의 위치 선정 등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규 칙을 만들었다. 가장 공정하게 선택된 방식은 제비뽑기. 제비뽑기 는 3년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 인근 지역인 전남 광양이나 구례 주 민들에게도 점포를 배정하였다. 상인들이나 사업을 추진한 하동군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 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기도 했다.
화재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전국에서 관심이 집중되자, 성 금 이외의 지원들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개장터’라는 노래로 유 명해진 가수 조영남은 화개면에 갤러리 겸 카페를 열기로 했다. 조 영남갤러리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속 배경을 재현한 ‘옥화주막’과 함께 관광객을 즐겁게 하는 지역의 색다른 볼거리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 얼마든지 기회로 삼을 수 있음을 화 개장터 화재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원래 화개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은 지역민의 정주환경 개선을 목 표로 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전기시설을 땅 속에 묻는 소재지 ‘지 중화사업’을 꼽을 수 있다. 지중화사업을 시행하는 이유는 거리의 미관과 시민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지중화사업이 시행된 이후 화개 면 소재지의 인도와 각 점포들 사이에는 화단이 만들어졌다. 정비 사업의 일환이었다.
관에서 주도한 정비사업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보통 여기 까지다. 각 점포 앞의 인도를 지속적으로 청소하고 화단을 가꾸는 문제는 주민의 자발성과 역량이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화개면 소재지에 점포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자발성과 역량 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인도는 깔끔하게 청소되어 있고, 점포와 인 도 사이에 위치한 화단의 꽃들도 잘 관리되고 있다. 거리정비사업 의 효과가 주민의 정주환경 개선과 관광객 유치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촉발된 주민들의 자발성과 역량은 다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로 이어진다. 거리정비는 몇몇 주민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이웃한 주민들과의 소통과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부분은 사업의 시행을 맡았던 김한기 건설교통과장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 이기도 하다. 새로 정비된 화개장터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구 장터 의 활기가 떨어질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민들이 지중 화사업과 거리정비사업의 효과를 신뢰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도 높아졌고, 관 에서도 더욱 자신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복구된 화개장터의 수입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강명숙 상인회장 의 얼굴은 밝지만은 않았다. 구 장터의 상인들 경우에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했다. 장터는 복구되었지만, 수입은 이전 수준으로 회 복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상인들이 관의 행정에 불만을 제기하거 나, 불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인들은 수입 문제를 침체된 경기 탓으로 돌렸다. 실제로 관광객의 수 자체는 늘었다고 했다. 관 광객이 찾아오기는 하나 돈을 쓰지 않는 문제를 관의 행정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상인회장의 말은 위기를 함께 겪으며 사업을 진 행해온 관에 대한 깊어진 신뢰를 드러내고 있었다.
관에 대한 신뢰는 다시 상인들의 자발성과 역량 강화 의지로 이어졌다. 상인회는 화개장터의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골몰하고 있었다. 일단 관광객 수가 늘고 있고,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 기대를 걸 만 했다. 지역 특산물로만 한정된 품목 문제 가 거론되기도 했다. 품목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화개장터에서만 접할 수 있는 컨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이 야기도 나왔다. 상인회장은 이런 고민들을 현실화하기 위해 현재 상인회가 주축이 되는 주식회사 법인체를 구상중이라고 전했다.
누구보다 부지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여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함이었다
정비사업을 실행한 김한기 건설교통과장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 득하다. 주민의 신뢰를 받으며 자신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공무 원의 얼굴이다. 업무의 특성상 김한기 과장은 지역의 지리와 부동 산 문제에 민감하다. 하동군은 평평한 땅이 거의 없고, 대부분 임야지역이라 건설 부지를 마련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 장터 부지 를 마련하는 문제와 장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 부지 를 마련하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한기 과장은 누구보다 부지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 다.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여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는 일을 막 기 위함이었다. 섬진강 유역에는 심각한 수해를 입고 방치된 땅들 이 간혹 있었는데, 그런 땅들을 몇 해 전부터 가능한 싸게 사들였다. 지역의 지리와 부동산 정보를 잘 알고, 부지를 알아보는 감각과 사 업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장터 이전 부지와 주 차장 부지, 그리고 앞으로 건설예정인 주민편의시설 다향문화센터 부지가 그렇게 확보되었다.
김한기 과장은 부지 확보 이야기 끝에, 평당 25만원 꼴에 사들인 그 부지들이 지금은 평당 100만 원 이상으로 올랐다는 말을 농담처럼 덧붙인다. 부지가 확보되지 못했다면 사업의 추진 자체가 불투명했으 리라는 예상은 농담이 아니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다. 긴 안목을 가지고 적지 않은 비용을 집행하면서 사업을 해 나가는 일은 공무원의 행정능력과 감각을 드러내준다. 한편으로는 주민들의 신뢰 가 자부심이 되어 공무원의 행정능력에 자신감을 부여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동군과 화개면은 아스라한 추억 속의 먼 이상향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지금 사람이 살고 있는 곳, 살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 노 력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는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도시를 떠나 유입된 인구가 정착하여 생활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나 시설 등의 보완·정비가 필요 하다. 지역공동체가 폐쇄적인 분위기를 띠지 않고, 개방적인 에너 지를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도 마찬가지다.
화개면은 최근 인구의 증가와 귀촌으로 새로운 활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가탄마을의 경우 귀농·귀촌인이 43명에 이르는데, 마 을 전체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화개면 전체 귀농·귀촌 인 비율인 10%를 훨씬 상회한다. 2015년부터 가탄마을에서는 마을 어른들과 귀농·귀촌인들이 서로 번갈아가며 식사를 대접하면서 우애를 다지고 있다. 식사를 대접하면서 감사를 표하는데, 표면상 의 감사가 아닌 서로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인구가 감소하는 동시에 고령화되는 문제는 모든 농산어촌 지역에서 매우 심각하다. 이에 비해 화개면의 중심지마을에서는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인구가 크게 줄지 않으면서, 50대에서 65세 이하의 장년층 인구가 증가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연령 대와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사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만 큼 지역공동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이유 가 될 수 있다.
출처 : 하동군 미래전략과
화개 면 인구수의 변화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가구 수에 있다. 2012년부터 화개 중심지 마을의 가구 수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 다. 하동군과 화개면은 유입된 귀농·귀촌인구가 삶의 터전을 잡고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중화사업처럼 도시에서 나 시행할 법한 거리미관과 주민 편의를 위한 사업을 추진한 이유 도 이런 노력에 포함된다. 이전에 관에서 추진했던 대규모 건설사 업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다면, 현재 추진 중인 다향문화센터는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편의시설이다.
기껏 인구가 유입되어도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미흡하다면 언 제든 인구는 다시 감소할 수 있다. 인구 감소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거주 환경에 대한 불만족이다. 살고 싶은 곳을 만들지 못하면 누군 가 찾아오기를 기대할 수 없다. 하동군은 의료복지 등 주민의 기본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제도적 도움을 준비 중이다. 현재 원격의료체계 구축과 같은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화개면 소재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면사무소, 보건지소, 파출소 등의 행정기 관들을 한데 모아 ‘화개복합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도 추진 중이 다. 주민을 위한 광장과 공원, 체육시설 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공사 가 진척되어 있는 상태이다.
주민들의 복지와 함께 생계에 대한 문제 역시 함께 고민한다. 화개면은 2016년 3월 ‘화개면 무농약지구 선포식’을 개최했다. 환경 보호와 함께 화개지역의 녹차를 안전한 농산물로 차별화하여 상품 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었다. 지역을 청정하게 가꾸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관광이나 농업 등 경제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정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하동군은 사업을 추진할 때 다른 무엇보다 주민들의 생각과 생활양식이 행정의 근거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 고 있다. 확신의 배경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얻은 주민들과의 합의와 신뢰에 있다. 강화된 주민들의 자발성과 역량을 통해 주민 주 도 사업이 더 확산될 거라는 믿음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민의 거주만 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농산어촌 인구감 소라는 문제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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