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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과 예술의 화본마을에 농촌중심지 기능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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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 문화자원을 다수 보유한 마을 특성을 테마로 문화관광 콘텐츠화 / 기존 사업과 통일성 있는 문화공간 조성으로 면소재지 거점 기능 활성화 / 기 조직 운영위원회와 면소재지 추진위원회의 역할 분담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 / 주민 주도적 문화생산 활동으로 주민 화합 및 역량 강화 / 각종 관람 및 체험시설 운영으로 지역민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
    • hadong 경상북도 군위군
      •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
      • 포괄보조사업명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 내역사업명기초생활기반확충, 지역경관개선, 지역역량강화
      연계협력 우수
      추억과 예술의
      화본마을에
      농촌중심지
      기능을 강화
      성공포인트
      • 근현대 문화자원을 다수 보유한 마을 특성을 테마로 문화관광 콘텐츠화
      • 기존 사업과 통일성 있는 문화공간 조성으로 면소재지 거점 기능 활성화
      • 기 조직 운영위원회와 면소재지 추진위원회의 역할 분담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
      • 주민 주도적 문화생산 활동으로 주민 화합 및 역량 강화
      • 각종 관람 및 체험시설 운영으로 지역민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

      화본마을에는 콘텐츠 부자들이 산다

      경북 군위에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시골 간이역이 하나 있다. 그 이름마저도 정겨운 화본역. 역에서 나오면 한적하고 아담한 시골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이 주말이면 수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되돌아가고픈 유년 시절이, 그리운 추억의 시간이 현재로 소환돼 가슴 설레는 여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군위군 산성면에 위치한 화본마을은 경상북도에서도 오지에 속하 는 곳이다. 1930년대 일제가 우리나라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중앙 선을 건설하며 이곳에 화본역이 들어섰다. 지금도 화본역에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역사 건물과 동화 ‘라푼젤’에서 본 듯한 급수탑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제는 하루에 열차가 여섯 번 밖에 정차하지 않 는 간이역에 불과하지만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화본역은 ‘네 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화본역이 주목을 받자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 휑했던 마을 도 활기를 되찾았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오래된 증기기관차용 급수 탑과 정미소, 방앗간, 구멍가게 등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마 을곳곳을 ‘추억’과 ‘향수’를 덧입혀 재정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폐교 는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라는 이름을 단 추억의 테마 박물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만화방과 연탄가게, 극장과 이발소 등 60~70년 대 풍경이 재현돼 유년의 향수를 자극하고, 분홍 소시지와 계란 프라이가 든 추억의 양은도시락과 연탄불에 구워먹는 옛날 간식은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행복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추 억의 콘텐츠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K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 2 일’ 등 다수의 매체에 소개되었고, 화본마을의 인기는 날로 상승해 한해 평균 15만 명이 방문하는 경쟁력 있는 마을로 거듭났다.

      화본마을 전경

      2015년 화본마을 수입현황 및 지출내역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근대역사문화 관광 1번지를 꿈꾸다

      전체 주민이 25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마을인 화본마을. 그런데 이 작은마을이 매년 큰 일을 해내고 있다. ‘2014 우수마을기업 경진 대회’에서 전국 1,258개의 마을기업을 제치고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더니 2015년에는 ‘제2회 경북도 행복마을콘테스트’ 대상을 차지한데 이어 중앙 콘테스트에서는 장관상을 수상했다. 화본마을 본래의 근대 관광자원을 잘 보존하고 활용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 다 마을 주민과 윤진기 마을 운영위원장의 열정과 헌신이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올해 나이 72세에 노익장을 과시하는 윤진기 운영위원 장은,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가 2009년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기 전부터 산성면 명예면장으로 10년 동안이나 활 동해, 누구보다 산성면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만큼 마을 주민과의 신뢰도 두텁다. 마을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화 본마을 운영위원장 직책을 맡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그가 잘 나가던 사업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는 단순했다. “내 고향은 내가 살리겠다”는 것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게 우리 화본마을입니다. 저도 여기서 유년 시절을 보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 가더니 마을이 한산하고 썰렁해지더라고요. 이러다 내 고향 잃겠다 싶었죠. 그래서 남아있는 사람들과 자비를 털어 마을 살리기 프로 젝트를 실행했습니다. 우리 마을 최고의 무기가 뭔 줄 아세요? 바로 사람 냄새, 정입니다. 찾아오신 분들에게 따뜻한 온기 한 움큼씩 내 드렸더니 그걸 또 동네방네 소문을 내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정감이 넘치고 주민 한분, 한분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동네를 만드는 게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화본역과 기차

      ‘2014 우수마을기업 경진 대회’에서 전국 1,258개 의 마을기업을 제치고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더니 2015년에는 ‘제2회 경북도 행복마을 콘테스트’ 대상을 차지한데 이어 중앙 콘테스트에서는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마을 주민의 화합’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다. 영농조합법인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한다. 마을 수익은 마을의 모든 주민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운 영철학이다. 이로 인해 마을 일과 관련해서는 모든 주민들이 적극 적이다. 환경미화나 주차관리 등 일손이 필요할 때면, 주민들이 푸 른 앞치마를 입고 ‘무적의 화본마을 녹색군단’으로 변신해 척척 해 결한다. 하지만 이러한 화본마을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근대를 테 마로 한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유사 콘텐츠 시설이 타 지자체에도 우후죽순 생겨나 화본마을의 경쟁력이 약화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윤진기 운영위원장은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의 필요성 을 피력했다. 그동안 화본역을 중심으로 인근에만 근대 테마 관광 상품을 개발해 왔다면, 면소재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마을 전체 를 하나의 근대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화본마을이 있는 군위군 산성면은 지리적으로 삼존석굴과 한 밤마을, 인각사, 군위댐, 산촌생태마을, 김수환 추기경 생가 등과 가 까워 둘러볼 곳이 많은 곳이에요. 또 면소재지 안에 고인돌 유적지며 옛 경찰서 등이 있어 기존 관광 자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 일 수 있는 자원들도 많고요. 일반적으로 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현재는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으로 명칭이 변경)이라고 하면 주 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초생활 시설 확충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관광 프로그램으로 연계·확대시 킬 계획까지 세운 거죠. 그래서 군 관계자들을 만났다 하면 뇌리에 박히도록 계속 강조했어요. 우리 마을이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면소 재지 종합정비사업이 필수라고요.”

      윤진기 운영위원장과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의 끈질긴 설득은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대상으로 한 ‘2014년 일반농산어촌 개발사업’ 신규 사업 결의로 이어졌다.

      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고려한 면소재지 정비사업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 대상 설문조사와 자 문 회의 가 개최됐다. 당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된 것은 주차 공간 확 보와 도로 정비, 기존 복지회관 리모델링에 관한 것이었다. 주말이 면 2천여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데,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어 쩔 수 없이 면소재지의 중심가로에도 주차를 허용했다. 그러나 농촌 의 작은 중심지이다보니 차도는 왕복 2개 차선으로 차량이 한 대라 도 정차해 있으면 교통소통에 장애가 발생하고, 보도 역시 협소하여 겨우 한사람이 지날 수 있는 정도이다. 주민과 관광객이 갈등을 빚 는 가장 큰 이유였다. 산성면에는 폐교가 세 곳 있었다. 이미 한 곳 은 기독교 재단이 매입해 교회로 사용 중이었고 다른 한 곳은 테마 박물관(엄마 아빠 어릴 적에)으로, 또 다른 한 곳은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시 방편인 만큼,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많은 차량을 수용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만큼 주차 시설과 도로 정비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한편, 복 지회관 역시 낙후되어 주민들의 이용률이 낮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할 경우, 주민 회의 및 교육·문화 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고 화본마을의 삼국유사 설화와 연 결지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 및 문화 프로그램에 연계시킬 수 있으니 여러모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본마을과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연계사업

      사업명 소관부처 사업내용
      화본역 그린스테이션 조성사업 문화체육관광부/ 코레일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 사업기간 : 2010~2013년(1,960백만원)
      · 사업내용 : 역사리모델링, 주차장 조성
      2011년 테마 체험관광 자원개발사업 경상북도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826-1(산성중학교)
      · 사업기간 : 2011년(333만원)
      · 사업내용 : 추억박물관 조성
      지역밀착형 관광개발 사업 경상북도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 사업기간 : 2010~2011년(350백만원)
      · 사업내용 : 기차카폐, 숙직실리모델링 등
      추억이 머무르는 화본 마을 관광체험장 조성 경상북도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 사업기간 : 2010~2013년(1,960백만원)
      · 사업내용 : 역사리모델링, 주차장 조성
      화본나들이 체험장 조성사업 군위군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일원
      · 사업기간 : 2010~2013년(300백만원)
      · 사업내용 : 역사리모델링, 주차장 조성
      삼국유사 배움터, 화본마을 국토 교통부 · 위치 : 산성면 화본리 868-2 (구. 산성초등학교)
      · 사업기간 : 2018~2020년(3년)
      · 사업내용 : 어울림센터, 다목적공원, 캠핑팜, 주차장 등
      · 총사업비 : 20억원(국비)
      * 2017년 국토부 지역맞춤형지원 공모사업으로 추진중에 있으며 현재 1차 서류심사 통과 후 2차 현장평가 등을 앞두고 있음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이처럼 사업 신청을 위한 예비 계획 수립 시, 기존 화본마을 사 업을 더 활성화시키고 원주민과 관광객 입장을 모두 고려한 사업 방 향을 설정한 결과, 2014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의 신규 내역사업 으로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때부 터 세부 사업 계획에 대한 군과 주민 간에 열띤 토론과 협의가 펼쳐 졌다. 먼저 자문회의에 이어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했다. “기존 복지회관이 오래되어 단체 행사나 회의 장소가 나오지 않으니 신축도 고려해 봐야 한다.”, “산성면은 주민들이 야외에서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 야외공원이 하나 설치되면 주민도 좋고, 주말 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터나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공간 활용이 높을 것이다.”, “중심 도로를 확장할 경우에는 상가나 주택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기존 도로 폭을 유지하면서 도로를 정비했 으면 좋겠다.” 등의 다양한 주민 의견과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과정 을 거쳐 기존 예비계획서 상의 세부 사업계획이 수정되었고, 15명으 로 구성된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추진위원회도 발족됐다.

      산성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사업투자현황

      구 분 사업내용 ‘16년 까지 ‘17 ‘18
        7,000 2,145 3,821 1,034
      기초생활기반 주민복지회관, 중심도로포장, 고인돌쉼터, 산성치안쉼터 3,586 1,002 2,116 468
      지역경관개선 테마가로공원, 낮은 울타리공원, 상가간판 정비 등 2,165 502 1,248 415
      지역역량강화 주민교육, 관광프로그램 개발, 지역발전컨설팅, 홍보마케팅, 마을운영지원, 설계비, 감리비 등 1,249 641 457 151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운영위와 추진위, 우리는 영원한 운명공동체

      운영위원장 윤진기

      수년 간 사업 내공을 쌓아 온 화본마을운영 위원회에게는 산성면과 화본마을을 잇는 콘텐츠 제공과 마을 운영 노하우 전수 등의 소프트웨어 사 업을, 추진위원회에게는 인프라 조성 및 지역경관 개선 등의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을 맡도록 한 것이다

      “아이고~ 형님”, “아이고~ 동생!” 윤진기 운영위원장과 산성면소재 지 종합정비사업의 현우기 추진위원장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다. 윤진기 운영위원장은 윗대부터 4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마을을 지 키고 있으며, 여섯 살 많은 현우기 추진위원장은 산성면에 이주해 온지 70년이 된 터줏대감이다. 그 역시 추진위원장 선출 당시, 주민 들의 만장일치로 지금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동안 윤진기 운영위 원장의 일도 숱하게 거들어 화본마을 사업 현황도 훤히 꿰고 있다. 그런데 호형호제하던 이들 사이에 한동안 냉기가 흘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운영위원회와 추진위원회 사이에 일종의 ‘주도권 다툼’이 전 개된 탓이다. 사업 초반, 역할 분담이 분명치 않아 생긴 갈등이었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가 앞서 사업을 주도했었기 때문에 신규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계속 관여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추진위원회 입장에서는 이것이 간섭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간섭과 관심의 차이는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고 했던가. 받아 들이는 쪽에서 흐뭇해하고 좋아하면 관심, 기분 나빠하거나 화내 면 간섭이 되는 법이다. 이처럼 화합해야 할 두 조직이 때 아닌 ‘기 싸움’을 벌이자 군과 한국농어촌공사가 중재에 나섰다. 수년 간 사 업 내공을 쌓아 온 화본마을운영위원회에게는 산성면과 화본마을 을 잇는 콘텐츠 제공과 마을 운영 노하우 전수 등의 소프트웨어 사 업을, 추진위원회에게는 인프라 조성 및 지역경관 개선 등의 하드 웨어 위주의 사업을 맡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운영위원회와 추진위원회의 불협화음이 어느 정도 일 단락되자 운영위원회는 환경미화 운영방식을 비롯해 마을 회의에 서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 등을 추진위원회에 전수했다. 추 진위원회는 시설 조성에 있어 화본마을의 기존 콘텐츠와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과 사업의 통일성을 저해하는 사안 등은 없는지 운영위원회를 통해 확인했다. 이때 운영위원회와 추진위원회를 오고가 며 신속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박택관 이장이다. 그는 화본 1리 이장으로, 추진위원회 간사인 동시에 운영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민과 주민을 연결 짓고, 위 원회 간에 갈등을 봉합하고 주요 사안을 협의하는 소통 창구 역할 을 맡아준 것이다. 화합의 장으로 들어선 마을은 “하나의 커다란 근 대 테마 관광단지로 만들어 살기 좋은 마을로 성장시키겠다”는 윤 진기 위원장의 말처럼, 사업과 사업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연 결됨에 따라 그 야심찬 소망이 현실화되는 중이다.

      삼국유사 화본마을 조직도

      출처 : 군위군 미래전략추진단

      삼국유사 이바구극단

      토요일 밤의 열기, 주민화합을 이끈다

      매주 토요일 밤이면,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 박물관에서 호 통 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기도 하고,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다 갑자기 신명나는 노랫소리가 들려 어리둥 절하게 만든다. 알고 보니 ‘삼국유사 이바구극단’ 단원들이 모여 공연을 연습하는 중이다.

      군위군은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린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이 말년에 삼국유사를 편찬했던 집필지가 바로 군위군의 인 각사였기 때문이다. 화본마을을 비롯해 군위군 곳곳에서 삼국유 사 관련 조형물과 벽화를 쉽게 접하게 되는 이유기도 하다. 군위 군은 대표적인 역사자원인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이 해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정착할 수 있 도록 작년부터 ‘삼국유사 이바구극단’을 양성하고 있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방언으로, 이바구극단 단원이 되면 연기를 배워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군위군 주민이면 누구나 극단 단원이 될 수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것이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였다. 마을 주민들이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 서 주민 간에 교류의 폭도 넓히고, 향후 마을 축제나 관광 프로그 램과도 연계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바구극단은 자연스레 화본마을이 중심이 되어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이바구극단의 특징이라면, 단원의 평균 연령이 다른 극단보 다 무척 높다는 점이다. 단원의 80%가 초고령 마을인 화본마을 어르신들인지라 평균 나이가 60세를 훌쩍 넘는다. 최고령 단원의 나이는 곧 여든을 앞두고 있다. 물론 소수이긴 하지만 30~40대의 젊은 단원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부모님 세대이자, 할머니, 할아 버지와도 같은 어르신 단원들이 연기 수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 조 역할을 자처한다. 그 중에는 다섯 남매를 둔 30대 중반의 다둥 이 엄마도 있다. 읍내에서 차를 타고 30분이나 걸려 화본마을까 지 와야 하지만, 매주 토요일을 언제나 기다린다고 한다. 어르신 들이 휴식시간에 짬짬이 해주는 옛날 이야기나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지혜를 듣는 것도 즐겁고, 무대에 서면 더 이상 엄마가 아닌 자신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단다. 자신감과 자 존감이 재정비되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도 극단에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이바구극단 소속 최연소 배우 의 탄생이 곧 임박한 셈이다.

      내 가족, 내 이웃이 출연 하는 작품이라 다른 공연보다 관심도 높아 이만한 홍보 효과도 없다. 그래서 ‘삼국유사 이바구극단’은 마을 주민들의 단결과 협동심 을 더욱 굳건히 해주는 동시에, 화본마을과 그 주변 일대를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즐거운 이가 어디 한 사람 뿐이겠는가. 행인 1, 2 역할을 맡 았더라도 무대에 서는 기쁨은 크다.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가 족은 알아봐주는 법. 자식들을 비롯해 손자 손녀들이 공연을 보 러 와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무대에 나왔다고 자랑하고 박 수를 친다. 괜히 기분이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그 맛에 무대에 선 다는 어르신도 있다. 또한 내 가족, 내 이웃이 출연하는 작품이라 다른 공연보다 관심도 높아 이만한 홍보 효과도 없다. 그래서 ‘삼 국유사 이바구극단’은 마을 주민들의 단결과 협동심을 더욱 굳건히 해주는 동시에, 화본마을과 그 주변 일대를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바쁜 농사철에도 어김없이 토요일이면 모이는 것은 공연 이 주는 힘을 제대로 맛봤기 때문이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는 앞으로도 주 민 주도적 문화생산 활동에 기꺼이 참여해 마을 콘텐츠를 확장시 키고 주민들의 역량도 강화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면소재지가 정 비되면 야외공연장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연기력을 뽐낼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 2회나 뮤지컬 공연을 선보인 경력도 있어 잘해낼 자신도 있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많아 늘 바쁜 화본마을이다.

      화본마을 녹색군단은 행복전도사들

      “할머니 저는 별을 아주 아주 크게 만들어 주세요”, “할머니 포켓몬 도 만들 수 있어요?” 달고나 앞에 앉은 아이들의 요구사항은 꽤나 까다롭다. 자꾸 할머니의 능력 밖에 일을 해달라고 조른다. 할머니 는 자신이 그것을 못 만들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뭔가 해주고 싶은마음에 재차 묻는다. “그게 뭔데?” 곧 아이들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 진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테마 박물관에서 주말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녹색 조끼와 앞치마를 두른 할아버지, 할머니 봉사단은 테마 박물관에서 달고나를 만들기도 하고, “옛날에는 말입니다.”로 시작 하는 안내 멘트로 60~70년대 과거의 시간을 여는 안내자가 되기도 한다. 교통 안내 및 안전관리도 그들의 몫이다. 관광객들이 필요로 할 때면 어디선가 그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길 안내며 불편사항을 처리해 ‘무적의 화본마을 녹색군단’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일당 5만 원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자식 같고 손주 같은 이들이 “할머니, 할 아버지” 하고 부르니 단순한 일꾼이 아닌 그들의 아버지가 되고 할 머니가 된다.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온 부모 입장에서도 옛날 시골 집에서 느꼈던 그 정감어린 풍경들이 어르신들을 통해 펼쳐지니 자 신 역시 그 시절의 아이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녹색군단(환경미화)

      화본마을 녹색군단은, 마을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화본마 을 운영위원회가 2013년에 조직했다. 화본마을 운영위원회 위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녹색군단 정회원은 현재 45명 정도로, 마을축제와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면 그 인원은 주민 자율 참여로 크게 늘기도 한다. 한편, 녹색군단 회원이 되면 한 달에 한 번 매월 첫째주 토요 일에 열리는 마을 정기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이때 윤진기 운영위 원장이 직접 녹색군단 친절교육에 나선다.

      “여러분, 지난 번 김장축제 때 보니까 한 가족이 김치 속을 너무 많 이 넣는다고 타박하시던데 그러지 마세요. 우리 김치 속 가지고 가 서 깍두기 담그면 그렇게 맛있다고 합니다. 그 또한 고향에 대한 향 수와 추억을 가져가는 것인데, 우리 인색하지 맙시다. 시골 인심을 지키는 게 또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윤진기 운영위원장이 녹색군단에게 누차 강조하는 것이 진정성이 다. 겉모습만 그럴싸한 시골마을이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 정서를 담아 사람들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맞 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화본마을의 현재 목표는 2020년까지 관광객 50만 명을 유치하고 20억 원의 소득을 올려 1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윤진기 운영위원장은 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시설들이 아직 완공되지 않아 현재는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없지만, 기존 화본마을 콘텐츠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 장담한다. 그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무한도전, 무한투자 로 ‘행복마을 화본’으로 발돋움해 행복 전도사가 되는 화본마을의 미래 그림도 일찌감치 그려 놓았다.

      흔히 추억도 돈 주고 사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돈을 기 꺼이 내서라도 사고 싶은 추억이 있는 마을, 그게 바로 화본마을이 다. 면소재지가 정비되면 얼마나 더 큰 추억들이 우리를 뜨겁게 반 겨줄까? 잊고 지내던 시골의 추억과 경험하지 못한 시골 생활을 찾 녹색군단(환경미화) 아 우린 그곳으로 행복한 시간 여행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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