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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골제 부근에 있는 두 개의 용추에는 각각 백룡과 청룡이 살고 있었다. 백룡은 성질이 착했지만 청룡은 심술궂어서 때때로 성을 내며 둑을 무너뜨리곤 했다.’ 벽골제에 얽힌 청룡설화의 도입부이다. 1700년 전 전설 속 두 마리 용은 그러나 여전히 벽골제 한쪽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제는 저수지가 아닌 권역을 살리기 위해서다.
신라 원성왕 때, 보수공사를 위해 벽골제에 파견된 기술자 원덕량. 그를 본 김제 태수의 딸 단야낭자는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원덕량 은 이미 다른 여인을 사랑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수는 원 덕량의 연인을 벽골제의 제물로 바치려는 계략을 세운다. 그러나 단야낭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벽 골제의 제물이 되고 만다.
단야낭자의 슬픈 설화는 백제 때 축조된 벽골제가 신라시대 에도 이미 보수공사가 필요할 만큼 오래된 건축물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낭자의 희생이 고귀한 까닭은 당시엔 김제를 중심으로 주변 7개의 주가 벽골제에 의지해 농사를 짓고 물을 마시며 살아가 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이 많은 한반도에서 드넓은 평야를 가진 김 제 땅이 얼마나 귀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들녘끝은 아슴하게 멀었다. 그 가이없이 넓은 들의 끝과 끝은 눈길이 닿지 않아 마치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 싶었다. 그 푸르름 속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채 멀고 작은 점으로 찍혀 있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 랑』. 일제강점기, 민족의 한(恨)을 풀어가는 긴 이야기는 아이러니 하게도 풍요롭고 드넓은 김제만경에서 시작된다.
소설을 기념하기 위해 김제시에서는 2003년 5월 조정래 아리 랑 문학관을 개관했다. 2011년 개관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도 멀 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 권역은 벽골제 단지에서 역사를 배우고 아리랑 문학관에서 문학을 배운 뒤 농업과 생명까지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주민들에겐 이 모든 변화가 강 건너 불구경 같았다. 비옥한 땅과 드넓은 평야가 삶을 해 결해주던 시절은 까마득한 옛날이었고, 벽골제가 든든한 저수지 역 할을 하던 시절도 호랑이 담배 필 적 이야기였다. 길고 화려한 역사 를 가진 벽골제 권역은 이제 늙고 무기력한 평범한 농촌마을이 되 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9년, 아직 찬바람이 불 던 3월이었다. 이장협의회의에서 오간 논의를 계기로, 사람들은 벽 골제가 권역을 발전시키는 에너지를 길어 올리는 소중한 문화적 자 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이장협의회장이던 송 명용 씨는 이후 오랜 시간 사업을 이끌며 벽골제마을 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송씨는 이후 6개월 간 부량면장과 면 사무소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마을사람들을 북돋우며 사 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짧은 준비기간과 경험부족 탓에 그해 사업 은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포기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처음 사업 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주민들은 목전에서의 탈락을 경험하며 “조금만 더 하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기대감 과 희망을 배우게 되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쓴잔을 마셨고 마침내, 2011년 11월 마침내 벽골제를 중심으로 한 8개 마을이 권역사업 지 원에 선정되면서 벽골제 권역은 긴 역사를 다시 쓸 기회를 손에 잡 게 된다.
구분 | 사업명 | 사업기간 | 사업비(백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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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5,300 | |||
H/W | 기초생활 | (1단계) 농기계보관창고 | 2013~2015 | 270 |
(2단계) 커뮤니티센터 | 2015~2016 | 970 | ||
(2단계) 마을쉼터 | 2016~2017 | 453 | ||
소득증대 | (1단계) 사계절체험장 | 2013~2015 | 1,722 | |
(2단계) 곤충체험장 | 2016 | 504 | ||
경관개선 | (1단계) 마을경관정비 | 2015 | 165 | |
S/W | 지역역량강화 | 교육, 홍보마케팅, 정보화, 컨설팅 | 2012~2016 | 550 |
기타 | 부대비 등 | 자재대, 용지매수비, 측량비 등 | 2012~2016 | 666 |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탈락을 경험하며 “조금만 더 하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기대감 과 희망을 배우게 되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쓴잔을 마셨고 마침내, 2011년 11월 마침내 벽골제를 중심으로 한 8개 마을이 권역사업 지 원에 선정되면서 벽골제 권역은 긴 역사를 다시 쓸 기회를 손에 잡 게 된다.
커다란 사업의 밑그림은 벽골제를 중심으로 인근 1Km 이내에 있 는 8개 마을이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를 짓는 일이었다. 벽 골제와 아리랑 문학관, 청소년농생명센터와 같은 기존 문화자원 들과 인접하면서도 8개 마을의 중심이 되는 곳이 이상적인 사업지 로 여겨졌다. 그러나 김제평야는 농업진흥구역인 까닭에 농사이외 의 활동에 각종 제한이 따른다. 처음 시행 예정 사업부지 면적이었 던 4,000㎡는 쉽사리 허가가 떨어지기 어려웠으므로, 아쉬운 대로 3,000㎡ 미만으로 면적을 줄였고, 15일 만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초반의 지체는 멀리 보면 오히려 기반을 단단히 다질 수 있 게 한 계기였다. 추진위원회는 34회가 넘는 회의를 거치며 벽골 제 권역만의 성격을 고민했고, 섬세하게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나 갈 수 있었다. ‘생동 있는 마을, 활력 있는 마을, 수확하는 마을, 역 량 있는 마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벽골제 권역에는 못 보던 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건물을 지어놓고 주민 사업을 꾸려가는 순서가 아니라 주민 들의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가 며 사업이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중 기초생활 부분에서 가장 먼저 설치된 것은 농기계보관창고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교육과 컨설팅 등 지역역량강화 역시 건물들을 올리기 전인 2012년도에 이미 시행되었으며, 이는 하드웨어 진행 이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했기 때문이다.
벽골제 권역의 사업주체는 크게 네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적 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김제시’, 위탁 시행하며 공사를 감독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농어촌공사’, 권역 간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사업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권역위원회’, 그리고 권역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과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외부전문가’들이다. 이 중 농어촌공사는 초기 주민 교육부터 각종 시설까지 사업의 전체 과정에 관여했다. 농어촌공사의 부진국 과 장은 사업주체들이 진행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주 민’이었다고 말한다.
“저희가 할 일은 주민들께 길을 열어주고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부터 예산 회계 분야의 투명성을 가장 신 경 썼어요.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운영하실 수 있도록 하는데 중 점을 뒀죠.”
사업 운영자들의 끊임없는 배려로 마을 주민들은 사업 초기 권역 통합법인인『벽골제마을(주)』을 설립하였다. 주민들을 포함하여 다 양한 사람들의 출자로 이루어진 주식회사는 2012년 사업이 시작되 고 2013년 2월까지 44명에게서 7,070만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법인 은, 두 번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벽골제 권역의 성과 라고 할 수 있다. 500만원부터 10만원까지, 사연도 동기도 다양한 출자금을 불려나가기 위해 주민들은 시설이 마련된 이후에도 사업 에 지속적으로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자립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사업이 잘되 면서 여기저기서 투자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벽골제 권역의 투명한 운영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주식회사는 운영부분(대표이사, 사무장, 총무) 3명과 사업 관리부분(관리, 서비스, 체험, 홍보) 8명에 의해 조직적으로 운영되 고 있다. 마을의 리더역할을 하기도 하는 이들 운영위원들이 무엇 보다 중시하는 것은 ‘투명성’이다. 이를 위해 애초에 법인을 ‘권역법 인’과 ‘소득법인’으로 분리해 운영했다. 투명성을 관리하고 감독하 는 일은 사업 총괄인 김제시가 담당하고 있다. 김제시-권역법인-소 득법인은 운영 협정을 맺고 매 분기마다 관리감독을 시행하며 투명 한 운영을 유지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벽골제 마을』 주식회사가 중요한 까닭은 벽골제 권역 사업 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이들은 주 민들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를 지켜가기 위해서도 치밀한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렇다면 이를 가능하게 한 디테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부진국 과장에게 운영과정에 대해 묻자 뜻밖의 대 답이 돌아온다. “항상 돌아보면 정도를 가는 것이 답인 것 같더라구 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안에서 일을 진행했습니다.” 모범답안을 제출한 학생치고는, 너무 겸손한 대답이 아닐 수 없다.
사람 일과 마찬가지로 사업에 있어서도 ‘질투’는 잘되는 사업에 대 한 보이지 않는 독이다. 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평야의 인심(人心) 때문인지 김제 사람들은 영리하게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었다.
“벽골제에 8개 마을에서 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혜택은 그 이웃 마을까지 돌아가고 있습니다. 특혜 받는다는 생각이 전혀 없을 수 는 없겠지만, 그보다는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김제시청 건설과의 주덕 주무관은 8년 동안 가장 변한 것으로 주민 들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리더들의 역량을 꼽는다.
“해외 선진지 견학, 국내 선진지 견학, 갈등관리교육 등 사업초기부 터 주민교육에 힘을 실었지요. 처음 설비진행하기 전부터 우리 마 을에 어떤 사업이 좋을지를 주민회의를 통해 선정했어요. 그러고 나서 사업이 타당한지 시와 협의했죠.”
사업담당자들은 면사무소에서 회의가 열리면 주민들이 농사일도 덮어놓고 모여서 토의하고 상의하는 귀한 풍경을 볼 수 있다고 주 덕 주무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른 사업들을 다녀보면 당사자들만 오는 경우도 많아요. 위원 분 들도 형식적으로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벽골제 권역 은 좀 달라요. 가보면 실제로 참여해서 공동체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거든요. 대충 명의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공동체 대표로서의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었고, 역량도 강화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2009년 처음 사업을 추진하고 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김제 평야의 황금물결은 한결 같았다. 그러나 사업이 시작된 이래 벽골 제 마을의 곳간에 쌓여가고 있는 가장 큰 보물은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이다. 지역 전문가들도 앞장서서 손을 내밀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전북대학교 손재권 교수 등을 비롯한 6인의 전문가들은 의욕 이 앞선 주민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권역 내 8개 마을 주민들과 80명의 추진 위원을 대상으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대한 설명회와 교육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농사만 짓던 1차 산업의 틀을 벗어 나 6차 산업으로 수익을 창출해 나가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었다. 특 히 읍면동 마을들이 하나가 되어 지역 농산품을 대리 판매할 수 있 는 길이 열렸다. 아직 적더라도 직접적인 소득이 발생하자,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바도 컸다. 벽골제 권역 사업이 주변 마을들의 시샘 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대리 판매 등 사업 참여의 문을 이웃 마을들에게도 활짝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변 마을들의 리 더 역할을 하면서 지역의식도 개선되어 나갔다. 2009년 추진위 구성이후 본업도 포기하며 사업에 매달려온 송명용 위원장은 주민들 의 의식 변화를 사업의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처음에 주민들이 그랬어요. 이 사업이 될 수 있겠냐고. 있는 거라 고는 벌판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옛날 저수지 보러 여기까지 오겠느 냐고요. 근데 지금은 그런 말씀 하시는 분 아무도 없어요. 다들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하고 싶은 아 이디어도 생기고, 힘도 생기고요.”
『벽골지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을 판매하는 권역 공동 브 랜드이다.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축제와 연계하여 홍보를 하면서, 자체적으로 홈페이지(http://www.벽골제마을.com)도 운영 하고 있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수익금은 물론 생산자인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벽골제 마을에게 2016년은 지금까지의 노력과 준비가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전주, 군산, 익산, 정읍 등 주변의 4개 도시에서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김제는 지역 아이들의 체험교육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벽골제 권역의 변신에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벽골제 교류센터다. 주민들에게는 커뮤니티 센터이면서 동시에 주민문화 시설의 중심을 잡아주는 배꼽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역에는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과 역사 유산인 벽골제 가 이미 설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방문객 수를 유지하 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교류센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주로 여름 철과 겨울철에 짧은 휴가를 보내기 위한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송명용 벽골제 권역 위원장은 김제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다보니, 교육을 접목해야겠다는 생각에 닿게 됐다고 말한다.
프로그램 | 내용 |
---|---|
농사체험(5~10월) | 모내기, 벼수확, 버섯수확, 고구마수확 및 요리교실, 감자수확체험 |
노작 및 전통문화체험(연중, 상시) | 비석치기, 짚풀공예, 목공예, 들녘의 버섯 관찰 |
자연생태학습 체험(여름, 가을) | 들녘의 버섯 관찰, 자연놀이 체험 |
공예체험(연중, 상시) | 나만의 컵 만들기,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 |
음식만들기 체험(연중, 상시) | 쌀피자, 쌀과자, 떡케이크, 라이스클레이 |
특화프로그램(연중, 상시) | 예절교육프로그램, 벽골제문화해설 프로그램 |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김제에 있는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교육이라는 중심을 잡게 된 거죠. 그러다보니 에듀-투어리즘이란 단어도 만들어졌죠.”
센터가 생겨난 뒤 권역은 보다 체계적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수행하 는 거점으로 거듭났다. 이제 벽골제 권역은 인근 도시에서 방문한 어린이 단체 방문객들로 4계절 내내 북적북적하다.
벽골제 권역에서의 체험 교육의 특징은 농촌 체험을 관광 및 교육과 접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제시는 계절마다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우리 농업 유산의 가치를 체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지역의 특성을 살려 ‘인성교육’ 프 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2016년 11월에는 농식품부의 ‘농어촌 인성 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도시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이 농촌의 자연 뿐만이 아니라 옛 선조들의 생활과 정신까지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오감 체험 학습에 예절 교육을 접목한 ‘벽골제 농어촌 인성 학교’는 인근 지역 다양한 초등학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구분 | 2015년(1.1~12.31) | 2016년(1.1~12.31) | 2017년 상반기 |
---|---|---|---|
방문객(명) | 1,200 | 4,343 | 3,920 |
판매 매출액(천원) | 43,200 | 57,000 | 67,880 |
출처 : 김제시 기획감사실
이러한 노력들이 인지도를 쌓아가면서, 벽골제 권역은 전보 다 훨씬 늘어난 손님들을 맞고 있다. 2017년 상반기엔 방문객들이 2016년 대비 90%가 늘며 전년 대비 119%의 매출을 달성했다. 권역 사업의 최종적인 목표는 아마도 모두 같을 것이다. 바로 마을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을 갖게 되 는 것이다. 사업주체들의 태만도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지나친 개 입으로 주민 자활에 방해가 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벽골제 권 역은 이러한 우려를 뒤로 하고, 사업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중 용’과 ‘인내’의 미덕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안정적’ 역량 으로 이어졌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세상. 어쩌면 1700년 문화유산을 곁 에 두고 살아가는 동안 조상님들의 굳셈과 지혜를 배운 탓일까? 김 제시 학예연구사인 정윤숙 씨가 한 땀 한 땀 써내려간 ‘김제 벽골제 사료집성’에는 벽골제에 얽힌 다양한 시편들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 다. 이 중「김제의 수재(守宰)로 나가는 기암 정학사 홍명을 전송한 시(詩)」의 마지막 행이 눈에 띈다. ‘느긋한 원님에 산야(山野)의 정 취 / 세상 인연 박하다고 말하지 못하리라.’ 벽골제 권역에 딱 어울 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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