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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갯벌과 꼬막으로 살아온 섬사람들의 갯벌과 꼬막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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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 보존을 위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하여 주민 편의시설 확충 잘 보존된 자연경관이 관광지로 개발될 가능성 확인 꼬막 생산량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주민소득 안정화에 기여
    • boseong 전남
      보성군
      • 소관부처국토해양부
      • 포괄보조사업명성장촉진지역개발
      • 내역사업명도서개발지원
      공간활성화 우수
      갯벌과 꼬막으로
      살아온 섬사람들의
      갯벌과 꼬막 지키기
      성공포인트
      • 갯벌 보존을 위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하여 주민 편의시설 확충
      • 잘 보존된 자연경관이 관광지로 개발될 가능성 확인
      • 꼬막 생산량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주민소득 안정화에 기여

      꼬막하면 벌교꼬막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벌교꼬막 생산량의 약 80%를 생산하는 장도. 노루모양으로 야트막하게 생긴 작은 섬 장도 에서 꼬막 이야기를 들어본다. 갯벌이 살아야 꼬막이 살고, 꼬막이 살 아야 사람도 산다는 섬사람들의 꼬막 이야기. 평생을 장도에서 꼬막 을 캐고 농사를 지으며 자식을 키웠다는 섬사람들이 이제는 꼬막 지 키기와 알리기에 나섰다. 꼬막섬 장도 사람들의 맛깔나는 꼬막 이야 기가 궁금하다.

      보성군 벌교읍 장암리에서 ‘장도사랑호’를 타고 30분쯤 가면 장도 에 도착한다. 2009년까지는 사람만 탈 수 있는 작은 배가 다녔는데, 지금은 차를 실을 수 있는 차도선이 다닌다. 차도선 ‘장도사랑호’가 생긴 후 장도 사람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다. 장도는 꼬막의 주생산 지이다. 벌교꼬막 중에서도 80% 정도는 장도에서 생산된다 하니, 이만하면 벌교꼬막이 아니라 장도꼬막이라 해도 무리가 없겠다.

      장도는 원래 여수군이었다가 1914년에 고흥군에 편입되었고, 1983년부터 지금까지 보성군 벌교읍에 속하고 있다. 장도가 위치한 여자만은 고흥과 여수 사이에 있는 바다를 가리키며, 장도의 갯벌 은 벌교갯벌의 중심이기도 하다. 벌교꼬막이 유명해진 데는 조정래 의 소설 『태백산맥』 덕이 크다. 보성군 벌교읍을 배경으로 하는 소 설이 인기를 끌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 꼬막도 유명해졌다.

      지금도 사람들은 꼬막하면 벌교를 떠올린다. 그 벌교꼬막의 대 부분이 장도라는 작은 섬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 다. 여러 번 행정구역이 변하고 벌교꼬막이 유명해지는 와중에도, 장도 사람들은 묵묵히 갯벌에서 꼬막을 채취하며 살아왔다. 풍요로 운 갯벌에는 꼬막 외에도 낙지와 굴, 바지락 등이 지천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꼬막의 생산량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꼬 막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꼬막 살리기 고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개발은 하되, 시멘트 사용은 최소화

      장도의 갯벌은 2006년에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람사르협회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중요한 습지를 인정, 등록하고 보호하려 한다. 람사르협회가 지정한 갯벌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청정한 지역에 있다. 전라남도에서도 2016년에 벌교갯벌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의 갯벌이 보호할 만한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사 실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장도를 개발할 때는 자연 친화적 방식이 필요했다.

      장도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벌교갯벌 안에서 유일하게 사 람이 사는 섬이다. 개발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해안도로 가 침수되고 선착장이 노후하여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있었기 때문 이었다. 보성군청 기획예산실의 임정주 실장은 자연친화적 사업을 강조했다. 개발은 하되, 시멘트를 사용하는 사업은 지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대로 두어야 할 곳에 손을 대 버리면, 생태적 가치는 사라져버린다. 잘못 손을 대면 완전히 망쳐버릴 수도 있다는 게 임 정주 실장의 판단이었다.

      임정주 실장의 판단대로 시멘트를 사용하는 사업은 최소화되었 다.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만 사업을 허용했다. 선착장과 방파제, 섬 안에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도로 의 포장 등이 여기에 해당되었다. 관에서 내린 판단에 주민들도 어렵 지 않게 동의했다. 십여 년 전부터 꼬막을 비롯한 해산물의 생산이 줄 어들었기 때문이다. 영원히 풍요로울 것만 같았던 갯벌의 생명력이 소진되어 감이 조금씩 느껴졌다.

      보성군 성장촉진 지역개발사업 추진체계

      출처: 보성군 해양수산과

      갯벌은 생명력으로 가득 찬 만큼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에 민감했다. 꼬막이 줄어들자 섬의 활기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인구 역 시 감소했고, 그나마 남은 인구는 점점 고령화되어갔다. 섬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났고, 아이들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현재 장도의 인구는 326명인데, 그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51명으로, 46.3%의 비율을 차지한다. 과거 학생 수가 280명에 달하던 초등학교는 현재 1명의 학 생만이 남아있다.

      갯벌을 지키는 문제와 섬을 개발하는 문제를 주민들이 동시에 고 민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갯벌을 지켜야 하지만 이대로는 섬이 소멸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도 느낀다. 현재 장도 인구 326명 중 100 여 명 정도는 장도에 거주하지 않고 있다. 거주를 안하는게 아니라 사 실은 못하는 것이다. 초등학교밖에 없는 장도에서는,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데리고 섬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꼬막 채취량이 줄어들면서, 다시 섬으로 돌아오지 않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게스트하우스 외관
      식당 내부
      장도 주민대학
      장도갯벌과 꼬막캐는 주민

      결국 섬의 활기가 사라진 것은 낙후된 기반시설보다 꼬막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 컸다. 꼬막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갯벌의 생명력을 소진 시키는 무분별한 개발이다. 갯벌이 살아야 꼬막이 살고, 꼬막이 살아 야 사람이 산다. 갯벌을 지키는 문제와 섬을 개발하는 문제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충돌을 줄일 비책이 여기에 있었다. 갯벌과 꼬막과 사람이 같은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 일이었다.

      마을 살리기는 주민들의 역량강화로부터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추진위원회 박형욱 위원장은 장도에서 태 어나 자랐지만, 중학교는 벌교에서 고등학교는 광주에서 다녔다. 대 학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 장도에 들어가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다. 물론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 법. 원하는 만큼 돈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어느 날 무작정 장도로 돌아왔다. 돌아온 고향이 많이 낙후된 후라는 것을 그 때 알았다.

      고향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다른 섬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돌아 다녀봤고, 다녀와서 장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평생 장도 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모든 이야기가 잘 전달되지만은 않았다. 함께 답사를 다녀야 할 필요가 생겼다. 선진지라고 불리는 섬들을 장도 주민들과 함께 찾아다녔다. 그렇게 해도 같은 걸 보고 다르게 느낄 때가 많았다.

      다른 섬에서 좋은 것이 꼭 장도에 좋으리라는 법도 없었다. 섬마 다 특징이 달랐기 때문이다. 장도는 고깃배로 생선 잡는 어업보다 갯 벌에서 꼬막을 캐는 일이 주수입원이었다. 모든 주민들이 꼬막 채취와 농업을 함께 했다. 물이 빠지면 갯벌로 나가 꼬막을 캐다가, 물때 가 되면 집에 돌아와 농사일을 하는 식이었다. 다른 섬의 사업을 벤 치마킹하겠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박형욱 위원장의 섬 답사는 주민 들을 화합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며칠 간 함께 먹고 자면서 같은 것을 보고 돌아오면, 이상하게도 갈등이 조금씩 해결되는 것 같았다.

      주민들의 화합과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그렇게 깨닫 게 되었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라남도에서 멘토링을 위해 전문가들을 연결해주었다. 전문가들의 멘토링이 도움 이 될 때가 많지만, 거기에만 의존할 수 없음을 알게 될 때도 많았다. 식당이 없는 장도에 온 관광객들을 위해 ‘장도밥상’을 준비하면서 전 문가들에게 레시피를 의뢰했다. 솔직히 결과는 주민들의 예상과 많 이 달랐다. 장도만의 특색이 사라진, 책 속에서 보는 예쁜 음식이 탄 생했다. 그때 박형욱 위원장은 주민들 손으로 직접 해야만 하는 일도 있다고 느꼈다.

      몇몇 주민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시 장도밥상을 기획했다. 기 획이라고 해서 별스럽지는 않았다. 장도에서 주민들이 끼니때마다 먹던 음식 그대로 밥상에 밥 한 그릇만 더 올려서 드리자, 그게 장도 밥상의 새 컨셉이 되었다. 오히려 도시 흉내를 내지 말자고 주민들에 게 부탁했다. 실제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관광객들이 원 하는 것이 도시에서 맛보지 못한 음식이라는 사실도 더 실감하게 되 었다. 그렇게 조금씩 주민들끼리 ‘가고 싶은 섬’으로서 장도만의 매력 을 찾아가고 있다.

      구멍가게 하나 없던 섬에서 펼치는 관광사업

      다른 섬들을 돌아보면서 변변한 기반시설 하나 없는 섬이 천혜의 관 광자원이 될 수 있음 역시 알게 되었다. 청정갯벌은 분명 장도가 가 진 매력 중 하나였다. 문제는 장도에 관광사업을 위한 인프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과거에 장도에는 숙박시설은 물론 식 당도 없었고, 그 흔한 구멍가게도 하나 없었다. 물 한 병 사 마실 곳이 없으니 관광객이 찾아오는 일도 드물었고, 장도 주민들도 관광객이 낯설었다. 볼 거 없는 섬에 왜 오냐고 신기해하며 섬사람들 특유의 수 줍음을 감추지 못했었다.

      탐방로

      그랬던 장도 사람들이 청정갯벌과 장도에서의 삶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꼬막과 낙지, 굴과 바지락을 풍부하게 공급하던 갯벌의 풍요로움이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장도에 더 많은 관광객이 오기 를 기대하게 되었다. 장도밥상을 진행하면서 인연을 맺은 관광객이 인터넷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 뿌듯했다. 장도를 찾은 관광객 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산이 없어 시야가 탁 트 인 장도에서 올려다본 하늘이 유독 쾌청하고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보성군청 기획예산실의 김학 계장은 처음 사업을 설명할 때부 터 성장촉진을 위한 도서개발 사업에 관광개발 사업이 포함되는 일 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했다. 2017년에 장도에는 마을주민 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숙박업소가 들어섰다. 더 많은 관광객이 찾 을 수 있도록 관광기반시설을 조성한 것이다. 마을의 2곳에 건물이 들어섰는데,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숙박시설이다. 민박집에서 만나 던 장도밥상을 이제 이 마을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메뉴는 꼬막비 빔밥을 포함하여 15가지나 된다. 부녀회원 등 총 6명의 마을주민이 이 식당과 숙박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일자리까지 창출 된 셈이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볼거리도 늘렸다. 섬 전체를 도보로 돌아볼 수 있는 탐방로를 갖추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마을 안길 은 어쩔 수 없이 콘크리트 포장을 했지만, 탐방로는 자연친화적 소재 를 이용해 만들었다. 관광객을 위해 4개의 탐방로 안내판과 2곳의 전 망대도 설치되었다. 장도 옆에 있는 작은 무인도인 해도와 탐방데크 를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섬과 갯벌을 돌아보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생태탐방로이다.

      뻘배 타고 꼬막 캐며 사는 삶이 계속되기를

      뻘배는 갯벌에서 꼬막을 캘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폭이 45cm, 길이 가 2m쯤으로 사람이 올라타게 되어 있다. 앞부분이 스키처럼 굽어있 어, 부드러운 갯벌의 진흙에 빠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원래 이름 은 널배이지만, 장도에서는 뻘배라고 부른다. 국가중요어업유산 2호 로 지정되어 있는 뻘배는 장도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장도 해안

      장도에서 뻘배는 꼬막을 캐는 중요한 도구였지만, 꼬막이 사라 지면 뻘배도 사라진다. 보성군은 매년 여름 전통뻘배어업 계승과 저 변 확대를 위한 레저뻘배대회를 개최하면서, 뻘배를 보존하려고 한 다. 장도 주민 이희노씨(64)는 뻘배를 탄지 40년이 되었는데, 어촌계 에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뻘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다. 그렇 게 아프던 다리도 뻘배만 타면 낫는다고 말하며, 뻘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뻘배를 보존하는 일은 꼬막을 지키는 일과 같다. 보성군은 벌교 꼬막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꼬막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들을 진 행하고 있다. 꼬막 자원량 감소 및 폐사 원인 규명을 위한 노력은 물 론 관내 어촌계에 꼬막 서식장과 산란장을 조성했다. 11개소에 꼬막 모패를 살포하여 모패 단지를 조성하려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기본 적으로는 꼬막 자원을 회복·증강하는 사업이지만, 바다생태계를 고 려하여 꼬막 생산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시도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장도 사람들은 마을의 발전과 활력을 다른 곳에서 찾지 않는다. 뻘배 타고 꼬막 캐며 사는 삶이 계속 이어지는 것, 그게 바로 장도의 활력이다. 2015년부터 장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해마다 조금씩 늘 고 있다. 장도의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꼬막가공품의 판매도 늘었다. 특히 미국, 호주, 일본 등으로 수출되는 양은 2015년 150톤에서 2017 년 300톤으로 2년 사이에 2배나 늘었다. 수출은 늘어나는데 공급이 달려 감당이 잘 안 된다. 장도 사람들의 바람은 늘어나는 수출량만큼 꼬막 채취량도 늘어나는 것이다.

      장도는 2016년에 전라남도가 브랜드 사업으로 시행하는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더 자주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최근 에 행정안전부가 선정하는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이름을 올 렸기 때문이다. 장도는 33섬 중에서 자연경관이 아름답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비의 섬으로 소개되었다. 여세를 몰아 벌교의 장도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장도의 이름을 여러 곳에 알리면서, 뻘배를 타고 꼬막을 캐며 살아가고자 하 는 장도 주민들의 노력 또한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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