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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질 때면 따뜻한 국물에 담긴 짭짤한 어묵이 생각난다. 서 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어묵이 더욱 큰 꿈을 꾸고 있다. 내로 라하는 부산어묵 생산 업체가 모인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의 이야기다. 부산어묵의 옛 영광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재현되고 있다.
생선의 살을 으깨어 소금, 야채 등을 넣고 반죽해 응고시킨 어묵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길거리 간식 중의 하나 다. 겨울이 되면 따뜻한 어묵 국물을 호호 불며 길거리에 모인 사람 들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이 어묵이 곧 지역의 자부심과 연결되 는 곳이 있다. 부산이다.
부산역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곳을 꼽으라면 아마도 매표소 다 음으로 어묵 판매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묵=부산어묵’이란 말이 공식처럼 쓰일 정도로 부산과 어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그도 그럴 것이, 부산과 어묵의 역사는 궤를 같이 한다. 1876년, 부산항이 개항한 이후 부산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많은 일본인들이 부산으로 건너온다. 일본어로 ‘가마보코(蒲?, かまぼこ)’라 불리는 어묵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그때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어묵 공 장이 늘어나면서 부산은 어묵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어묵은 금세 우 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1924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 한 ‘조선의 시장’이란 책에서 ‘부평 시장은 쌀, 어묵, 채소, 청과물 등 이 주종을 이루었다’라는 기록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당시에는 일본인 소유의 어묵 공장을 한국인이 이어서 운영하 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40년대 들어 한국인의 기술과 맛으로 승부하는 어묵 회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1945년, 부산 부평동 사거 리에서 동광식품이 어묵을 만들어 팔면서 삼진식품, 환공식품, 미도 식품, 대원어묵 등 여러 어묵 회사가 등장한다. 부산이 어묵과 동의 어가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묵은 곧 ‘부산어묵’이 란 대명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부산어묵이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식품으로서 유명해진 데에 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묵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재료다. 부산어 묵은 국내 최대의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신 선한 수산물을 원료로 사용한다. 밀가루, 전분 등 부수 재료가 많이 들어갔던 기존 제품에 비해 부산어묵은 신선한 어육(생선살)을 70% 이상 사용해 깊은 맛을 낸다. 수산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리적 이 점과 어묵의 종주국 일본이 남기고 떠난 기술력과 공장까지, 부산은 우리나라에 어묵이란 식품이 확산되는 진원지였다.
부산어묵은 2008년까지만 해도 전국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할 만 큼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맛, 품질과는 무관하게 부산어묵은 대내외 적인 이유로 점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업 생산량 감소와 어가(魚價) 하락, 여기에 대기업의 어묵 시장 진출 역시 부산어묵 생 산 업체를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대기업이 어묵 시장에 진출 하면서 시장점유율은 25%까지 떨어졌다. 어묵 생산 업체의 99%가 영세한 중소기업이라 매년 도산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어묵은 2008년까지만 해도 전국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할 만큼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맛, 품질과는 무관하게 부산어묵은 대내외적인 이유로 점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업 생산량 감소와 어가(魚價) 하락, 여기에 대기업의 어묵 시장 진출 역시 부산어묵 생산 업체를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중소 어묵 생산 업체가 대기업에 맞서기 힘든 또 다른 이유는 ‘위생’이다. 어묵 제조 공정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생선뼈 를 제거한 순수 어육을 깨끗하게 씻은 다음, 미세하게 갈아 소금, 설탕, 물엿, 전분 등 다양한 부원료를 첨가한다. 소금은 어묵 고유의 탄 력성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후에 다양한 형태로 성형과 가 열을 마치면 어묵이 완성된다.
규모가 작은 어묵 생산 업체 특성상 위생 시설을 제대로 갖추기 는 어렵다. 소비자조사 결과 어묵 구매 시 ‘맛’ 다음으로 ‘위생 조건’ 이 우선 고려 요인으로 꼽혔을 만큼 이제 위생은 어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구입한 생선을 공장 바닥에 늘어놓고 손질 하거나 발로 밟는 경우도 있었다. 어묵은 여름철에 쉽게 상하고, 비 위생적인 시설에서 만들어질 경우 섭취자의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 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어묵 생산 업체들이 생육(어묵의 원료인 생 선살) 생산 공장도 각기 운영하느라 위생, 품질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는 지적이 많았다. 대기업이 막강한 자본을 이용해 원육 구매 및 공 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중소 어묵 생산 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심 화되는 상황이다.
부산어묵의 부활을 위해 부산어묵 생산 업체 중 하나인 ㈜늘푸 른바다(고래사어묵)의 김형광 대표가 팔을 걷어붙였다. 1991년 설립 한 ㈜늘푸른바다는 부산시 최초로 어묵 분야에서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지정을 받고, 국내 최초로 위생적인 흡입형 탈유기를 개발한 회사다. 김형광 대표는 원료 공급자와 제품 생산자들의 공동 이익을 도모하고 부산어묵이 부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될 수 있도 록 힘을 모을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둘이라면 더 멀리 간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사람 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부산어묵이 되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 을 추구하기보다 시장의 규모를 키워야 했다. 부산 연근해에서 잡히 는 비상품 갈치, 조기, 오징어 등은 동물 사료로 사용하면 낮은 금액 을 받지만, 어묵의 원료인 생육으로 사용하면 금액이 높다. 또한, 공 동 생육 시설을 갖춘다면, 개별적으로 생육 공장을 운영하던 업체에 서는 생산비용도 줄이고 위생이 좋지 않다는 오해도 풀 수 있을 터였다.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는 어묵 원료 시장에서 국내산 원료를 생산한다면 어가 소득 증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니 어묵 생산 업체 들이 손을 모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출처 : 사단법인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
그렇게 2012년 11월, 김형광 대표가 첫 이사장을 맡아 산·학· 연·관이 참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이 출 범한다. 부산어묵의 옛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공동체가 움직이 기 시작한 것이다. HACCP 인증을 받은 부산의 대표적 어묵기업 6곳((주)늘푸른바다, ㈜대광F&C, ㈜부산식품, 미도식품, 삼진식품, 영진식품)이 회원사로 참여했고, 부경대학교, 국립수산과학원 등 연구기관, 부산시 수산진흥과가 공동의 목표를 바라보며 모였다.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촘촘하게 짜인 그물처럼 서로에 게 영향을 주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어묵 원료를 바로 조달할수 있는 부산공동어시장과 감천 공영도매시장이 부산시 서구와 사 하구에 위치하고, 원료 확보와 보관을 위해 연육수입업자, 연육도 매업자 및 연육보관업자와 어묵가공업자가 연계되어 있다. 부경 대학교, 동서대학교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연구 개발을, 신평동에서 폐수처리를 담당하는 피혁 조합과 부산시도 힘을 보탰다. 부산시 는 (사)부산어묵식품전략사업단의 사업 계획서를 검토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사업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데 조력했다.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 에 선정된 (사)부산어묵식품전략사업단은 부산시와 사하구청의 지 원과 더불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총 67억 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출범 후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바쁘게 움직였다. 먼저 저렴한 간식으로만 여겨지는 부산어묵의 이미지를 바꿔야 했다. 동그랗고 네모난 어묵 모양을 본뜬 캐릭터 ‘동글이’, ‘사각이’가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 공동브랜드 ‘맛지예 부산어묵’도 새로이 개발했다. ‘맛지예 부산어묵’은 ‘맛있지예 부산어묵’과 ‘맞지예 부산어묵’이라 는 부산말을 합쳐서 만든 말로, 공동 생육 처리 시설에서 공급한 원 료로 만든 어묵에 부착된다.
2015년 6월,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의 핵심 사업인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을 운영할 자회사 ㈜부산어묵전략사업단이 설립된 다.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비영리 법인이라 수익활동이 불 가능하기 때문이다. 6개의 회원사가 속한 자회사 ㈜부산어묵전략사 업단은 공동 생육 처리 시설에서 생산한 원육을 구매해 어묵을 만들 고, 이를 통해 매출액을 올리고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었다. 위생적 인 환경에서 만든 원료로 고품질의 어묵을 만들기 위해선 공동 생육처리 시설이 필수다. 시설 건립 비용의 20%인 7억 원을 회원사가 각 각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했다. 당초에는 9개의 어묵 회사가 참여해 머리를 맞댔다. 건립 과정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 다.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이 들어설 부지 를 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지 선정부터 각 회원사의 의견이 부딪 혔다. 부산 사하구의 장림동과 신평동 등 후보로 떠오른 부지도 여러 곳이었다. 9개 회사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사)부산어묵전략식품 사업단과 부산시는 워크숍, 우수 선진지 견학, 토론회 등을 열어 회 원사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회원사들 역시 경쟁관계에 있지만 자신 만의 이익을 내세우기보다는 부산어묵 시장의 규모를 키운다는 공 동 목표를 잊지 않았다. 부산시와 연구기관도 예전과는 다른 깨끗하 고 체계적인 생산 공정을 만들고자 대안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9 개 회사 중 3곳이 참여 포기를 선언하고 하차했지만, 이 때문에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의 건립이 지체될 수는 없었다. 흔들리지 않고 나아간 결과, 다수결을 거쳐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 공동 생육 처리 시설 건 립이 확정됐다.
신평동은 농경지를 조성하기 위해 낙동강 하구를 매립해 만든 지역이다. 섬유산업이 호황이던 1980년대, 신평공단에 입주한 수많 은 섬유 회사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끄는 첨병이었다. 그러나 섬유 산업이 침체되면서 ‘부산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라는 오명을 썼던 신평동. 섬유, 가죽 공장이 들어섰던 곳이 이제는 고부가가치를 꿈꾸 는 어묵 산업 단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6개의 회원사는 총 30억 원을 부담해 현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 부지에 있던 오 래된 어묵 공장을 인수했다. 6개 회원사가 공동 소유권을 갖고, 국· 시비 28억 원과 6개 회원사가 부담한 7억 원을 합친 35억 원으로 리 모델링과 원육 생산 설비를 갖췄다.
2016년 8월,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먼저 연간 1,200톤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체계화한 시스템이 눈에 띈다.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매일 새벽마다 부산공동어시장으로 출발해 연근해에서 어획한 신선한 생선을 직접구매한다.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원육 생산 공정 이 위생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공장 바닥에 생선을 놓 고 작업하느라 세균, 냄새 등 위생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았다면 이제는 청결한 테이블 위에 원료를 올려 생선을 손질한다. 이는 전국 에서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이 최초로 시행하는 방법이다. 이 렇게 생산된 원육은 6개 회원사에 매일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원료 를 받은 회원사들은 고유의 레시피로 어묵 제품을 생산한다. 2016 년도 부가세환급금을 공장 이용시설에 재투자하여 냉동 창고 설치 도 마쳤다. 냉동 창고 4곳과 냉장차 2대를 이용해 신선한 원료를 보 관하고 배송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공동 생육 처리 시설 덕분에 회원사는 어떤 외부적 요인이 생겨도 신선하고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공동 생육 처리 시설 건립 후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바로 매출 액 증가다.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부산어묵전략사업단의 어 육 제품 생산 매출액은 6억 2백만 원. 본격적으로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을 가동한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매출액은 20억 4백만 원으로 한 해 사이 3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6개 회원사의 매 출액 증가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6개 회원사를 모두 합해 2013년 에는 43억 원이었던 매출액이 2017년에는 1,238억 원으로 껑충 뛴다. 증가율 238%, 전체 매출액 규모는 2.5배 확대된 것이다. 새 로운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부산어묵전략사업단은 생육 처리 가공을 맡을 직원 8명을 새로 고용했고, 6개 회원사는 2013년 328명에서 2017년에는 613명을 채용하는 성과를 냈다.
경쟁보다 더 큰 화합을 이뤄낸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 의 성공스토리는 다른 지역과 기관에서 배우러 찾아올 정도로 소문이 났다. 타 시·도 기관, 학교 단체의 견학 신청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대학·사회복지관·사업단 등 견학 오는 단체의 면면도 다양하다.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공동 생육 처리 시 설과 홍보관 체험, 간이 시식행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사업단의 노력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2015년 제1회를 시작으로 지금까 지 이어지는 ‘부산 어묵 축제’는 대중에게 부산어묵의 매력을 알리 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의 대표적인 겨울 축제로 올라서고자 매년 겨울에 개최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7년 11월, (사)부산어묵전 략식품사업단과 부산어육제품공업협동조합이 주최하고 농림축산 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부산시와 사하구가 후원한 제3회 부산 어묵 축제는 유명 셰프의 어묵 요리 시연과 초대 가수들의 흥겨운 공연 으로 성황을 이뤘다. 어묵 인형 거리 퍼포먼스와 시민 노래자랑 등 어묵과 관련한 다채로운 행사들로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일원이 낭만으로 뒤덮였다는 후문이다.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외 국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도 열정적이다. 2016년, 중국인 등 외국 인 1,300여 명이 탄 한류 테마 크루즈가 부산에 정박했을 때, 어묵 과 맥주를 즐기는 ‘어맥파티’를 성대하게 열었던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치킨과 맥주를 조합한 인기 메뉴 ‘치맥’을 본뜬 ‘어맥’으로 외 국인들에게 새로운 한국 문화를 알린 기회가 됐다.
부산시는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의 부산어묵을 세계 시장에 알릴 수 있도록 마케팅에 적극 힘을 쏟았다. 국제수산무역 엑스포(BISFE), 대한민국명품특산물페스티발, 대표특산물직거래 박람회, 수산물소비촉진행사를 비롯해 베트남푸드엑스포, 상해국 제식품박람회 등 해외 박람회 참가 시 홍보물과 체재비를 지원했 다.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행사에 참가할 시 회원사 6곳 의 제품을 함께 홍보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리는 중이다. 또 한 생선 단백질의 우수성을 과학적인 근거로 뒷받침하기 위한 어 묵 연구에도 한창이다. 해양수산부로부터 R&D 용역비 5천만 원 을 지원받아,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생선 단백질의 건 강증진 효과 검증을 위한 임상 연구 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비영리법인으로서 사회 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어묵을 나누는 푸드 쉐어링은 대표적인 후원 사업 이다. 나눔 냉장고를 통해 끼니 해결이 어려운 이웃과 음식을 나 누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푸드 쉐어링에 6개 회원사가 자발적으 로 참여하고 있다. 매주 한 번씩 회원사가 번갈아가며 다대동, 장 림동 주민들에게 어묵 제품을 기부하는 것이다. 2018년 3월에는 6개 회원사가 1,560만 원 상당의 기부품을 부산시 사하구청에 전 달하기도 했다. 부산 어묵 축제를 개최할 때는 1천만 원 상당의 금 액을 아낌없이 내놓으며 협력하는 등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 단과 6개 회원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데워주는 따뜻한 어묵 한 그릇이 되어주고 있다.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의 전방위적인 노력 덕분에 부산어묵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린내, 생선가시 탓에 생선 먹 기를 꺼렸던 젊은이들에게 어묵은 간편하게 먹기 좋은 최고의 수산 식품이 됐다. 사업단이 출범한 후에는 전국의 백화점, 고속 터미널, 휴게소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부산어묵’이란 이름을 만날 수 있다. 회원사들은 뜨거운 어묵 국물에 담긴 어묵뿐만 아니라 어묵 면으로 만든 스파게티인 ‘어파게티’, 가락국수 등 메뉴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대 단장으로서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을 이끄는 김종범 단장은 30년간 수산분야에 몸담았던 공무원 출신이다. 김 단장은 수 많은 보조 사업을 진행했던 경험에 비추어도 “(사)부산어묵전략식품 사업단과 같은 효과적인 사업은 드물다”라고 자신했다.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묵 선호도가 높아지니 신제품 개 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나아가 부산 어묵 시장 전체가 발전하고 있 지요. 가공식품으로서 일본, 미국 등 수출 가능성이 높아, 식품 산 업 전체를 통틀어도 어묵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사업단에 지속 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면 부산 어묵뿐만 아니라 어묵 시장 전체 가 놀라울 정도로 성장할 겁니다.”
부산시도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과 함께 큰 꿈을 꾼다. 부산 시 자체적으로 감천항 동편의 수산물류 무역기지를 중심으로 반경 5 ㎞ 이내를 동북아 중심‘BUSAN FOOD VALLEY’로 조성할 계획이 다. 연육 처리 시스템 등을 구축해 국가 또는 지역 거점 어묵 원료 처 리 센터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신평동 지역은 어묵 관련 인력 양성과 관련 연구가 이루어지는 어묵 특화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 해양수산국 수산유통가공과 신재향 주무관은 (사)부산 어묵전략식품사업단을 지원하며 어묵 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에서 어묵 사업을 지원하면서 홍보효과가 무척 컸습니다. 어묵 생산 업체들이 제품 개발을 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때문 에 앞으로도 어묵 산업은 무한히 성장할 것입니다.”
지난 5년간 부산어묵 시장을 키웠던 농림축산식품부의 부산어묵지 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은 2018년을 끝으로 종료된다. (사)부산어 묵전략식품사업단은 공동 생육 처리 시설을 세운 데 이어 어묵 박물 관, 어묵 빌리지 등 부산어묵을 알리는 다양한 사업을 고민하고 있 다. 사업단이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와 비교하면 부산어묵의 위상은 놀라올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래도 앞 으로의 여정에 반드시 고난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껏 그래왔듯 부산어묵은 고단한 서민의 마음을 달래고 세계인에게는 새로운 먹 거리가 돼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사)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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