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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호남선 마지막 열차~”는 어디를 향해 그토록 달렸던 것일까? 바로 호남선의 종착역, 목포시이다. 일제 강점기에 부설된 호남선은 대전에서 시작 해 목포까지 이어졌다. 세월은 흘러 호남선 복선화가 완료되고 KTX 고속열차 개설과 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도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목포시 철도폐선부지에 조성된 웰빙공원의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서남단의 중심 도시였던 목포가 언젠가부터 침체되기 시작했다. 전남도청 이 2005년 남악신도시로 이전하면서부터이다. 도청 소재지의 위상을 내어주었을 뿐 만 아니라 지역 경제 하락세, 원도심 공동화 등의 각종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목포시는 대양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세라믹산업단지의 분양도 추진하는 등 지 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요트-마리나 사업 등 산 업, 경제, 문화, 관광 인프라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 경제 활성 화와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21세기형 도시로 거듭나려는 목포시에게 또 하나의 숙제가 있었다. 호남선 폐선부지 인근 불량지역의 개선 문제였다.
목포 시내를 지나는 호남선은 철도변이라면 익히 야기되는 주거지역의 슬럼화를 가 져왔다.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인근의 주거가치가 하락했고 원도심의 쇠퇴가 가 속화됐다. 이런 상황에 더해 2003년 호남선 철도 복선화가 완료되었고 철도 노선 변경에 따라 기존 노선의 이설이 이루어졌다. 목포 연동 철도 건널목에서부터 석현 동 임성리역까지 총 6.2km의 구간이 폐선 결정되었다. 이로 인해 쓰레기가 무단으로 투척되는 일이 다반사였고 허가받지 않은 농작물 경작이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등 다방면에서 주거환경이 악화일로에 빠졌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라는 노랫말처 럼 폐선부지라면 으레 그렇듯 주변으로 취약계층이 밀집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정주 여건 개선은 목포시청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게다가 목포에는 시민을 위한 깨끗한 휴식 공간이나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공원, 녹 지 시설이 상당히 미흡했다.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공원과 녹지는 총 73개소로 도 시계획구역 전체 면적에 대비하여 8.6%를 차지했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로만 결정 된 채 조성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시설이 대부분인 상태라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목 포시는 폐선을 앞둔 철도부지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13년이 넘는 길고 긴 마라톤이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2002년, 도시계획과에서는 폐선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연구용역에 착수했 다. 폐선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토지 이용 계획을 수립하기로 한 것이다. 시민 을 위한 녹색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초안만 있는 상태였다. 목포시 전 지역의 다양 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민의식조사가 이루어졌다. 공원과 녹지공간 조성을 원한 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2차로 이루어진 조사는 폐선부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 민들을 대상으로 했다. 폐선부지 활용방안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들의 목소 리를 들어보고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 것이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목포 시민들이 푸른 쉼터에 목말라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 사이 자문위원회도 열어 도 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이처럼 시민을 위한 공간을 기획 할 때 주민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담당자 김 충 계장의 지론이었다. 지자체에서 귀를 열자 시민들도 마음을 열었다. 이러한 생각 은 사업 성공을 위해 주민과 도시계획과가 만드는 2인3각 달리기의 초석이 되어주 었다.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동안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시가지를 꿰뚫던 호남선 지 상 철로가 드디어 폐선을 맞이한 것이다. 2003년 12월 8일 22시 5분, 목포발 서울행 무궁화열차가 마지막으로 동목포역을 떠났다. 90년간 울고 웃는 사람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싣고 달렸던 기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초라한 폐선로만이 남아 황폐한 마을 풍경을 더욱 삭막하게 만들었다. 기차 운행시에 발 생했던 검은 먼지를 뒤집어쓴 오래되고 허름한 주택들이 자리를 지켰다. 기차가 오 가지 않는다고 마을 환경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한 번 슬럼화가 진행된 지역을 되돌리는 데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본격적인 폐선부지 활용에 관한 협의에 박차를 가했다. 주민설명회를 세 차례 갖고 시민단체 토론회도 열었다. 사업 초기 단계이니만큼 민원 사례도 적지 않았다. 폐선 부지 인근 일부 주민들은 우선 자기 소유 토지의 활용도와 지가 상승만을 우선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도로와 주차장 시설이나 만들어 줄 것이지 공원은 뭐하러 짓고 나무는 왜 심냐”는 다소 이기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 치 앞의 이익만 보기보다는 거 시적인 성과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랐던 도시계획과 와 김충 계장은 속이 탔다. 시민단체, 전문가, 일반 시민들과 연대하여 끊임없이 소 통하고 설득하며 합의를 이끌어냈다.
폐선부지가 국지적 공간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녹색벨트로서 의 역할로 기능해야 한다는 건강한 생각에 주민들이 손을 들어주었다. 활력과 생동 감이 넘치는 힐빙(힐링+웰빙을 결합한 신조어) 공간의 모습을 구체화할 단계였다.
목포대 부지 확보를 위한 시청의 노력은 끈질겼다.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대신 설치해준 인조잔디구장은 대학 측과 주민들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모두가 꺼리는 지역대학 연계사업이 새로운 성과창출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기존에 조성되어 있던 신도심의 십자형 도시숲과 원도심의 생활반경을 이어 ‘도심 속 녹색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부지 확보가 우선이었다. 부지를 무상으로 양여받 을 수 있을지 국토교통부와 논의를 거듭했다. 국토부에서도 폐선부지 활용 방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철도 폐선을 무상양여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문제로 떠올 랐다. 결국 국토부에서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부지를 유상매각하기로 하였 고 위탁관리는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에 맡겨졌다.
2006년부터 총 사업비인 265억 원을 순수 시비로만 계획하여 시범사업으로 운영하 였으나 재정여건이 열악하니 사업은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부지를 매입하여 진행 할 수 있었던 남광주역의 폐선부지공원 사업과는 사정이 비교되어 더욱 아쉬웠다. 그러나 부단한 노력으로 드디어 2009년 철도시설관리공단과 폐선부지 매각 및 사 용 허가 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이어 국토교통부에서 공모한 도시활력증진 지역 개발사업에 응모하여 당선되는 기쁨이 찾아왔다. 국비 100억 원을 5년간 지원하는 국비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추진 동력을 다시 얻어 동목포의 ‘마을 안길’까지 추 가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늘어난 예산만큼 단순한 공원 조성이 아닌 주민 생활환경 전반에까지 신경 쓰겠다는 도시계획과의 의지였다.
5개 마을에 걸친 공원 구간의 사유지 확보는 김충 계장에게도 길고 어려운 싸움이었 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보상금액에 대한 이해 당사자와 사업 주체인 지자체 간 분쟁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이었다. 김 계장은 일단 토지 보상에 대한 평가의 기준과 그 근거를 토지주에게 확실하게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직 접 나서서 끈질기게 설득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 당사자와 평가사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김 계장은 이렇게 말한다.
“보상 기준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아무도 납득하지 않습니다. 토지주들이 스스로 전문가의 합리적 소견을 듣고 설득되어 합의점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지요.”
송림공원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질 좋은 소나무가 많이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송림공원의 자리는 목포대학교 송림캠퍼스 부지에 속하는 곳이었다. 다섯 개 공원 구간 중 폭도 가장 넓고 아름다운 구간으로 꾸며질 것이었기에 목포대와의 협력은 절실했다. 목포시의 구애 끝에 목포대학교는 송림캠퍼스 일부 부지를 공원으로 무 상 사용할 수 있게 허가를 내주었다. 대신 시에서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송림캠퍼스에 인조잔디구장과 야간용 라이트를 설치해 주었다. 평소에는 시민들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고 목포대에서도 동아리 활동 등으로 사용하니, 장소의 공 유성과 활용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지금도 잔디구장은 시비를 지원받지 않고 목 포대에서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예전에는 폐선부지 마을과 대학이 서로 꽉 막혀 단 절되어 있었지만 공원과 잔디구장이 생기면서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투시형 담장 을 설치하고 공원과 대학 캠퍼스를 바로 연결하는 길도 만들었다. 주변 환경이 개선 되면서 대학과 관련한 원도심 구성원의 정착률을 높이는 계기도 되었다. 이쯤 되면 관-학 연계사업의 실로 모범적인 Win-Win 형태가 아닐까?
이러한 수확이 있기까지 가장 고생한 사람이 바로 사업담당자인 김충 계장이다. 13 년이나 도시계획과에서 본 사업을 맡으며 기획-집행-성과창출 단계를 고스란히 지 켜봤다. 인사이동 없이 한 담당자가 사업을 이어가니 업무의 전문성이 지속되는 것 은 물론이요, 목포대의 사례와 같이 외부 협력이나 주민과의 우호적 관계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김 계장을 수식하는 말은 ‘해결사, 조합장, 뚝배기’ 등 가지각색이 다. 책임감 있게, 주민 편에 서서 민원을 해결하는 김충 계장의 성격이 느껴지는 별명 들이다. 팀원들이 칭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남은 사업 역시 원만히 이루어 내리 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5개 구간에 이르는 공원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웰빙공원사업 의 전반적인 추진은 ‘도시만들기 지원센터’ 등의 실무협의체가 담당하고 있다. 조직 구성과 역할 분담을 추진하여 시설물 관리에 필요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2010년 에 국비지원사업으로 전환된 후로 사업의 계획 전반에 대한 자문을 위한 ‘도시닥터 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목포대학교 도시및지역개발학과 조준범 교수가 도 시닥터로서 사업에 대한 조언과 점검을 맡고 있다.
실무협의체 간의 원활한 협력으로 장장 6.2km에 이르는 선형공원이 만들어졌다. 개발 용도에서 탈피하여 오로지 주민을 위해 조성된 웰빙 휴식공간이다. 또한 신도 심과 구도심을 연결하는 녹색벨트를 구축하여 도시의 숨길을 여는 효과도 있었다.
기존 지형을 그대로 살려낸 선형공원은 주민들의 생활반경을 고스란히 망라했다. 시민들은 등·하교와 통근 시에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이용하게 되었다. 공원을 따 라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통하여 CO₂ 저감효과를 노렸다. 지속 가능한 저탄소 녹색 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다짐은 세부적인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도보와 자전거 이용 자를 위해 공원을 횡단하는 차로는 최소한으로 줄였다. 총 6.2km라는 짧지 않은 거리에 횡단 차로는 다섯 군데뿐이다. 나머지는 상부 터널 방식으로 만들어 시민들 의 산책길이 차량 통행 때문에 가로막히는 일이 없도록 했다. 북쪽으로는 삼향천, 동쪽으로는 부주산과 하당신도시의 녹지공원, 입암산 갓바위까지 폐선부지 웰빙공 원과 연결하여 도심 녹지대의 연계 구축을 확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호응은 지역민 커뮤니티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원 구간별로 매주 4 회가량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웰빙 건강체조교실이 열린다. 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소통하고 건강도 되찾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공원이 이용된다. 한 달에 한 번은 음 악회나 색소폰 동호회 공연 등 폐선부지 공원을 따라 각종 문화생활이 펼쳐진다. 연 22,570명이 공원 구석구석 위치한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는 목포 인구의 10%에 가까운 수치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이다.
검댕 먼지와 소음 때문에 철로를 피해 우중충한 마을 안쪽으로 달았던 창문을 폐선부지공원 쪽으로 내는 집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지붕을 개량하고 공원을 바라보는 야트막한 나무 담장을 설치한다. 폐선부지공원은 모두의 정원이 되었다.
관련동 | 2004년도 인구 | 2014년도 인구 | 증/감 | 비고 |
---|---|---|---|---|
산정동 | 10,459 | 8,331 | -2,128 | ‘04년도-산정3동 |
용당동 | 11,991 | 12,510 | 519 | |
용해동 | 9,584 | 18,711 | 9,127 | |
상동 | 19,802 | 18,662 | 1,140 | |
하당동 | 10,701 | 12,468 | 1,767 | |
계 | 62,537 | 70,682 | 10,425 | ‘04년 대비 16.7% 인구증가 추이를 보임 |
(단위 명)
‘일제 강점기 때 조성된 구시가지, 모두가 기피하는 슬럼지역, 바닷물이 들어왔던 매 립지’가 가장 활기차고 아름다운 구역으로 변모했다. 이처럼 혁신적인 환경 변화로 폐선부지 인근 5개 마을이 달라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인 주거지 개선에 나선 것이다. 녹지가 된 주변 환경에 발맞추어 개인들이 스스로 자택 리모델링을 선 택하고 있다. 검댕 먼지와 소음 때문에 철로를 피해 우중충한 마을 안쪽으로 달았던 창문을 폐선부지공원 쪽으로 내는 집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지붕을 신식으로 개량하 고 공원을 바라보는 야트막한 나무 담장을 설치한다.
폐선부지공원이 모두의 정원이 된 것이다. 이처럼 주민 생활 패턴 자체가 달라지면 서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도 들어서고 있다. 선형공원의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는 방증이다.
정비된 공원 인프라는 이탈 주민의 재유입도 불러왔다. 2014년 11월 기준 목포시의 인구는 239,067명으로 10년 전에 대비하여 3,575명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 부분의 지방 도시들이 겪고 있는 인구 이탈 현상이다. 그러나 폐선부지공원 인접 5 개 마을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까지 10,425명이 유입되 었으니 2004년도 대비 16.7%나 거주민이 증가한 것이다. 2015년에는 4개 단지 규모 의 아파트도 공원 부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라니 주거 촉진 효과가 대단하다. 명실 공히 살고 싶은 지역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주민을 위한 공간이니만큼 공원의 이름도 주민들 아이디어로 직접 지었다. 공원 이 름 공모전을 통해 지역의 본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이름들이 선정되었다. 청호와 동목포, 송림과 이로 그리고 석현이 그것이다. 각기 다른 이름답게 공원별로 테마를 잡았다. 동목포공원에는 메타세콰이어를, 송림공원에는 소나무를 식재하여 더욱 상쾌한 환경을 조성하였다. 아직은 어린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을 바라보며 10년 후 공원의 모습을 상상하는 도시계획과 담당자들의 모습에서 폐선부지 공원조성사업 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저녁의 폐선부지공원에는 대낮 같은 활기가 감돈다. 각종 문화 활동에 근린 운동기 구를 이용하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사업 이전에는 불결함 때문에 민원이 발생했다 면, 지금은 운동시설이나 가로등의 위치 같은 문제가 민원의 대부분이다.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시민들의 생활수준이 개선되고 요구사항이 달라지면서 앞 으로 복지 비용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이 나오기도 한다.
도시계획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공원 일대를 보완할 계획이다. 머지 않아 정자 일대에 화사한 꽃단지가 생겨난다. 아직까지 남아 있는 도심 흉물을 제거하고 인근 점포들을 미화하는 문제 역시 예산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추진 중 이다. 공원부지에 대해서도 정부의 철도 유휴부지 활용방안 정책에 따라 지방정부 가 무상으로 사용하거나 양여받는 것이 가능할지 지속적으로 강구하려고 한다. 이 와 같은 보강지침은 모두 책으로 만들어 도시만들기 지원센터, 성과관리를 위한 협 의체와 공유할 예정이다.
오늘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의 꾸준한 연계를 위해 페달을 밟는 목포시. 녹색 도시를 꿈꾸는 목포의 내일이 궁금해진다.
목포의 명물에 대해 묻자 목포시청 도시계획과 팀원들이 입을 모아 외치는 것 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목포 5미(五味)이다. 다섯 가지의 맛을 도시의 대표로 꼽다니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첫 번째 맛은 바로 ‘꽃게살무침’이다. 싱싱한 꽃게의 살만 발라내어 빛깔은 붉 디 붉지만 맵지 않은 태양초로 양념을 한다. 접시 가득 나오는 꽃게살무침을 흰 밥에 얹어 김에 올려 먹으면 보드라운 꽃게살이 입안에서 눈 녹듯 사라진다. 목포항 근처 ‘장터’ 식당이 독보적으로 꼽힌단다.
‘갈치조림’이 바로 두 번째 맛. 목포에서는 그물로 잡은 먹갈치를 제일로 친다. 얼큰하고 짭조름한 국물이 자박자박하게 밴 먹갈치조림 한 냄비는 둘째 가라 면 서러울 밥도둑이다. 다른 반찬도 필요 없이 밥 한 그릇 뚝딱 하기에 충분한 것이 갈치조림이다.
세 번째 맛은 제철을 맞은 ‘민어’이다. 유월 그믐에 나는 민어는 여름 최고의 보 양식으로 여겨진다. 사흘 정도 숙성시켜 살은 발라 회로 먹고 뼈와 대가리는 호 박을 더해 매운탕으로 즐긴다. 목포 만호동에는 ‘민어 거리’가 있을 정도이다.
가느다란 다리로 유명한 ‘세발낙지’는 네 번째 맛이다. 낙지 탕탕이, 볶음, 비빔 밥, 호롱이(구이), 연포탕, 전골 등 낙지 요리 종류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 그 중 연포탕과 탕탕이가 인기가 가장 좋다. 칼로 ‘탕탕’ 쳐서 꿈틀거리는 채로 참 기름과 깨소금만 살짝 뿌려 맛보면 본연의 풍미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다섯 째 맛은 역시 ‘홍탁삼합’이다. 삼합이 빠진 상차림은 잔칫상으로 치지 않 는다는 전라도 지역답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함께 먹으 며 탁주를 곁들인다. 한 입만 먹어도 코가 뻥 뚫린다는 홍어 맛은 그 특유의 향 덕분에 오래도록 사랑받아 왔다.
유달산에 올라 일출을 보고 내려와 시장한 배를 채우려면 ‘목포 5미’를 기억하 자! 맛보는 즐거움, 눈요기하는 즐거움이 한 상 가득한 전남의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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