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목욕탕에서 시작된 도시컬처링 실험
부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바다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영화제나 광안대교를 떠올린다. 최근에는 커피 도시, 야구 도시, 미식 도시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한다. 도시마다 각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다. 슬로건을 바꾸고, 심볼을 고치고, 랜드마크를 세우고, 축제를 기획한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시는 정말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물론 도시에 슬로건과 심볼이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광 마케팅, 투자 유치, 대외 인지도 제고에 브랜딩은 분명 기능한다. 브랜딩은 기업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경쟁 전략이며, 그 논리를 도시에 옮겨온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브랜딩이 성공한 도시도 있다. 그 이름만으로 여행객을 불러 모으고, 투자를 끌어들이는 도시. 그러나 브랜딩은 도시를 '외부에 보여주는' 일에는 강하지만, '내부에서 살아가는' 문화를 키우는 일에는 분명 한계를 지닌다.